코스피 상한가? 즐거워만 할 때는 아니다.
잡기장 거품, 주가상승, 코스피 View Comments
연일 코스피가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죽을상이었던 이들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주식이란 한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다. 기업에 투자 했을 때 그 기업이 일년간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주주배당으로 투자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것을 예상해 자신의 소중한 돈을 투자한다. 일반 은행에 돈을 맡기고 고정이자를 받는 것보다 다소 위험이 있지만 대가가 더 크기에 매력 있는 투자처다.
그렇다면 지금의 주가 상승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 이상을 충족시켜줘 주주들에게 풍족한 투자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로 인해서여야 한다. 우리 기업들의 기초 토대가 튼튼하다는 반증이어야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의 실적은 이를 뒷받침 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춤주춤하던 우리 주가가 상승세를 탄 시점에 의구심을 거둘 수 없다.
1600에서 1700사이를 오가던 코스피 지수가 8월 말 이후 급반등을 시도한다.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오던 코스피 지수가 연평도 사건이후 한반도 리스크로 인해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삼개월 만인 12월 초 2000포인트를 훌쩍 넘겨 버렸다. 당분간 코스피의 상승은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본다.
8월 말 어떤 일이 벌어졌나? 8월 27일 버냉키 FRB(미연방준비위) 의장이 2차 양적완화 의지를 밝힌다. 양적완화? 쉬운 말로 하면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를 열심히 찍어내겠다는 말이다. 달러를 과잉으로 찍어내 약달러를 만들어 미국제품의 수출을 늘이고, 찍어낸 달러를 풀어 소비를 늘려 경제위기를 극복해 보자는 수단이다.
자국의 화폐를 얼마나 찍어내던 뭔 상관이 있겠냐마는 문제는 기축통화인 달러라는 게 문제다. 과잉 공급된 달러는 돈벌이를 위해 투기시장에 뛰어든다. 대표적인 투기처는 신흥국들의 주식과 채권이다. 우리나라 코스피의 급등을 이끈 세력은 개미도 아니고, 기관도 아니고, 외국투자자들이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그 다음 투기처는 현재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석유등 원자재다. 원자재의 경우 세계경제의 상승으로 인한 수요의 증대 징후가 없는 가운데 투기세력에 의한 거품이 상승을 이끌고 있다.
신흥국들이 지금처럼 경제를 잘 운용하고 기업이 수익을 꾸준히 내 준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미국 경제침체가 아직도 암울하고, 남부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프랑스 등 중부유럽으로 이전 되는 등 불안정한 세계경제 상황 속에서 지속적 성장을 기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대외의존도가 90%를 상회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더더욱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다. 또한 급등하는 국제원자재 가격은 수입에 의존하고 우리나라 제조업의 원가상승을 유도하기 시작하고, 이는 국제시장에서 경쟁력 약화로 인한 수출의 정체로 나타날 것이 뻔 한 상황이다. 또한 저달러 원화강세로 인해 환차익 역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중첩된 상황이 복잡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외의존도를 줄이지 못한 우리 경제는 조그마한 외부충격에도 다시 한 번 큰 충격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이 언제까지나 이런 투기 거품을 키워낼지, 버냉키 의장이 투기를 잠재우기 위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드는 순간 우리 주식 시장은 그야말로 폭탄세례를 받을 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한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코스피의 연일 상한가는 우리 경제의 회복이란 긍정적인 시각 속에서도 불구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거품을 키워가고 있다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거품은 터지기 직전 가장 크게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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