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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병

지난 몇 일 전 파업때 행진을 했다. 선동할 사람이 없어, 마이크를 잡고, 정해진 행진코스를 돌며 방송차를 따라가랴, 선동하랴,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행진이 끝나고 앉아 중식을 하는데, 너무 땀이 흘러 의식적으로 생수병에 손을 갖다대어, 소량의 물을 담아 얼굴을 적시자, 한 조합원이 그랬다.

 

"생수로 세수하지 마세요."

 

그 조합원도 그렇게 변했다. 우리들의 파업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파업 때문에. 아니 그들의 파업이 곧 우리의 파업이므로. 그래서 그녀가 변했다.

 

생수로 세수하는 것이 아니다. 마실 물로는 말이다. 더군다나 목마른 자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불현듯 연탄재 차지말라던 그 시인이 생각났다. 생수로 함부로 세수하지마라. 너는 언제 그렇게 목말랐더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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