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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선_추석_횡재

퇴원 이후 제법 건강이 좋아지신 거 같았다. 말씀도 곧잘 하시고, 쑤어 드린 놓은 호박죽과 쇠고기죽도 몇 숟갈 자셨다. 이미 이광택 교수님께서 오셔서 어머니와 3-4시간을 보내신 터라 조금 늦게 도착한 우리들은 교수님과 짧은 시간을 보내고 이광택 교수님을 배웅하기에 바빴다.  

 

예전에는 어머니께서 오래전 얘기를 꺼내 놓으시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면 지금은, 딱 지금 일만 얘기하신다. 그러다 불현듯 돈 얘기가 나왔고, 갑자기 생각난 만해상 받은 일이 생각나, 금으로 된 메달 어디에 있냐 물으니 무릎을 치고 그게 어디에 있었지, 하고 찾으셨다.

 

지금 싯가로는 제법 나가는 물건이 되었겠다, 싶어 어머니도 추석 선물이라며 마냥 즐거워 하셨다. 최근까지 자식네들이 퇴원 이후 간병인을 붙여준 걸, 꽤나 미안하게 생각한 한 터라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물건을 기억에서 찾아냈으니 이 보다 더 횡재가 어디있겠는가.

 

요즘은 부쩍 모란공원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본인 자리를 찾으시는 말씀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겁지만, 한 편으로는 쓸데 없는 얘기라 얘기 조차 꺼내지 못하게 하는 우리들이 그저 갑갑할 때가 있다. 이 대로만 10년만 사셨으면 좋겠다. 여전히 정신은 맑고, 기개는 충만하시다. 자주 찾아뵙는게 능사일테다.

  

 

* 예전에 찍어놓은 사진 몇 장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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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쓰시는 수첩과 감방에서, 그리고 가끔씩 열어보시는 성경책.

 

* 만해상 받을 때 부상으로 받은 메달 아래 이빨 자국은 본인 것임을 알려둔다. 확인해 보라 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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