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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07
    나무에 둥지 튼 환경운동가
    초보좌파
  2. 2006/12/07
    선거운동에 대한 짧은 생각
    초보좌파

나무에 둥지 튼 환경운동가

인천이 나에겐 익숙하다...계양산에서의 힘겨운 투쟁을 보며, 블로거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계양산 소나무에 둥지 튼 환경운동가
     
“인천의 마지막 남은 숲을 지키자”

이유진 기자
2006-12-05 21:50:24


“또 비가 온다. 밖의 생활이 길어지니 날씨에 민감해진다. 비, 바람, 어둠. 각각 다 나름의 매력은 있겠지만 한꺼번에 나타나지는 말아라. 제발.” (신정은/인천녹색연합 활동가)

아침 기온이 영하 7도. 추운 날씨다. 지금 계양산 10m 높이 소나무 위에서 신정은(28) 활동가가 골프장 건설을 막기 위해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10월 26일부터 시작했으니 나무 위에 올라간 지 40일이 넘었다.

롯데건설은 지난 7월 신격호 회장이 소유한 계양산 북쪽 목상동, 다남동 일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테마파크형 근린공원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인천시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는 이 부지에 대해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안’을 통해 골프장 건설이 가능하도록 행정허가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신정은 활동가의 소나무 숲 시위가 시작된 후, 롯데건설이 인천 계양산 골프장 건설사업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테마파크형 근린공원 부지 일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되는 것으로 밝혀져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건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올해 5월 군부대 인접지역 계양산 임야 5만여 평을 훼손하고 골프장용 잔디씨를 심는 등 불법 형질변경을 추진했다.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인천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는 12월 26일로 미뤄졌다. 롯데건설이 당초 27홀규모로 짓겠다던 골프장을 환경단체가 농성중인 솔밭능선 양쪽에 9홀씩 18홀(18만6천평) 규모로 건설하고, 테마파크 부지도 2만8천평 줄여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신정은 활동가는 규모만 줄어들었지 골프장 건설 강행이라는 사실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계양산은 반딧불이가 살고 있고, 도롱뇽과 버들치 등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이다. 개발로 신음하는 인천에 남은 마지막 숲이다. 계양산 롯데골프장 계획부지에는 인천시에서 2년간 조사를 거쳐 인천에서 제일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으로 선정한 생태계보전지역 대상지가 포함되어 있다. 하루 1만여 명의 인천시민과 주변지역 시민들이 찾는 매우 중요한 자연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하루 하루 날짜는 지나가고 추위도 더해지고 있다. 계양산 상황을 알고부터 ‘롯데’라는 기업이 우리 생활에 참 많이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됐다. 씹는 껌에서부터 유통, 카드, 아파트까지. 그래서 나의 생활에서 ‘롯데’를 밀어내기로 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롯데카드도 안녕이다. 그러고 보니 안면도 꽃지 해변에 들어선 대형 리조트도, 부산 낙동강 하구 철새들의 낙원을 가로지르는 명지대교도 롯데건설 작품이다.

환경에 대한 가치가 경제가치에 한참 밀리고 있다. 그래도 성미산이나 도봉산처럼 주민들이 아끼던 산을 지키는 지역운동들은 성공을 거두었다. 계양산 골프장 건설도 반드시 막아서 우리 동네 뒷산을 지키는 일에 성공하는 기록이 지켜지길 바란다. 이제는 인천시민들이 나서줘야 할 때다. 계양산을 지키는 일은 환경운동가들의 몫만은 아니기에.

“나는 작은 행동이지만 나무 위의 시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계양산 문제에 관심을 갖고 많은 시민들이 계속 이용할 수 있는 쉼터로서 공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제한된 공간에서 혼자서 지낸다는 것. 롯데와 골프장이 생기기를 바라는 사람들로부터 어떠한 위협을 받을지 모른다는 것.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계양산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녹색연합 활동가와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의 결정에 힘을 얻는다. 부디 나무 위의 생활이 길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내려올 수 있기를.” (신정은. ‘나무 위 시위를 시작하며’)

‘나무 위 시위’를 시작한 지 20일째인 11월 14일, 신정은씨 활동가는 힘이 되는 문자 편지를 받았다. “요즘 커다란 새 한 마리가 커다란 집을 짓고 살고 있다고 계양산 산새들이 모일 때마다 재잘대겠죠?”

계양산의 소나무 숲이 영원히 푸르를 수 있기를, 계양산 소나무 숲 위의 커다란 새가 건강히 내려올 수 있기를 바란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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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에 대한 짧은 생각

오늘부터 전교조 선거가 시작되었다.

위원장, 지부장, 지회장, 전국대의원을 선출하는, 소위 전교조 4대 선거이다.

나도 전교조 경기지부 시흥지회 전국대의원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고 출마했다.

 

그런데 선거 운동이라는 것이 정형화되어 있으면서 끊임없이 사람들을 대상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위 부르조아 선거판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선거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나도 그랬다.

 

후보는 학교를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정세나 정책 등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선전하기도 하지만 결국 "잘 해 볼테니 한 표 부탁한다"이다.

선거운동원들은 - 평상시에는 한 번도 안 하던 전화를 - 조합원들에게 열심히 전화를 하고, 문자도 보내고, 메일도 보내면서 역시 "잘 해 볼테니 한 표 부탁한다"를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부르조아 선거랑 별반 다를게 없다.

 

나도, 나름으로는 현 정세나 교원평가의 문제를 선전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각 학교 분회장(학교 내의 전교조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하고, 학교 방문을 하면서 준비한 선전물 돌리고 "지지"를 호소한다.

"교원평가가 어쩌구 저쩌구, 그러니 교원평가 저지를 위해 열심히 싸우겠다. 지지부탁한다"

 

정세에 대한 입장이나 교원평가에 대한 입장이 다르건 간에, 이런 선거 운동의 양태는 똑같다. 조합원을 철저히 대상화시키는 것이다. 물론, 선거가 어차피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나의 주장이 이러하니 나를 선택해 달라는 이야기 속에 조합원들의 이야기는 들어갈 틈이 없다. 찍어줄테니 나 대신 열심히 해보라는 이상의 것은 꿈꾸기 힘들게 되는 것이다. 피선거권자와 선거권자는 이분화되며, 선거권자는 대상화되는 것이다.

 

이러면 어떨까?

선거에는 쟁점이라는 것이 있다. 쟁점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조합원들이 선택하라는 것이 아니라, 쟁점을 조합원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선거. 유세는 그저 앉아서 내 이야기를 잘 들으라는 것 이상이 아니다. 전화든 문자든 메일이든 그저 우리를 선택해 달라는 것 이상이 아니다. 차라리 학교나 지역에서 조합원들을 초청해서 쟁점과 관련된 토론회를 개최하고, 여기에서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고, 여기에서 각 후보들은 그러한 조합원들의 이야기에 대한 입장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대안과 조합원들의 대안을 공유하는 자리. 그러한 자리들을 각 지역의 선거운동원들이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조합원들을 초청하는 자리. 후보가 주인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주인이 되는 자리.

 

현재 조합원들의 주체적 인식의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다. 이는 나의 책임을 그네들에게 떠 넘기는 꼴일 뿐이니까. 대신 더 이상 조합원들을 대상화하는, 기존의 선거 운동 방식은 그 어떤 의미도 갖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는 선전선동의 장이 아니라, 토론과 모색의 장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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