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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13
    중구난방은 계속 된다^^(4)
    초보좌파
  2. 2006/12/13
    넘 기쁘다(3)
    초보좌파

중구난방은 계속 된다^^

중구난방...

국어사전 : 뭇사람의 말을 막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막기 어려울 정도로 여럿이 마구 지껄임을 이르는 말. ‘마구 떠듦’으로 순화.

 

아마도 그 의미는 "여러 사람의 입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일게다...

무언가에 맞추기 위한 "입(말)"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을 말할 수 있는 "입(말)"....어떤 기준-그것이 도덕적 계율이든, 조직적 규율이든, 관습적 제도이든, 이데올로기적 맞춤법이든-에 맞추어 말해야만 할 것 같은, 그래서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해도 입으로 꺼낼 땐 무언가의 기준에 합당하게 자신의 말을 맞추어 나가는...그런 말하기가 어쩌면 그동안 우리의 소통 방식이지 않았을까...

 

적어도 난 그랬다.

인생 선배의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도록,

운동 선배의 주장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도록,

괜찮은 사람이라는 평가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도록,

나의 말은 이미 자기 검열을 거쳐 윤색되어 나온다...그리고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만족해 하면 난 행복했다....

 

이건 아니잖아~~~!!!

 

내 "말"이 그러했기에 다른 사람들의 "말"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의 범주 안에서 허용되지 않는 말은 배제 혹은 배척의 대상, 공격의 대상이었다. 내 말은 적어도 옳은 편에 들고 너의 말은 최소한 틀린 편에 서 있다는 식...이게 옳으면 그건 틀렸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 방식과 말....그래서 '수렁에서 건진 내 딸'마냥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빨리 바꾸어야 한다는, 소명의식까지 있었던가 보다...

 

사람들이 모였다. 많지 않은 숫자...그러나 숫자가 뭔 대수랴...사회의 여러 의제, 그리고 자신들의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그 속에서 함께 혹은 각자 나름의 모색을 또 다른 가능성 등을 찾아 보자는 의미로 모였다....그 이름이 '중구난방'이다...

 

구로민중항쟁(부정투표함 사건), 노동자의 문화, 대안교육...지난 번에는 가사노동의 사회화라는 주제로 초청손님의 간단한 발제와 중구난방이 이어졌다...

 

중구난방에는 두 가지 약속이 있다...아! 물론 이건 중구난방 뒷풀이에서 자연스럽게 약속비스무리(구체적으로 손가락 걸고 약속한게 아니라 그냥 뒷풀이에서의 암묵적 약속^^;)하게 한 것이다...

 

하나는, "내 이야기를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대해 옳다 그르다, 맞다 틀리다라는 비판은 하지 말자. 상대방의 이야기를 공감으로 듣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이야기하자.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무엇이 맞고 틀린 것이 아니기에 자신의 이야기, 각자의 이야기는 솔직하게 한다. 서로 궁금한 것, 자신의 생각, 자신의 처지 등....말하고 싶으면 하고 말하기 싫으면 하지 않는다...모임 때마다 참여자가 정해진 것이 아니기에 서로 소개를 한다. 이름도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 나이, 학벌, 성별(?) 등등 우리를 무엇으로 나누거나 묶으려는 것에 대해서 거부한다....공감으로 듣고 자기 이야기를 할 뿐이다...그래서 중구난방이다...그 곳에서 각자 혹은 함께 필요한 가능성을 발견한다.

 

둘째는, "술은 한 손으로 따른다"

우스갯말로 "싸가지 없음을 실현하자"이다.ㅋㅋㅋ 술은 마시기 싫으면 안 마셔도 누가 뭐랄 것인가. 혼자 따르고프다면 굳이 말릴 이유까지야. 하지만, 서로 따라 주며 오가는 정도 느끼고프다면 한 손으로 따르자는 말이다. 나이, 선후배, 성별 기타 등등을 모두 마다하며, 싸가지 없음에서 소박하지만 자유로운 인간 관계를 느껴보자는 것이다. 일상 생활 속의 모든 권력 관계는 이 속에서만큼은 해체해보자는 말이다...거창하게 말해보자면 말이다^^

 

중구난방이 끊길 뻔했다...그러나 이 자리가 신선한 산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믿기에 계속 하려고 한다...

 

다음은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중구난방을 열게 된다.

- "연분홍치마(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에서 한 분을 초청하야 이야기 듣고 중구난방을 마련한다.

- 2007년 1월8일 19:00

- 장소는 합정역 연분홍치마 사무실

- 회비는 뒷풀이비 정도면.....

- 2명 이상만 확실히 온다고 하면 무조건 한다, 중.구.난.방

 

서로 다른 영역에서,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가지고 있지만....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끼리 소박한 자리를 만들어 서로를 살찌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답니다....

참, 관심있는 분은 누구나^^ 어서 오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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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기쁘다

1. 이 곳 학교로 복직한 지 한 달이 지나간다. 부천에서 이 곳 시흥의 학교까지 자가용으로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그나마 아침에는 교통체증을 피하려면 오전 7시 전에 집에서 나와야 한다. 최소한 내 출퇴근에서만큼이라도 자가용에서 해방되고 싶었다. 자가용을 반인간적, 반환경적 문명의 대표적인 것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왕복 2시간을 앞 차의 꽁무니만 쳐다본다는 것이-그것도 매일-영 못마땅했다.

   그러다가 직행 대중버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큰 맘 먹고 아침 일찍 일어나 6시 20분에 집을 나섰다. 물어 물어 버스 타는 곳을 확인하고 행여 버스를 놓칠까 작은 눈 부릅뜨고 드디어 버스를 탔다. 잘 모르는 곳에 내려야 하는 지라 긴장하며 한 정류장 한 정류장을 유심히 바라보다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ㅋㅋㅋ 1시간여만에 도착하였다...

   드뎌 자가용을 놓게 되었고, 드뎌 한 시간(왕복 2시간)의 나만의 시간을 또 확보한 지라....넘 기쁘다...그 2시간 동안 무얼 할까??? 행복한 계획을 잡아 본다....ㅎㅎㅎㅎㅎㅎ

 

2. 집에서 일찍 출발하기 때문에 아침에 학교에 좀 일찍 도착하는 편이다. 학교에 도착하고 나면, 수업시작까지 1시간 정도 남는다...앉자마자 컴부터 켜고(이것도 병이다, 중독이다 싶은 생각이 드는데)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그날 수업할 내용을 훑어 본다...복직하고 한 달쯤 지나자 이건 좀 아니다 싶다...일찍 온만큼-그나마 평상시 운동량도 부족한대-운동 겸 아침을 즐기고 싶다. 아침을.

   그래서 학교 주변을 훑어 보니 자그마한 동산 옆으로 시민공원이 있다. 그래! 시민공원에 아침 산책을 가자...까짓거 인터넷을 아침부터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잖은가...핸폰없음 왠지 불안하고, 차없으면 왠지 갑갑하고, 인터넷 안하면 왠지 답답한, 그런 거를 극복하긴 힘들겠지만 그것으로부터 좀 여유로와져야 하지 않을까?...아침 산책을 나가보니 맑고 차가운 공기가 나의 뇌와 폐를 돌아 온 몸을 가볍게 해준다...그러다가...산등성이 곁으로 난 작은 산책로를 발견했다!!!! 오늘 아침에!!!!

   작은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보니 솔밭 사이로 작은 길이 쭈욱 나 있다. 작은 산이지만, 아니 산이라고 하기보다는 자그마한 등선이지만 솔밭 사이로 난 길이 꽤 운치있다. 조용한 이른 아침에 새소리마저 들려오고, 솔밭이 밤새 품은 맑은 공기도 가득하고, 내 발 밑에 깔려 있는 푹신한 흙과 나뭇잎은 내 몸뚱아리의 오랜 역사에 묻혀 있던 본능의 욕망을 충만하게 해주고.......

   빡빡한 일상과 무기력한 일상, 그리고 이러한 일상의 도시 속에서 짧은 시간, 짧은 공간이나마 이러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넘넘 기쁘다...내일 아침도 기다려진다...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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