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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게릴라전 연구> 4.

 

** (그런데 정치적 동원은 군사전술에 직접적으로 의존한다!)

“정치적 동원은 오히려 군사전술에 직접적으로 의존한다. 모는 두 가지 정치․군사적 위험성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첫째는 너무나 팽배해 있는, 그가 일컫는 바 무법천지의 영웅주의적 경향이고, 다른 하나는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너무 일찍 포기하려는 (패배주의적) 의도이다.”

--> 이는 클라우제비츠의 경우처럼 정치가 전쟁에 종속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모의 다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 전쟁은 적의 사악한 영향력을 물리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불순성을 정화시켜 줄 수 있는 일종의 항독소이다.”(103쪽)

(104쪽) 

** (게릴라전의 일반적 특성)

“게릴라전은 군사전략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제공해 준다. 게릴라 작전은 군사 기계 장비들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방심할 수 없는 작전 형태이다. 그리고 그것은 가장 값싼 전쟁 중의 하나이다.”

(104쪽) 

** (모의 게릴라전의 특징)

“모는 자신이 많은 저적들 속에서 한 가지의 중심된 문제를 여러 방법으로 다루고 있다. 그 문제는 분산과 집중을 결합시키는 일이었다. “창과 새총으로 무장한” 지방반란군은-이 점이 중국혁명의 <특이한 양상>이었다-정규 중국공산군과 결합되어야만 했었다. 지방군은 분산되어 있음으로 해서 적을 분산시킬 수 있었고, 정규군은 분산된 적을 각개 격파할 수 있었다. (……) 그렇게 함으로써 맑스가 역사의 유형을 구성했던 것처럼, 모도 전쟁의 과정을 정(正), 반(反), 그리고 승리를 얻는 합(合)의 과정으로 구성하였다.”            

(105~106쪽) 

** (모의 삼 단계 전략론)

“모에게 있어서 미래의 패턴은 과거의 패턴과 마찬가지로 가혹할 정도의 필연성을 가지고 있다. 지구전은 승리하기까지 세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세 단계 중에서 첫째는 적인 전략적인 공세를 취하는 단계인 바, 모는 그가 일컫는 <전략적 수세>에 처하게 된다고 본다. 두 번째 단계는 일정의 교착상태로서 공산주의자들은 그 속에서 주도권을 잡을 준비를 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 공산주의자들은 전략적인 공세로 전환하며, 적을 전략적인 수세로 몰아넣고 궁극에 가서는 전쟁을 종식시키게 된다.”

“첫 번째 단계와 관련해서 모는 몇 가지 가정을 내리고 있다. 첫째는 적에게 있어 생산수단의 상실이 곧 전쟁에서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는 적인 속전을 전개할 것이며, 가능한 총력으로 공격하리라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에 모는 접전을 기대하지만, 한편으로는 주로 후퇴를 예상하기도 한다.”

“첫 번째 단계는 상호의존적인 두 가지 이유로 인해 두 번째 단계로 전이된다고 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적군 가운데서는 물론, 많은 사상자와 전쟁비용 등 여러 이유 때문에 악화일로에 있는 적의 후방에서도 전쟁이 쉽게 끝날 것도 같지는 않다는 생각과 헛수고라는 일종이 무력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러한 징조를 통해서 공산주의자들의 사기는 높아지기 시작한다. 전쟁이 평형상태에 도달할 때, 제2단계 즉 전략적 교착상태가 이루어진다.”

“점증하는 정규 공산군의 기동성 있는 전투에 의해 지원을 받은 게릴라전의 확대는-패배주의나 악조건, 그리고 협력자들의 파괴활동에도 불구하고-제2단계를 거쳐 제3단계로 이전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단계가 절정에 달할 때 게릴라전은 보조수단이 되고, 정규전 형태의 전투가 다시금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 모의 삼 단계 전략론은 헤겔의 절대정신에 의해 닫혀 있는 변증법의 형태와 아주 비슷하다. 지방의 모든 게릴라들은 결국 최종적으로 공산당의 구현체의 공산당 정규군대로 지양된다. 다시 말하자면 공산당 정규군대의 통제와 지휘를 일방적으로 받으면서 정규군대의 보조적 수단으로 머물게 된다. 헤겔이 절대정신(보편으로서의 세계사 또는 세계민족)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내전(전쟁)이 필수적인 것, 즉 필요악이라고 했던 것처럼 이 과정에서 통제와 억압, 더 나아서 전쟁은 필수적인 것이 된다. 그리하여 모든 의사소통 내에서의 갈등과 진통은 결국 전쟁으로 해소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정치는 전쟁에 종속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 전략론은 『자본』의 가치형태의 전개 과정과 닮아 있다. 단순한 가치형태→전개된(전체적) 가치형태→화폐형태로 나아가는 과정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① 단순한 가치형태 ≒ 모의 삼 단계 전략 중 첫 번째 단계

<적의 정규군대 = 공산당 정규군대>

처음 적의 정규군대를 맞았을 때 공산당의 정규군대는 전적으로 전면전을 벌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시간을 끌면서 되도록 직접적인 접전을 회피하고자 한다. 이때 적의 정규군대는 자신과 대적할 만한 등가형태로서의 상대로 공산당 정규군대를 넘어서게 된다. 그리하여 지방의 여러 무수한 게릴라들을 자신의 상대로 맞이하게 된다.

② 전개된(전체적) 가치형태 ≒ 모의 삼 단계 전략 중 두 번째 단계

적의 정규군대 =

이때 무수한 지방 게릴라들을 자신의 상대로 하는 적의 정규군대는 분산되면서, 그리고 자신의 공격력이 쇠약해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의 적만을 상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때 공산당은 적의 정규군대의 공격력이 최대로 약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③ 화폐형태

적의 정규군대 = = 중국 공산당(정규군대)

적의 공격력이 거의 무력화될 즈음에 게릴라들을 대신하여 게릴라들의 대표체로서 공산당의 정규군대가 전면에 나서게 된다. 이 공산당은 이제 전쟁이 끝난 후에도 보편자, 동일자로서의 등가형태의 자리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만일 어떤 게릴라들이 또는 다른 누군가가 이 등가형태의 자리를 원하게 되면 가차 없이 내전의 형식을 빌어 이들을 숙청하고자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공산당의 독재가 형성되며 노동자 계급을 동원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때 당은 <이성의 화신>으로서 물신(物神)으로서의 화폐와 동일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그리하여 공산당은 진보가 아니라 보수가 된다. 보수는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화합, 조화, 대동단결이라는 수식어 쓰기를 좋아하며 남발한다. 이는 비단 중국 공산당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소련 공산당에게도 해당된다(우리나라에서는 민노당의 주사파들이 여기에 딱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5장. 모택동의 전략․전술론에 대한 현대적 평가.


(111쪽) 

** (모의 전쟁관)

“모는 자신의 전쟁이 최후의 정당한 전쟁 다시 말하면 전쟁들을 종식시키기 위한 전쟁이며, 그 전쟁 이후에는 어떠한 전쟁도 찾아 볼 수 없는,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새로운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계가 온통 공산주의화되기 전까지는 “영원한 평화와 영원한 빛의 새로운 시기”를 위한 이 전쟁이 끝날 것 같은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 너무나 헤겔적인!!

(112~113쪽) 

** (모의 전략이론을 뒷받침하는 세 가지 가정)

“모의 이론도 어느 이론과 마찬가지로 일련의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구성은 이론의 기초만큼 튼튼하지 못하다.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모의 전제는 인내심을 모나 모처럼 생각하는 사람만이 독점한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이러한 독점성은 결국에는 필연적으로 승리하게 된다는 모의 교리 속에 설정된 융통성에 의해 편리하게 보호 받는다.”

“동남아시아에서 모의 이론이 복음처럼 전파될 수 있었던 이유는 공산주의자들이 자신들만이 인내심을 독점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첫 번째의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는 두 번째 전제는,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자들은 빨리 승리를 거두려 할 것이며, 따라서 장기전을 바라지 않고, 또 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한국 전쟁에서의 교착 상태가 미국 본토의 여론에 미친 영향, 그리고 인도차이나에서의 장기전이 프랑스 국민에 미친 영향 등은, 1930년대 모가 특히 일본을 지칭하면서 글을 쓸 때 그의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의도를 잘 예증해 준다.”

“전쟁의 첫 단계에서 겪는 전술적인 희생이 궁극적인 승리를 위한 대가라고 모가 믿는 것은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이 과정을 지속시켜 주는 촉매제는 초반기의 후퇴 기간 주에도 주도권을 유지하는 일이다. 작전상 이 말은 부분적인 승리가 반드시 지속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중국과 인도차이나에서의 전쟁은 그러한 전쟁에서, 군사적인 주도권이 기술적인 우위와 상관이 없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 점은 세 번째의 가정과 연관된다. 즉 공산주의자들은 군사적, 그리고 정치적인 견지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당의 엄격한 훈련 하에 작전을 펼치는 <인민의 전쟁>이 매우 적응성 있는 병기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주 잊혀지는 사실이지만, 공산주의자들은 사람에게 적응성을 주는 것은 병기고에 있는 무기가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려는 인간의 의지와 능력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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