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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3
    [농성장에서] 건설노동자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건설현장을 바꾸자

[농성장에서] 건설노동자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농성장에서] 건설노동자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직접고용과 단체협약쟁취를 위해 시흥 능곡 우남퍼스트빌 현장에서는 연초부터 투쟁하며 농성장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노동이 좀 더 가치가 있고 건설노동자 스스로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땀흘려 노동하고 투쟁을 해왔습니다.


어찌보면 아주 작은 투쟁의 하나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이고 좀 더 들여다보면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온 힘을 기울여 투쟁을 해야 풀릴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 현장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섭이 결렬되고 대체인력이 투입된 것이 확인되면서 사측에게 뒷통수 맞아도 제대로 맞았다는 찝찝함과 이 또한 예상치 못했냐는 자책에 농성장의 밤은 깊어만 갑니다.

 

오늘 농성에 들어왔지만 이 투쟁 언제 끝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동료들이 지난 10여년간 그래왔듯이..아니 2007년 안산지역 형틀목수가 파업투쟁을 결의하고 실제 투쟁에 돌입하여 보여줬듯이 이 현장 20여명의 형틀목수들은 안산시흥지역의 건설현장을 바꿔내기 위한 투쟁, 단체협약 쟁취를 위한 투쟁을 통해 우리의 권리를 반드시 쟁취해낼 것입니다.
소수의 투쟁이 하나 하나 쌓이며 발전해 나가는게 우리의 노동과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가?
우리는 노동조합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 하고 있는가?


이렇게 초보적인 질문을 던져보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떠오르지만 처음 다짐한 마음을 지켜나가는 일이 무척이나 어렵게 다가오는 농성장의 밤입니다.

노동조합을 찾아오거나 처음 가입에 이르기까지 무척 망설이는 시간도 있을터이지만 노동조합에 가입하겠다는 결심을 하기까지 수많은 현장의 모습들이 스쳐지나갔을 것입니다.


말도 되지 않는 통제와 노동착취에 분노하였고 합리적이지 못한 노동의 조건은 되돌아볼수록 지나온 삶을 비참하게 만들곤 합니다.
하루건너 찾아오는 고용에 대한 걱정은 우리의 삶을 하루살이 인생으로 만들어 가는 조건이기도 하구요.

 

오늘 결과적으로 교섭은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흔히 단체교섭을 하다보면 현안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한가지 문제에 매몰되다보면 어떻게 투쟁하고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하면 최단시간에 출혈없이 빠른 성과를 거둘 것인가에 집착을 하게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쟁점사항은 도출되는 것이고 쟁점을 풀기 위하여 다른 여러 가지 문제를 내팽게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이곳 능곡현장에서의 교섭결렬의 원인을 살펴보면 어이없음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도급을 강요하며 도급을 수용하지 못하겠다면 노동조합과 교섭할 이유가 없다 말하는 전문건설업체의 뻔뻔함에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이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 더더욱 안타깝습니다.
노동조합의 교섭자리가 처음이라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전문업체의 말을 전적으로 믿는다해도 기가 찰 노릇입니다. 도급강요가 이 현장을 불법으로 몰아가자는 말이냐는 질문에 고발을 하면 처벌을 감수하며 노동조합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전문건설업체의 배짱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상식에 어긋나는 온갖 불합리함을 벗어던지고자 앞서간 선배 노동자와 동료들은 투쟁을 시작하였고 투쟁해본 몸속 경험을 통해 우리는 노동조합이 무엇인지 하나 둘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정말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숨쉬고 싶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농성장의 밤입니다.

2010.1.13 능곡우남현장 농성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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