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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02/18
    건설노동자.. 무엇을 할 것인가 ?
    건설현장을 바꾸자
  2. 2010/01/13
    [농성장에서] 건설노동자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건설현장을 바꾸자
  3. 2008/10/08
    분명 하는 일은 노동자인데 노동자가 아니라고...
    건설현장을 바꾸자
  4. 2008/08/25
    아직까지 건설노조가 못마땅하거나 가입을 망설이는 분들에게(2)
    건설현장을 바꾸자
  5. 2008/04/03
    동지가 가고자 했던 길이 건설노조가 가야 할 길입니다
    건설현장을 바꾸자

건설노동자.. 무엇을 할 것인가 ?

건설노동자.. 무엇을 할 것인가 ?

 

건설현장을 바꿔내기 위한 우리의 투쟁의 역사를 기억하십니까?

“건설노동자도 인간이다”를 외치며 현장식당, 탈의실 등 차마 낮 부끄러워 꺼내기도 싫은 악취가 진동하는 화장실을 개선하라고 투쟁을 하였습니다.

이 놈이 잘라먹고 저 놈이 튕겨먹는 만성적인 체불임금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불법하도급을 막아내고 불법의 온상이었던 시공참여자제도를 법조문에서 파내는 투쟁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노동이 좀 더 가치가 있고 건설노동자 스스로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땀흘려 노동하고 투쟁을 해왔습니다.
우리가 단결하고 투쟁하였기에 가능했던 일들입니다.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까?
자본과 정권은 자신들 입맛에 맞게 건설현장을 또 다시 무법천지 현장으로 되돌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자본과 정권은 과거로 돌리기 위한 시도로 건설노조에 합법성 시비를 걸며 활동을 위축시키고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통해 노무도급을 합법화하여 다단계하도급을 부활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자본과 정권은 노동조합을 어떻게하면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노동자끼리 경쟁시키고, 서열화 시키면서 노동자의 단결을 막는 길입니다.


우리 스스로 인간답게 노동자답게 살기 위해 선택한 건설노조입니다.
자본과 정권의 회유와 협박에 굴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건설현장의 희망을 노동조합에서 찾았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습니다.
더 많은 건설노동자를 조직하고 확대하는 투쟁으로 노동조합을 지켜내고 우리의 희망을,
건설노동자의 희망을 건설현장에 뿌리 내려야 할 것입니다.
투쟁해본 몸속 경험을 통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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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에서] 건설노동자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농성장에서] 건설노동자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직접고용과 단체협약쟁취를 위해 시흥 능곡 우남퍼스트빌 현장에서는 연초부터 투쟁하며 농성장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노동이 좀 더 가치가 있고 건설노동자 스스로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땀흘려 노동하고 투쟁을 해왔습니다.


어찌보면 아주 작은 투쟁의 하나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이고 좀 더 들여다보면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온 힘을 기울여 투쟁을 해야 풀릴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 현장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섭이 결렬되고 대체인력이 투입된 것이 확인되면서 사측에게 뒷통수 맞아도 제대로 맞았다는 찝찝함과 이 또한 예상치 못했냐는 자책에 농성장의 밤은 깊어만 갑니다.

 

오늘 농성에 들어왔지만 이 투쟁 언제 끝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동료들이 지난 10여년간 그래왔듯이..아니 2007년 안산지역 형틀목수가 파업투쟁을 결의하고 실제 투쟁에 돌입하여 보여줬듯이 이 현장 20여명의 형틀목수들은 안산시흥지역의 건설현장을 바꿔내기 위한 투쟁, 단체협약 쟁취를 위한 투쟁을 통해 우리의 권리를 반드시 쟁취해낼 것입니다.
소수의 투쟁이 하나 하나 쌓이며 발전해 나가는게 우리의 노동과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가?
우리는 노동조합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 하고 있는가?


이렇게 초보적인 질문을 던져보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떠오르지만 처음 다짐한 마음을 지켜나가는 일이 무척이나 어렵게 다가오는 농성장의 밤입니다.

노동조합을 찾아오거나 처음 가입에 이르기까지 무척 망설이는 시간도 있을터이지만 노동조합에 가입하겠다는 결심을 하기까지 수많은 현장의 모습들이 스쳐지나갔을 것입니다.


말도 되지 않는 통제와 노동착취에 분노하였고 합리적이지 못한 노동의 조건은 되돌아볼수록 지나온 삶을 비참하게 만들곤 합니다.
하루건너 찾아오는 고용에 대한 걱정은 우리의 삶을 하루살이 인생으로 만들어 가는 조건이기도 하구요.

 

오늘 결과적으로 교섭은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흔히 단체교섭을 하다보면 현안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한가지 문제에 매몰되다보면 어떻게 투쟁하고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하면 최단시간에 출혈없이 빠른 성과를 거둘 것인가에 집착을 하게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쟁점사항은 도출되는 것이고 쟁점을 풀기 위하여 다른 여러 가지 문제를 내팽게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이곳 능곡현장에서의 교섭결렬의 원인을 살펴보면 어이없음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도급을 강요하며 도급을 수용하지 못하겠다면 노동조합과 교섭할 이유가 없다 말하는 전문건설업체의 뻔뻔함에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이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 더더욱 안타깝습니다.
노동조합의 교섭자리가 처음이라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전문업체의 말을 전적으로 믿는다해도 기가 찰 노릇입니다. 도급강요가 이 현장을 불법으로 몰아가자는 말이냐는 질문에 고발을 하면 처벌을 감수하며 노동조합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전문건설업체의 배짱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상식에 어긋나는 온갖 불합리함을 벗어던지고자 앞서간 선배 노동자와 동료들은 투쟁을 시작하였고 투쟁해본 몸속 경험을 통해 우리는 노동조합이 무엇인지 하나 둘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정말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숨쉬고 싶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농성장의 밤입니다.

2010.1.13 능곡우남현장 농성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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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하는 일은 노동자인데 노동자가 아니라고...

분명 하는 일은 노동자인데 노동자가 아니라고...


경기도 화성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지방도로를 가다보면 레미콘 차량들의 무덤인가 생각될 정도로 이상한 광경이 펼쳐진다.
인간답게 살고싶다. 더 이상 피를 빨지마라. 우리는 일하고 싶다 등등의 구호가 10여대의 레미콘 차량 드럼통에 적힌채 길거리에 나열해 있는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각종 현수막과 벽보가 붙어있고 그 뒤로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이는 색바란 천막농성장이 보인다.




















“ 레미콘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싶다. 원직복직 쟁취하자 ”

“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서러워서 못살겠다 ”



현장에서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마음에 노동조합 가입을 결의하였고 노동조합 현판식을 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단한 태형레미콘 노동자들이 그들이다. 거리로 내몰린 이들이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한지 어느새 200일을 훌쩍 넘어섰다.


이른바 ‘특수고용직’이라 불리는 레미콘 노동자들은 우리 사회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에서도 매우 힘든 노동조건 아래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실제 사업장에서는 노동자로 일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법률상으로는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반쪽짜리 노동자 ‘특수’한 직업군으로 분류되어 노동법에 규정된 모든 권리들로부터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


레미콘 노동자들도 예전에는 엄연히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노동자)’로 인정되는 피고용자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레미콘 노동자뿐만 아니라 택배기사, 화물차량기사, 덤프트럭기사 등등 수많은 직업군이 비슷한 처지이다.
언제일지 모를 정도로 가물가물한 기억이지만 노동조합이 뭔지도 모르고 근로계약서도 없이 일하던 레미콘 노동자의 퇴직금 문제와 체불임금에 대한 상담을 한 적도 있었고 아주 간단한 몇가지 절차를 거쳐 퇴직금 및 체불된 임금은 당연히 받아낼 수 있었다. 또한 대다수의 레미콘 노동자들은 90년대 초반까지는 회사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 신분이기도 했다.


레미콘 회사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각종 의무를 벗어내고 각종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궁리한 끝에 레미콘 노동자들을 허울 좋은 사장님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을 것이다. 회사에 고용되어 회사의 레미콘 차량을 몰던 이들에게 회사는 차량불하를 제안했고, 차량불하를 거부하면 해고해버리면 끝이라는 식으로 협박을 했다. 노동자로 사는 것보다 독립하여 어엿한 사장님 소리를 듣는게 좋지 않겠냐며 차량불하를 시작했고, 회사는 지속적으로 계약을 유지하며 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달콤한 유혹을 곁들였다.
이것은 레미콘 노동자를 비롯한 대다수 지입차주들이 겪은 비슷한 경험이며 불행의 시작이었다.


곧바로 레미콘 노동자들은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간 우리에게 알려진 레미콘 노동자들의 투쟁은 대부분 장기간 투쟁으로 내몰렸고 레미콘 노동자의 삶은 흔한 말로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라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삶의 밑바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계약 내용이 부당하다고 운반비 현실화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었고, 기사 휴게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이유로 계약은 해지되곤 하였다. 또한 노예계약이 강요되어 새벽이든 밤늦은 시간이던 간에 회사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야하는 삶을 강요받아왔다.


‘인간답게 살고싶다’는 생각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가 된 사람들.
하지만 노동부, 검찰, 법원, 노동위원회의 한결같은 대답은 “ 레미콘 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다 ”라는 것이다.
지금도 화성시 정남면 한 지방도로에 위치한 태형레미콘 노동자들은 길바닥에서 200일이 넘게 농성을 하고 있다.  또한 자신들과 처지가 비슷한 투쟁이 벌어지는 현장에는 어김없이 태형레미콘 노동자들이 연대투쟁을 하며 동참하고 있다.


이제 이들의 투쟁이 막바지에 다달았고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우리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008.10.8

전국건설노동조합 교육선전실장 김병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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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건설노조가 못마땅하거나 가입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아직까지 건설노조가 못마땅하거나 가입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거저먹는 것은 없습니다.
건설현장을 바꿔내는 일!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집니다.

이글은 건설노동조합이 뭘 하는 곳인지 아직 모르는 분을 위해 쓴글이지만 읽는 이의 생각과 글을 쓴 저의 생각이 모두 같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관점으로 읽어주셨음 좋겠습니다.

 


건설노조가 뭐지?
건설노동조합은 말 그대로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가 자기의 권리를 찾기 위하여 모인 건설노동자를 위한 조직이고 단체입니다.


즉, 건설노동조합은 집을 짓는 목수, 철근공, 미장공뿐만 아니라 다리를 만들고 공장을 만드는 용접공, 배관공, 제관공들이 모여있고, 전봇대를 세우고 고압선을 다루는 활선전공, 전봇대는 비할바 없이 그 누구보다 높은 하늘로 출근하는 타워크레인 노동자, 탕뛰기 노동과 비인간적인 계약관계를 끝장내고 노동자로 우뚝서고 있는 레미콘 노동자, 덤프 노동자, 굴삭기 노동자가 함께 모여 건설노동자의 꿈과 희망을 키워내는 곳입니다.

 

2007년 3월 2일을 아시나요?
3.1절도 아니고 광복절도 아닌데 어찌 알겠습니까? 하지만 이 날은 우리 건설노동조합에 가입된 건설노동자에게는 아주 특별한 의미가 담긴 날입니다.


이 날은 전국건설노동조합의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현장에서는 유급휴일로 적용되어 일하지 않아도 일당을 받을 수 있는 전국건설노동조합의 창립기념일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일부지역과 직종, 일부 현장에서만 적용되는 한정된 휴일입니다. 이 말은 건설노조의 역량이 아직까지는 부족함을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전국타워크레인기사노동조합, 서울지역건설노동조합, 대구경북지역건설노동조합, 전국운송노동조합(레미콘/덤프연대), 강원전기원노동조합,..등등....그동안 건설노동조합은 각기 다른 이름으로 지역별로 혹은 전국적으로 분포하여왔습니다. 또한 이름이 다른 만큼 성격도 다르고 중점적으로 해오던 사업도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건설노동자도 인간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건설현장을 바꿔내야 한다는 의지는 높았지만 지역별로 직종별로 흩어져서 싸우다보니 힘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전국에 흩어져 있던 건설노동자를 모아내고 고군분투하는 각 지역의 건설노동조합을 결속하여 오늘의 전국건설노동조합으로 통합을 하였습니다.


그게 2007년 3월2일의 일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전국건설노동조합의 창립일인 3월 2일이 되면 전체 건설노동자가 유급휴일로 쉴 수 있는 날도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건설노조가 통합된지 이제 2년차... 하루 하루가 투쟁입니다.
건설노조! 정확히 말하면 1년 6개월에 접어든 햇병아리입니다. 얼핏보면 짧은 기간이지만이 기간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기도 합니다. 2007년 3월 건설노조로 통합한지 채2달도 되지 않아 우리는 큰 싸움 한판을 해냈습니다. 타워크레인 동지들이 죽지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을 바꿔내는 투쟁을 진행하였습니다. 타워크레인의 건설기계등록과 8시간 노동쟁취를 위해 60여일에 걸친 투쟁을 한 것이지요. 그러나 그 결과물은 아직도 우리의 손아귀로 힘껏 잡아채진 못한 실정입니다.


또한 2008년 올해는 치솟는 기름값에 더 이상 나자빠져 있을 수는 없다는 각오로 건설기계노동자이 8시간 노동과 현장에서의 기름제공을 골자로 하는 건설기계임대차계약서 작성 투쟁을 두달이 넘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요구사항이 8시간이다보니 건설현장에서 무슨 8시간이냐라는 불만과 시장경제논리가 있는데 기름을 제공해달라니 건설노조가 정신나간거 아니냐 우리도 화물처럼 유가보조라도 지원 받게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불만도 섞여나오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지부의 편차와 현장 여건에 따라 조금씩 내용과 결과는 달리하지만 대체적으로 표준임대차계약서 작성은 전국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투쟁을 준비하고 참여했던 모두가 수긍하고 납득할 만한 온전한 성과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하루 하루 지쳐가는 조합원들의 현장복귀 시점을 묻는 항의 전화도 무시할 형편은 아닙니다.

 

건설노조 통합의 성과는 있나?
우선 눈에 띄는 큰 성과로는 다단계하도급을 합법화 시킨 주범으로 악용되었던 시공참여자제도를 폐지시킨 점입니다. 내가 누구에게 고용되었는지 누가 나의 일당을 줘야하는지도 모른체 죽을 힘을 다해 일을 했지만 중간 알선업자가 부도로 무너지거나 도망가버리면 피땀흘려 일한 노동의 댓가는 눈앞에서 사라지는게 허다했습니다.


또한 건설노동자를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 않았던 사용자들과 정부 관료들에게 건설노조와 대립각을 세우면 큰일 터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각인시키고 대화의 장으로 나서게 했다는 점입니다. 업종과 직종이 달라도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어느 누구나 이 놈의 건설현장 바꿔내야한다는 생각을 해온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생각이 건설노조의 통합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나아가 건설노조 통합의 성과를 보여달라 한다면 보는이에 따라 여러 가지 시각차가 존재할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 보이지 않는 성과에 대한 구분도 필요하고요. 여기서는 하나의 본질만 얘기하겠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지역과 현장에서 벌어진 산업재해추방투쟁, 체불투쟁, 어음근절투쟁, 과적거부투쟁, 임금인상투쟁등...노동조합 활동경험의 축적으로 이룬 성과로 건설노조와 사용자들과의 힘겨루기에서 어느 정도 합의점과 대치선을 만든게 성과라 생각됩니다. 그동안 노동조합이 없어서 혹은 노동조합으로 뭉치지 못해서 찾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내는 투쟁이었고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본질적인 건설노조의 투쟁과 통합의 성과는 건설 현장의 뿌리깊은 관행을 바꿔내고 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08년 덤프노동자, 굴삭기 노동자의 총파업투쟁을 통해 우리는 건설현장에 희망의 싹을 틔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기화되고 있는 투쟁이지만 민주노조의 길을 걷고 있다는 조합원들의 자긍심과 보다 당당하게 우리의 주장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어오면서 우리는 건설노동자의 긍지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나아가 현재 건설노조 투쟁의 본질은 바로 다단계하도급 근절과 직접고용투쟁과 맞닿아 있으며 건설현장의 혁명에 버금가는 투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건설노조는 끈질기게 투쟁하고 사용자들은 완강하게 버티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네 무슨 일을 하나??
자네 무슨 일을 하나 라는 질문을 받아본 적 있나요?

그 때 솔직하게 대답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머리를 긁적이거나 건축업 또는 건설업자라고 속여 보신 경험 많으시지요?  거짓말도 필요에 따라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왜 그렇게 된 걸까요? 건설노동자라고 말하는게 속상하고 싫었을터인데..그 이유는 건설현장에 널려진 모든 조건이 인간적이지 못하다는거 아닙니까?


현장에서 무시당하고 인간대접 받지 못하는 건설노동자임을 혹여 가족이 알까봐 이웃이 알까봐 우리는 자신의 직업을 속이게 되었습니다.
항상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체불임금에 대한 두려움과 장시간 노동으로 잃어가는 건강, 옆의 동료가 매일 2명 이상 죽거나 불구가 되는 가혹한 노동조건, 평생 남의 집만 지었지 내 집 한칸 마련도 못한 서러움도 있지만 내 가족과 이웃이 바라보는 노가다 일당쟁이라는 시선이 무엇보다 두렵지 않았나요?


자신을 속이고 가족에게 당당히 말하지도 못하면서 한번쯤 내 자식 내 후손들에게는 이런 고통을 남겨주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시지 않았나요?

 

내 자식만큼은 이런 일 시키고 싶지 않아~!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부모된 입장으로 자식 잘키워 성공하길 바라겠지요.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면 대학을 나온다 한들 넘쳐나는게 청년실업자들이고 이른바 88만원 세대라 불리우며 고통을 겪고 있는게 우리 자식들의 현실입니다.

내 자식만큼은 공기업에 들어가고 떳떳한(?) 직장인이 되길 바라지만 그건 낙타가 바늘허리 들어가는 것과 다를 바 뭐 있겠습니까?

열심히 일하면 잘살겠지라는 꿈과 희망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우리는 살아오면서 몸소 겪지 않았나요? 적절한 예는 아니지만, 일당보다 무서운 속도로 오르는 공공요금과 사교육비 그리고 절망에 가까울 정도로 무서운 아파트가격!

삶이 순탄치 못한 만큼 행복을 생각할 겨를이 우리에겐 없었습니다. 술잔 기울이며 신세 한탄한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건설노조는 과격하다던데...
때로는 현장입구를 때려 막고 체불임금 해결하라고 농성하는 모습. 현장 사무실 점거하고 책상 들어엎고 투쟁하는 모습이 보기에 불편하고 짜증났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내가 일한 정당한 임금을 떼먹고 안주는데.... 온갖 불법 도급이 판을 치고 덤핑을 강요하며 피를 빨아먹고 사는 놈들이 있는데... 눈 안돌아가고 꼭지가 안돌면 어찌해야 할까요?


우리 건설노동자를 무시하고 건설노동자의 권리를 막아서는 자들에게 건설노조가 얌전한 강아지처럼 꼬리치고 있어야 합니까?

사용자들. 특히 불법 도급과 덤핑치며 우리의 피땀을 가로채는 놈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방법으로 우리의 요구를 쟁취할 뿐입니다.


거저먹는 것은 없습니다. 건설현장을 바꿔내는 일! 건설노동자의 피와 땀이 자양분입니다.

그래도 건설노조가 과격하다고 생각합니까?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건설노조만의 생각일까요?

 

건설노동조합과 함께 가족과 이웃에게 당당한 삶을 시작합시다.
그 누구보다 땀흘리며 열심히 일하는게 건설노동자라는 점을 내 가족과 이웃..그리고 사회를 향해 소리쳐 보는게 어색한가요? 나도 당당한 노동자이고 사회의 구성원이자 세상을 건설해내는 위대한 노동자라는 대접을 받는다는게 꿈같은 소리로 들리시나요?

현장일에 지쳐 혹은 쓰디 쓴 소주를 이겨내지 못해 쓰러져 자는 모습이 아니라 내 속에 꿈틀거리는 삶에 대한 꿈과 희망을 내 가족에게 당당하게 말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건설노동조합이 그 꿈과 희망을 이울 수 있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아직도 건설노조에 가입하길 주저하고 계시다면 지금 전화기를 들어보세요. 건설노동조합은 바로 옆에 있으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08. 8. 25

전국건설노동조합 사무차장 김병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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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가 가고자 했던 길이 건설노조가 가야 할 길입니다

건설노조 조합원 동지에게 길을 묻습니다.
동지가 가고자 했던 길이 건설노조가 가야 할 길입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비보를 우리는 들었습니다.
한 겨울 11월부터 2월까지 손등 터지고 얼음장보다 차가운 철근을 엮고 손이 쩍쩍 달라붙을 만치 얼어붙은 삿보도 받아치며 일한 현장이었습니다.
밀린 임금 450만원을 달라고 그것도 이미 4개월 이상 밀려있는 임금을 달라고 요구했단 이유로,
일용노동자 주제에 감히 현장소장에게 쓴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의자로 어깨를 내려 찍히고 대형 옷걸이로 옆구리를 가격당하는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습니다.
체불임금을 달라 요구했다고 돌아온 건 온갖 폭언과 폭행...그리고 살인이었습니다.
평소에도 이 현장소장은 툭하면 고 이철복 동지의 머리를 때리고 일하고 있는데 걷어차곤 했다합니다. 분하고 억울하지만 혹여 자신이 서울에서 강릉까지 데려온 동료들이 잘릴까봐 밀린 임금을 못 받을까봐 피눈물을 삼키며 일을 했다 합니다.
만45세라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졸업하자마자 들어선 건설현장이다보니 철근공으로 꼬박 30년을 일했습니다.

일 끝나고 소주 한잔 들이키며 고인이 일하던 현장이 체불임금 없는 건설현장, 쓰메끼리 없는 건설현장으로 되어야 한다는 눈물어린 푸념은 끝내 고인의 마지막 유언이 되고 말았습니다.

고인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고인의 흔적을 되돌아보며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건설노동자 흔히 말하는 건설노가다 일당쟁이에게는 그동안 걸어온 길과 또 다시 걸어가야 할 두 종류의 길이 있습니다.
원청의 사용자성 책임인정이나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쟁취라는 끝도 없는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 하여도 건설노동자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말도 안되는 현장 통제와 고 이철복 동지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폭언과 폭력을 감내하고, 관행이라는 이유로 비합리적인 조건을 강요받아온 굴욕의 여정이었습니다. 

노동기본권이 뭔지는 몰라도 이렇게 사는 것은 분명 인간답지 못한 삶이기에... 고인은 숱한 체불임금으로 고통을 당하고 돈을 떼이고서야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염원과 투쟁을 생각했고 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처음으로 팔뚝질이 그리도 신나는 일임을 알았습니다. 폭언과 폭력만을 일삼던 현장소장 앞에서 당당하게 내 노동의 댓가...한겨울 손등 터지는 피눈물의 댓가를 달라고 마음껏 소리도  질러 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무엇이고 노동조합으로 단결된 노동자의 힘은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척박한 건설현장을 바꿔낼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고인의 삶은 희망으로 가득차고 있었습니다.

 

이 땅에서 건설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상처받는 일이 너무 많은 가시밭길입니다. 고 이철복 조합원 동지가 30여년간 걸어온 길이 험난했듯이 남아있는 자들의 앞 길 또한 시원한 탄탄대로는 아닐 것입니다.
때로는 꾸불꾸불 돌아가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울퉁불퉁 흔들리고 부딪치며 힘을 모아 헤쳐 가야할 때도 있고, 때로는 원칙만을 고집하기에는 우리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되돌아봐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의 친기업위주 노동정책과 비리로 얼룩진 건설자본에게 죽임을 당한 고 이철복 동지에게 건설노조 활동가로서 면목이 없습니다. 15년 먼저 노동조합을 알게되었고 15년 먼저 삶의 중심에 노동조합이 있었지만 동지를 잃고 나서야 느슨해진 팔뚝과 약해진 마음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하지만 돌아가고 흔들리고 깨지며 가더라도 건설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향한 마음과 투쟁 의지는 이미 현장을 바꿔나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을 건설노조는 잘 알고 있습니다.

노조의 계획된 사업과 활동만을 생각하며 동지들의 뜻을 잊어버리고 일에 매몰되는 차가운 현실을 탓하지 않겠습니다.
풀리지 않는 현실의 문제는 욕을 먹더라도 과감히 덮어두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도 이제는 알아야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건설노동조합에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노동자의 자존심과 노동의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고 노동기본권도 보장되지 않는 비정규직 건설노동자들입니다.
우리는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리고 열심히 일을 하지만 노동자로 불리지도 못하고 대접도 못  받는 특수고용노동자들입니다.
수 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전봇대 꼭대기에서 안전장구 하나 없이 자신의 안전보다 모두의 편안한 삶을 위해 하나뿐인 목숨조차 내걸고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입니다.
하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져야 합니다.

소박한 건설노동자의 따뜻한 시선과 높은 헌신성이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우리의 노동이 좀 더 가치가 있고, 인간다운 삶을 향해 나아간다면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남들처럼 주5일노동, 주40시간 노동의 요구는 내걸지도 못하지만 주44시간 하루 8시간 노동이 건설현장에서도 불가능한 길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길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탁 트인 시원한 길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친 길, 힘든 길 일수록 그 열망은 강해지기 마련입니다.

하루8시간 노동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길 !
임금이 체불되었을 경우 발주자와 원청이 책임을 지고 직접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투쟁 !
불법하도급으로 발생된 모든 책임은 원청에게 실질적 책임을 다하도록 만드는 투쟁 !
온갖 불법이 난무함에도 회사 입장만 대변하는 노동부 관료들의 썩어빠진 정신을 뿌리뽑아내는 투쟁 !

건설노동자의 희망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쉼 없이 달려온 그 길.
우리는 이렇게 투쟁을 통해 단련되며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건설노동자의 희망을 조직하는 투쟁의 길 그 위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건설노조 조합원 동지에게 길을 묻습니다.
고 이철복 동지가 가고자 했던 그 길이 건설노조가 가야 할 길입니다.
억울한 죽임에 눈 감지 못하는 고 이철복 동지의 명복을 비는 길입니다.

 

2008. 4. 2  김병융

건설노동자 고 이철복 조합원 동지를 추모하며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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