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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12월 10일

12월 10일 여수에 가다.

9일 오전에 마님에게서 오전부터 전화가 왔다.

자히드의 출국일이 당겨져서 곧 방글라데시로 갈 듯하니

면회올 사람들은 빨리오라는 거였다.

 

이리 저리 하루종일 부산스레 전화질을 해대고

결국은 12명이 민주노총 차 한대와 사회진보연대 차 한대를 빌려타고

여수로 밤 1시가 다되어 출발했다.

(잭, 구로, 미친꽃, 구멍, 광대, 사이, 평화바람, 사회진보연대, 숲홍, 문성준, 조지은, 학생1명)

 

여수에 새벽에 도착,

민노당 여수 위원장님이 마중을 나와서 이것 저것 챙겨주었다.

그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아무 말 없이 여수보호소에 있는 이주자들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었다.

 

자히드와 면회를 하고, 자히드는 내내 울었다.

그는 일요일 8시 비행기로 출국하게 되었다.

아마 지금쯤 집에 도착했을 것이다.

 

마님이 면회할때만 하더라도 돌아가지 않겠다던 그는

하루만에 활동가들에게 설득이 되어 방글라데시로 돌아갔다.

 

그의 연행은 전혀 기사화되지도 않았고, 농성단과 이주지부는 그의 연행을

창피해했다. 전사답게 영웅처럼 투쟁의 현장에서 잡혀간 것이 아니고,

투쟁에 지쳐서 술을 마시고 올라오다가

한국인 취객의 인종주의적 발언에 시비가 붙어 싸우다 잡혔기 때문이다.

 

생존권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전사가 되어야만 하는 것인가?

전사가 되어서 투쟁의 불꽃을 올려야만 동지로 대접발을 수 있는 것인가?

그런 거라면 난 때려치우겠다.

전사는 인간이 아니어야 한다. 인간으로서의 존재조건은 다 거세되어야만 한다.

도대체 그게 무슨 운동이란 말이냐.

 

그렇게 말할 때, 그 '동지'라고 부르는 정의로운 그 말은

실제로 동지라서 동지라 부는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재가 거세된 '투쟁 기계' 혹은 '투쟁 부품'을 지칭하는 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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