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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12월 1일 - 자히드 연행, 고공농성

 

12월 1일 느즈막히 일어났을 때, 자히드가 출입국에 잡혀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난, 사실 담담했다. 새벽에 농성장 바로 밑에서 젊은 한국애랑 시비가 붙어

지나가던 택시기사가 신고를 했다고 들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좀 참지 화가 나도 좀 참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가

내가 그 상황이었어도 아마 그냥 참아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고립된 공간에서 일년이 넘는 농성을 했고, 얻은 것은 없다. 그렇다고 앞으로의 방향이

투명한 것도 아닌데다가, 사람들은 뿔뿔히 흩어졌고, 집안 사정도 안 좋졌다.

요즘 계속 힘들다고 어디로 사라지고 싶다고 툭툭 던지던 그였다.

수갑에 채워져 3번 텐트까지 올라왔다가 얼굴을 아스팔트에 다 갈았다고 들었다.

 

느즈막히 이주동지들을 만나러 여의도 고공농성 초불집회에 갔다.

비정규직 영상을 괜히 봤다. 울화가 치밀어서, 살 수가 없다.

정말로 홧병 걸릴 거 같다.

 

그리고 오늘 느지막히 학교로 나오는데,수원역에서 따와를 만났다.

안산사는 녀석이 수원에 대낮에 어슬렁 거릴 일이 없는데 의아했지만,

바로 뒤에 따와 어머니도 계셨고, 커다란 여행가방을 가지고 있어서 몽골 집에 다녀왔나,

라고 순간 생각했다.

 

녀석 말로는 친척이 단속에 걸려서 지금 화성보호소에 있기 때문에

출국을 위한 짐을 챙겨다 주는 거라고 했다.

 

 

주변에, 떠나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주동지들이 농성 끝나면 연말에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자고,

돈이라도 좀 생기면 맛있는거 먹으러 가고,

사진도 좀 찍고, 노래방가서 노래도 부르고 좀 신나게 지내보자고 했었는데,

 

우리에게 다음 달이 과연 오기는 할까?

내년이라는 것이 있을런지.

 

우리들에게 '약속'이란 너무 허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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