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로

from diary 2010/12/13 01:36

 

25일에 부석사에 가기로 결심했다. 1박 2일 템플스테이.

그리고 2월 12일 이후에 내일로 타고 강원도 여행을 할거다.

아니면 해인사에서 2주 정도 지친 마음을 달랠 것이다. 꼭.

 


 

그토록 힘들었던 시간들도 이제 끝이 났는데. 정말로 '끝'이 났는데 왜 자꾸만 눈물이 나고 힘든건지 모르겠다. 정확히 어떤 것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모르겠다. 내 마음에 귀기울이면 귀기울일수록 눈물이 난다. 날 지켜보는 준호가 더 힘들어하는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내가 나를 외면할 수도 없고. 정말 지친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다다프로젝트 기획팀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가고 싶은데 지금까지 혼자 있었으면서 또 혼자가 되기 위해 절에 들어가는 것은 뭔가 말이 안되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니까. 그리고 지금이여야 할 수 있는 이야기와 감정들이 있으니까. 사람들과 함께 하는게 지치고 힘들지만 함께할 수 있을 때 함께하고 싶다.

 


 

내일은 준호가 울산에 온다. 얼마전에 정자 바다 갔다왔는데 또 바다 보러 갈 생각이다. 대왕암 공원 가서 깊은 바다를 봐야지. 그리고 23일이나 24일에 경현언니 오면 간절곶 갈거다. 25일에는 부석사 갈거고. 부석사 다녀오면 다다프로젝트 워크샵이 시작되니까 워크샵 즐겁게 하다가 2월 되면 해인사 가야지. 아니면 경아랑 같이 강원도 여행하거나. 그리고 서울에 아름언니랑 다나언니 보러 갈거고. 성용오빠는 울산 오면 보면 될 것 같고. 아 그 때 되면 영은이도 미대입시 끝나니까 애들 다 모일 수 있을 것 같다. 애들이랑은 온천 가고 싶다. 휴ㅡ. 몰라 지금은 계속 어딘가로 가고 싶은 마음 밖에 안드네. 솔직히 지금 몇 일에 어디 갈거고 어디 갈거고 정하지만 그 때 되면 안갈 수도 있다. 또 누구 만나야지 누구 만나야지 하지만 그럴 체력이 있을지도 의문이고. 지금 이렇게 가고싶다 하면서 가야지 하는 것 자체로 위안삼고 끝낼지도. 다 뒤로하고 절로 들어가버릴지도. 근데 정말 그러고싶네. 아까 성용오빠랑 통화하면서 미정 언니가 절에 있다는 말 듣고 나도 절에 가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절, 좋지.

 


 

오전에 계속 못일어나서 요가를 못가고 있다. 그러면 저녁에라도 가야되는데 저녁에는 페다고지에서 친구들이랑 대화한다고 안가고. 그래서 요가를 계속 빠지고 있는데 내일은, 아니 오늘은 꼭 가고 싶다. 준호가 오후에 오니까 저녁 요가는 당연히 못갈거고 아침에 꼭 일어나야하는데 난 또 잠 안자고 이런 글이나 써대고 있으니. 모르겠다. 요즘 자꾸 울고 잠을 안잔다. 평소 같으면 울다 지쳐서 잠이 드는데 요즘은 울다 지치기만하고 잠은 안온다. 정말 큰일이다. 매일 울어서. 대학 합격했는데, 사람들도 많이 만나는데 난 여전히 외로워하고 자꾸만 운다.

 


 

준호랑 문자하거나 통화하면 더 많이 운다. 요즘 너무 힘들다. 왜이런지 모르겠다. 문자 하기만 하면 눈물 난다. 목소리 들으면 아예 펑펑 울어버리고. 목소리 듣고 싶은데 전화할 사정이 못되서 준호가 전화를 못 받으면 더 펑펑 울어버린다. 점점 준호를 지치게만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 또 운다. 계속해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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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3 01:36 2010/12/13 0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