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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중앙당사와 활동가의 일상 생활

민주노동당 로고



10월 초에 처음으로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멋대가리라고는 없는 여의도 높은 건물들 사이에 있더라구요.
엘리베이터를 내려 당사를 구경하는데 저는 계속 ‘우와, 우와’ 했습니다.
놀라웠던 거죠.
이렇게 좋을 수가...
하지만 그 우와는 조금 뒤에 씁쓸함으로 바뀌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운동이나 늘 가난한 민중의 고통을 얘기하면서
얼마인지도 모를 비싼 돈을 주고 멋들어진 건물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가난한 민중들은 집회 때 아니면 가 볼 일도 없는 여의도 한복판에서...

저는 민주노동당의 실천이 좀 더 열린 자세로, 좀 더 왼편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왼편으로 간다는 것이 더 막히고 더 딱딱해져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구요.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생활이 좀 더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과 맞아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급진적이 되는 거죠.


그래서 제게는 바램이 있습니다.
지금 그 당사를 내어놓고 가난한 민중들이 사는 마을로 옮기시길 바랍니다.
조금 비좁고 불편하고 기자들이 찾아오기 힘들어도 말입니다.
그러고 나서 남는 돈은 민주노동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돈 놓고 돈 먹는 세상에서
꿈을 빼앗기고 생활의 기반마저 잃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내어놓기를 바랍니다.
아니면 이라크인들에게 의약품 사서 보내는 일에 왕창 쓰면 어떨까요?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으로는 가난한 민중의 고통과 전쟁의 상처를 얘기하고, 때론 돈이 없어서 활동을 못한다는 얘길 실컷 하고 나서
뒷풀이 가서는 음식을 퍼질러 놓고 먹고 마신다면 그 마음의 진정성은 어디 있으며 돈은 왜 모자란 것입니까?
왜 회비 내고 후원금 낼 돈은 모자라도 술값은 모자라지 않습니까?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자식이 굶고 있을까봐 돈벌러 나온 부모가 먹을게 있어도 차마 마음껏 먹지 못하듯,
도둑질을 하고 달아나다가고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고는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때론 세상을 바꾸겠다는 우리들이
가난한 아이들의 먹을 것을 위해서나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돈을 더 내어놓지 않으려고 머뭇거리면서
으레껏, 늘 뒷풀이 판은 2차, 3차 꼬박꼬박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조금 더 맛있는 거, 조금 더 멋진 것을 찾아 마음을 헤매고 있지 않습니까?
삼성자본이 말하는 ‘나눔’과 우리가 말하는 ‘진보’는 몇% 다를까요?

스스로 가진 것을 내어놓는 이들이 민중의 마음을 얻을 것입니다.
크게 내어놓는 만큼 크게 얻을 것입니다.
설사 다른 이들의 마음을 얻지는 못해도 최소한 자기 삶의 의미는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저부터 가진 것을 내어놓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먹고 입고 자는 것에 쏟을 시간과 돈이 있으면 먹고 입고 자는 것이 모자라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가 가진 자유가 있다면 그냥 내 것이라고 즐기다 버릴 것이 아니라 그 자유 가운데 큰 덩치를 떼내어 억압 받는 이들을 위해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꿈이라고 마음에 품은 것이 있다면 내 꿈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꿈을 위해서도 함께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깨어있는 민중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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