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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정리] 오늘의 티벳을 이야기한다

[요약정리] 오늘의 티벳을 이야기한다 - 체링 양첸과의 간담회 / 장상미
2004-11-03 오전 3:21:42 | 12 명 읽음 | 덧글 0 | 추천 0
지난 10월 31일 오후, 광화문 초록정치연대 사무실에서는 작지만 아주 특별한 모임이 열렸습니다. 바로 국제연대활동가모임 "(가칭)경계를넘어"에서 준비한, 티벳망명정부 환경부 수석연구원 체링 양첸(Tsering Yangchen)과의 간담회입니다.




국제연대 및 환경 관련 활동가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두시간 동안 진행된 이 간담회에서 체링 양첸은 티벳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뿐 아니라 중국 정부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문제에 대해 브리핑을 하였습니다. 이번에 양첸의 초청과정을 주관한 엄기호(팍스로마나)씨가 통역을 맡아주셨구요. 간담회가 끝난 뒤 양첸씨는 국내 티벳관련 모임인 ThinkTibet(www.thinktibet.com)을 방문,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그날 간담회 기록을 맡은 제가 양첸의 브리핑과 질의응답 내용을 다소 주관적으로나마 재구성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한번의 통역과 재구성 작업을 거친 것이니 무리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간담회 - 오늘의 티벳을 이야기한다

체링 양첸(Tsering Yangchen)
티벳망명정부 환경부 수석연구원

Research Officer of Environment and Development Desk
Department of Information and International Relations
Central Tibetan Administration
(ecodesk@dir.gov.tibet.net)

1949년 중국의 침공으로 시작된 티벳의 정체성 상실과정은 이후 한족의 대규모 강제이주, 사회복지시스템 미비,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 등으로 더욱더 강화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1959년에 티벳의 종교적/정치적 지도자 달라이라마가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한 후 그곳에서 세워진 망명정부는 현재 티벳의 독립이 아닌 자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티벳인들이 무력충돌을 낳을 수 있는 독립적 근대국가의 수립이라는 목표보다는 최소한 민족적/문화적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 수준에서 갈등을 매듭짓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망명정부에 군대 및 경찰 조직이 아예 없는 것이나, 재외티벳인들 중 무장투쟁을 감행하거나 주장하는 그룹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도에 이주해 있는 망명정부로서는 출입 뿐 아니라 정보의 소통도 엄격히 규제되고 있는 티벳 영토 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수집되는 정보에 따르면, 티벳의 환경문제는 최근 매우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으며, 이것이 비단 현지에서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의 지붕이라 일컫듯 높이 위치한 티벳 고원은 아시아 대륙 11개국을 통과하는 수많은 강의 발원지일 뿐 아니라 그 강들이 흐르는 지역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비옥한 토양을 공급하는 원천입니다. 고원지대의 특성상 한번 환경이 파괴되면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더디다는 점, 무분별한 댐 건설은 저지대에 중요한 수자원을 공급하고 있는 강들을 오염시키고 가뭄, 홍수 등을 유발한다는 점, 오염된 공기가 대기를 타고 저지대로 순식간에 확산된다는 점, 아마존에 필적할 만큼 지구상에서 가장 잘 보존되어온 청정지역으로서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다는 점 등에서 티벳의 환경문제는 전세계적 관심이 요구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지난 시기동안은 무차별 벌목으로 인한 산림파괴가 주요 이슈였지만 1998년 양쯔강 대 범람 이후 이 문제에 주목한 중국 당국에 의해 벌목 문제는 다소 수그러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진행중인 각종 개발 사업들, 특히 핵폐기장이나 철도, 다단계 댐 건설 사업 등이 티벳 뿐 아니라 아시아 대륙 전 지역의 수자원을 급속도로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수자원문제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일단 무력 점령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중국 정부는 각종 개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오랜 기간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티벳인들에게 거주지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할 뿐 아니라, 정치적 경계선으로 분리될 수 없는 환경문제에 대하여 주변국들을 포함, 전지구적 차원에서 현지의 상태와 관련 정책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실제 중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주변국에 외교적 압력을 가하여 사실을 은폐하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결국 국제적 압력, 특히 정치적 경계를 넘어서는 국제적 시민운동의 압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의 여러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분들 및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티벳망명정부 웹사이트: www.tibet.com 자료관: www.tibet.net


2004년 10월 31일
정리: 장상미/함께하는 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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