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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늦긴 했지만 민노당에서 북핵실험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해서 다행이다. 진보씩이나 들먹일 것도 없고 그냥 '상식'에 가까운 결정을 내리는게 왜케 힘들었는지 짜증은 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당게시판에 가면(거긴 당원만 쓸 수 있다) 서로간의 싸움이 하도 험악하여 오버를 하다보면 어이없는 주장도 많이한다. 즉 북핵실험에 반대하는 것들은 '친미좌파'란다. 스스로 붙여놓은 이름으로 또다시 비난을 한다."좌파란 놈들이 어떻게 친미를 할 수 있냐?" 행인 말마따나 "반미는 지들만 했나?"란 생각이 절로든다. 사실 좌파까지 안가더라도 세계의 양식있는 사람들은 다 반미를 외친다. 무고한 사람 죽이고 있는데 좌파만 반대하겠나?

 

북핵에 반대하는 민노당원들은 대북제재 역시 반대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북한이 핵실험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듯 제재를 강화한다고 해결될 일은 더더욱 아니다. 미국이 북을 압박하는 것에도 반대하고, 놈현정권이 PSI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압력도 가해야 한다. 당연히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도 지속하고 이산가족 상봉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이건 김정일 정권이 좋아서가 아니다. 최선의 선택은 안보이는 반면 최악의 선택은 보이니까 막아야한다는 말이다. (한나라당의 원희룡도 대북제재를 반대하는데 그가 주사파라서 그러겠나?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는 것에 반대한다는 것이지. 정형근도 그렇고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나마 당입장이 정리됐으니 이젠 대북제재 반대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오늘 할 얘기는 원래 이건 아니었고, 논쟁중에 나온 것 중에 조금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거리가 있어서다.

북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 중 이런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핵이 위험해서 안된다고 하는데 그럼 너희들은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위해서 전경이나 구사대와 싸우는 것도 폭력이니까 말리겠네. 북핵은 노동자들이 자위를 위해 싸우는 것과 같단 말야."라는 주장이다.

물론 간디처럼 절대적인 비폭력을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민노당원 중에 그정도까지를 주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북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무조건적인 비폭력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임계점'이란 것이 있다. 괜히 어려운 말 같다고 긴장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40도의 물과 41도의 물은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52도와 53도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하지만 99도와 100도는 똑같은 1도 차이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물이 끓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액체에서 기체로 상태가 아예 변환을 한다. 이런 것이 임계점이다. 액체의 종류마다 끓는 점이 다르듯 폭력성에 대한 임계기준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고 때론 그 차이가 꽤 클 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폭력'과 '비폭력' 두 개로만 나누는 것은 오히려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

시위현장에서 이 임계점 역할을 하는 것이 대충 '화염병' 정도가 아닐까 싶다. 시위를 준비하는 쪽이나 경찰이나 둘 다 화염병 사용여부에 촉각을 세운다. 즉 시위하는 입장에서 폭력을 쓰기로 했다고 해서 무한정한 폭력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자 이제 "핵이 위험해서 안된다고 하는데 그럼 너희들은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위해서 전경이나 구사대와 싸우는 것도 폭력이니까 말리겠네"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주자. "구사대나 경찰의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적 폭력에 대해서는 지지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폭력이던 괜찮다라는 말이 당연히 아니다.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화염병까지는 괜찮다고 하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쇠파이프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이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아예 사제폭탄도 준비하고 공기총도 준비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말리지 않겠는가? 지난번 대추리 침탈 때 조선일보는 시위대가 '죽창'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는 '죽봉'을 사용했는데 말이다. 이 것만 봐도 '폭력'에는 급이 있다는 것을 조선일보도 안다. 북한이 탱크있다고 방방 뜨는 게 아니지 않은가.

 

내가 나름대로 양질전화의법칙을 설명한 건데 재대로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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