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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멸의 이순신을 안보는 이유

첫째 이게 가장 크고 결정적인 이유인데 'TV 자체를 원래 잘 안본다.' 둘째 별로 합당한 이유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남들이 공감해주길 기대하지도 않는데 '이순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순신에게는 아무 잘못 없다. 내가 이순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박정희가 이순신을 무지무지 좋아했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나 혐오하는 인물이 너무나 사랑한 인물. 별로 이성적인 감정은 아니지만 그러려니하고 이해해 주시라. 셋째 아버지 때문에 조금씩 할 수 없이 본 적이 있는데 '도무지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특히 일본함대가 우세를 보이는 듯하다가 이순신의 지략으로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되는 순간 말이다. 일본군 장군이야 배우들이지만 일반 병사는 대부분 엑스트라들이 맡는다. 그들의 연기는 사실 어설프다. 게다가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감정이입 같은 게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엑스트라들이 그 상황에서 어설프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는 건 만으로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풍신수길은 침략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며 그 밑의 장수들이야 사실 자발적 동조자들이기에 패배를 하건 죽건 불쌍할 것이 없지만 그 밑의 쫄따구 들이야 사실 무슨 큰 죄가 있겠는가. 먹고 살려고 군인이 됐거나 징병되었겠지. 전세가 역전되고 조선 수군의 기세가 등등해지면서 일본 수군들이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떼거지로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나에겐 이 장면이 통쾌하긴 커녕 너무 가슴아프다. 넷째 '난 군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반전 평화주의자가 전쟁영웅을 좋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가 않지? 물론 내가 반전평화주의자씩이나 되는 것도 아니고 이순신을 전쟁영웅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리 적절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순신은 쳐들어온 적을 막은 것 뿐이니까. 반전평화주의라고 해서 "누가 쳐들어 오든 그냥 평화롭게 당하라"라는 것은 아니잖아?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자. 이순신은 무슨 의병대장이 아니라 원래 부터 군인이었다. 만일 그 당시 조선이 잘나가서 다른 나라로 영토확장을 꾀했다면 이순신이 "저는 침략전쟁에 동참할 수 없습니다"라며 퇴역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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