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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고

간장오타맨님께 트랙백 보내겠다고 한 지가 한달이 넘은 것 같은데 난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오산 수청동 철거와 관련하여 전철연을 비판한 한겨레21 기사에 관한 글이었는데, 내가 오타맨님의 의견과 같았다면 이렇게 미루고 있을리도 없고, 애초부터 트랙백 보낼 일도 없었겠지. 내가 미루고 미루는 동안 그 때 죽은 철거반원이 화염병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졌고, 경찰이 철거민을 향하여 골프연습을 했다는 사실도 밝혀졌고, 무엇보다도 경찰이 투입되어 단 몇분만에 진압되고 모두 끌려가는 것으로 끝이 나버렸다. (이 일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겠지만) 철거민이 던진 화염병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지도 꽤 됐는데 SBS에서는 경찰이 진압하는 사건을 보도하면서 기자의 마지막 멘트가 이거였다. "이 곳은 철거민이 던진 화염병에 의해 철거반원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 곳입니다." 난 한겨레 신문을 보고 '부검결과 폐에서 그을음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화염병에 의해 사망한 것은 아니다'라는 걸 알았는데 SBS기자는 대체 뭐하는 새끼인가? 자신이 보도하는 사건에관해 이런 중요한 사실조차 모르고 보도했다면 그런 무식하고 무책임한 놈은 기자 자격이 없다. 아님, 부검결과를 알고도 이렇게 보도했다면 명백하게 '사기'친 것이다. 이 뉴스를 본 수많은 시청자들은 아직도 '철거민이 사람죽였다'고 알고 있을 것 아닌가. 어쨌든 사건이 이렇게 돌아가다보니 점점 전철연에 관한 글쓰기가 조심스러워진다. 물론 나의 기본적인 시각은 변하지 않았기에 정리해서 쓰면 되긴 하는데, 정리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도 하고, 오산에서 직접 철거민들과 연대하여 투쟁하고 있는 오타맨님이 이런 비극적 결말로 인하여 슬픔과 분노에 차 있을텐데 내가 이 상황에서 '전철연에 비판적인' 글을 쓴다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래저래 또 미루고 미룰 것 같다. 에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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