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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정리한다는 글을 몇번 쓴 것 같은데 이번엔 진짜로 정리하게 된다.
어머니는 큰누나와 살기로 했다.
누나들은 그게 어머니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물론 내가 어머니를 위해서 장사도 안되는 이 가게를 같이 할 것도 아니기 때문데 분명 정리를 해야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누나들은 지금의 어머니 생활이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야 하는 무엇'처럼 생각하고 있어서 나와는 의견이 많이 다르다.
난 비록 이 좁고 불편한 집이지만 어머니께서 당신 스스로 거동하실 때까진 이곳에서 살던데로 사시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머니께서 좀 다르게 살고 싶다면 당연히 그렇게 하면 되는 거고 말이다.
그런데 누나들은 자식들이 설득해서라도 지금의 이 생활을 빨리 정리하고 편하게 사시길 바란다.
명주씨는 그렇게 얘기하더라. 감옥에만 살던 사람은 오히려 감옥이 더 편해서 밖으로 나오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이다. 나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그렇지만 그 사람에게 바깥 세상이 더 살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설득할 수 있지만 미성년자가 아닌 이상 그 결정은 본인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명주씨는 '아들들은...'이라고 하는데, 아들과 딸의 생각이 좀 다른 건 맞는 듯 하다.
그렇다고해서 딸들의 생각이 꼭 맞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대부분 딸들이 아들보다 부모, 특히 어머니에 대한 걱정과 애틋함이 더 많은 건 인정한다.
우리집의 경우도 별로 예외라 생각하지도 않고 말이다.
그런데 더 사랑하고 더 깊이 생각한다고 해서 더 나은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보장은 사실 없다.
대부분 부모들은 자식을 끔직히 사랑하고 아껴서 이것 저것 신경써주지만 그게 아이들에게 적절한지와는 크게 상관관계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행히 "왜 여태 그 고생하며 살았는지 모르겠다"라며 변화된 삶에 만족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몸은 편해졌어도 하던 일을 그만두고 금새 늙어 버렸다는 얘기 또한 심심찮게 들어서 어머니의 경우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된다.
어머니의 남은 여생이 편하면서도 '즐겁기'를 바란다. 결정은 이미 났으니 그렇게 만들어야지. 일단 나부터 잘살아서 어머니 맘을 편하게 해야하는데...
솔직히 난 나름 잘살고 있는데 어머니가 그렇게 생각 안하는 게 문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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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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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일을 그만 두고 금새 늙어버렸다.... 서글픈 이야기네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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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섭 선생님도 그런 얘기 하시더라고요. 아는 분이 일흔 넘어서도 의사 일을 하고 계셨는데 자식들이 하도 성화를 해서 그만두셨데요. 하는 일이라곤 손주들 데리고 산책하는 정도밖에 없게 됐는데 1년 정도만에 아주 많이 늙어버렸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안되도록 재미거리를 찾아드려야죠뭐.부가 정보
김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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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누나랑 같이 있을 수 있는게 참 좋은거 같은데여???큰누나랑 다정하고 알콩달콩하고 재밌게 지내실꼬얌..
나두 시집 안가구 엄마랑 글케 살구싶은데.. 엄마한테 말하면 맨날 싫다구 노려바여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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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누나랑 같이 사는 건 좋죠. 어머니가 혼자 사시는 건 안되니깐요. 누나에게 어머니가 집안일 하면 하게 내버려 두라고 했는데 행여나 어머니 편하게 한다고 일 못하게 할까봐 걱정이에요. 어쨌든 잘되겠죠뭐.부가 정보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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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들었지만서도 막상 정리하신다고 여기서 들으니 제가 다 짠하네요.소일거리 없어진 할머님은 아마 더 짠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즐거운 계획을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세요.(울 할아버지는 경로당 출석이 큰일과이신데 요새 걸음이 힘드셔서 속상해요.ㅠㅠ 막상 삼촌이나 누가 출근 좀 시켜주면 좋으련만~제가 백수일때 했거든요, 하하; 예전보다 부쩍 의지하시지만 안하실려고 하시는 모습 더 신경이 가니깐 서글퍼졌어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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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그냥 '소일거리'라면 그냥 하시는 것도 괜찮을텐데 돈은 안되면서 하루종일 가게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대일거리'니까 문제지. 38년을 한자리에서 해온 가게를 닫고 나면 마음이 어떨지 아무도 몰라. 너희 할아버지도 이제 꽤 늙으셨겠구나...부가 정보
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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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그냥 일반적인 건가요? 왜 제눈엔 엄청 효자로 보이는거죠? 저는 나중에 저런 마음씀씀이를 못가질것 같아요.부가 정보
귀염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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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의 할머니도 시장에서 거리에서 장사하시다가 그만 하시라고해서 저의 집에서 (평택집) 생활 하셨느데...... 금방 늙으 신것 같은데..
형님 과 같은 취미를...... 사진? 을......알려드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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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 내가 대충 평균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오만한 마음이 없진 않지만... ^^;;귀염둥이: 사진을 갈켜드리려면 컴터까지 갈켜드려야 하는데 내가 그럴 시간이 없을듯. 컴터는 아주 약간 다룰 줄 아세요. 노래교실 다니면서 배운 노래들을 내가 다운받아 놓으면 어머니가 컴터 켜고 플레이하실 줄은 아세요. 내가 시간이 없어 그 이상은 못가르쳐 드렸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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