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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8
    이별...
    시다바리
  2. 2008/07/07
    오늘은...(3)
    시다바리

이별...

1999년부터 지금까지 10년동안 일요일빼고 매일 아침 마주했던 넘과 헤어지기로 맘 먹었다.

그간 볼때마다 기분 좋은 날 보단 열받았던 날덜이 더 많았지만..

가끔씩은 유익한 얘기도 해 준 적도 있고, 무엇보다 포용력과 인내심을 기르는데 도움을 많이 주었었는데,...이제 임계점에 다다른 것 같아 결심을 했다..

 

그래서 이별 통보를 하려고 전화했는데, 전화를 안 받는다..제길...

이별하는 것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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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술도 담배도 무쟈게 땡긴다...

안개비가 내리는 날씨 탓만은 아닐 게다..

 

갑자기

20년전 같이 살던 룸메이트가 좋아하던 시가 떠올랐다..

 

 

 



사랑

 

                                              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 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컷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 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 김용택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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