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어머니가 보고 싶다

2008/09/27 09:04

평일에도 간신히 9시에 출근하거나 지각 또는 땡땡이를 치는 놈이

쉬는 토요일 아침 6시 반쯤에 잠을 깨서 뒤척이다가

그냥 사무실로 출근했다.

 

사무실 가는 길에

'아버지의 뜨거움과 어머니의 끈질긴 성실함 중에 난 어머니의 부지런함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명의 피가 내 안에 흐를텐데,

이제는 뜨거움보다는 끈질김이나 인내 같은 것들이 더 많이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추석에 시골집에서

이제 나이 먹고 늙어서 쉬어도 되겠건만 몸을 놀리지 않는 어머니의 몸-오랜 세월 바지락을 까서 지문이 사라지고 긁힌 상처만 있어 바지락 껍데기처럼 민들민들하게 보이는 손, 그 손에 후시딘을 로션 바르듯 발라 손을 비비고는 손을 살짝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호근이가 나한테 어머니는 제 몸의 '모든 것을 다 연소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했다

 

'완전연소'

자기 몸의 모든 에너지와 마직막 호흡까지 다 써버리고 가는 것.

 

나는 내 몸을 불완전 연소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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