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가는 길

2011/05/07 13:24

나는 어머니의 늙음을 걱정하고,

어머니는 나의 혼자됨을 걱정한다.

 

우리들의 걱정은 너무 추상적이어서 항상 간단한 전화통화로 끝난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들은, 서로 다른 구체적 삶의 어려움 앞에서는 침묵한다.

 

- 아무 일 없습니다. 별 일 없으시죠?

- 나야 먼 일이 있데. 자식들이 건강하면 나도 건강하다. 항상 조심해이...

- 고맙습니다.

 

[해남 가는 버스에서. 2011. 5. 7. 오후 1시 45분이 지나간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TAG

Trackback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nomad22/trackback/312

Comments

  1. 원효 2011/05/07 15:57

    "자식들이 건강하면 나도(어머님) 건강하다"
    금강경 책을 보고는 있다.
    마음으로 읽지 못하니 마음이 무척 시끄럽다.
    문자를 따라서 반야를 찾으려고 하니 그 또한 상이다

    내가 없다는 진심은 어머님의 마음이 아닌가?
    자식들이 건강하면 나도 건강하다.

    perm. |  mod/del. |  reply.
  2. hushuo 2011/05/08 23:31

    엄마 만나러 가는 사람
    몹쓸 소리를 듣고
    짐만 늘어나고
    술 먹고
    전화하지 말자
    술 먹자고
    전화하자
    짐 좀 덜게

    perm. |  mod/del. |  reply.
  3. 손님 2011/05/31 23:23

    효(어미를 헤아리는 마음)의 으뜸은...
    자기자신을 보신하는 것

    perm. |  mod/del. |  reply.

What's on your mind?

댓글 입력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