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지독한 외로움이 몰려왔다.
야근을 하고, 소주를 한 잔 마시고, 집에 와서 캔맥주를 마셨다.
전기밥솥의 밥을 꺼내 누룽지를 만들어도 그리 즐겁지 않았다.
라디오나 음악도 듣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는 나의 외로움을 밀쳐낼 능력이 없었다.
아침 5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에 눈을 떴다.
몸과 입 속에는 약간의 술냄새가 남아있다.
자고나니 어제의 외로움이 아득하다.
나는 아직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삶의 지혜가 미숙하다.
내 삶의 처지를 스스로 수긍하고 인정하는 것.
그러나 나는 나의 외로움을 삼켜서 먹어버릴 수 없다.
술 정신에 만든 누룽지 끓여먹고 출근해야겠다.
외로움은 내 삶의 동반자, 외로움은 나의 것.
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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