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나의 것

2011/04/20 07:27

어제 저녁 지독한 외로움이 몰려왔다.

야근을 하고, 소주를 한 잔 마시고, 집에 와서 캔맥주를 마셨다.

전기밥솥의 밥을 꺼내 누룽지를 만들어도 그리 즐겁지 않았다.

라디오나 음악도 듣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는 나의 외로움을 밀쳐낼 능력이 없었다.

 

아침 5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에 눈을 떴다.

몸과 입 속에는 약간의 술냄새가 남아있다.

자고나니 어제의 외로움이 아득하다.

나는 아직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삶의 지혜가 미숙하다.

 

내 삶의 처지를 스스로 수긍하고 인정하는 것.

그러나 나는 나의 외로움을 삼켜서 먹어버릴 수 없다.

 

술 정신에 만든 누룽지 끓여먹고 출근해야겠다.

 

외로움은 내 삶의 동반자, 외로움은 나의 것.

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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