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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중기曰, "비정규운동은 그대로 두면, 방치하면 곧 소멸될 것"이라고?

* 민중언론 참세상[정규직 이데올로그들의 자가당착!!] 에 관련된 글.

 글쓴이 : 새벼리
 등록일 : 2005-12-22   13:55:13

 

 


[메모1] 정규직 이데올로그들에게 고함

2005년을 정리하면서 가장 뼈아프게 기억되는 것은 울산건설플랜트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다. 화장실, 식당문제 등 최소한의 노동조건마저 보장받지 못한 21세기 비정규 노동현실을 고발하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던가.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현실이 남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더불어함께 투쟁했던가. 전국 각지에서 삼보일배로 그 뜨겁던 아스팔트를 피땀으로 적시며, 노무현 정권과 자본가들의 신자유주의를 강타했던 70여일의 파업투쟁.

그러나, 2005년 5월27일, "교섭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에 환호와 박수를 치는 플랜트 동지들을 지켜보며, 바로 곁에서 "승전보"라고 기뻐하던 비정규 노동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절망을 느꼈었다. '다자간협상'이 진행되었던 울산노동자대회 당일 긴박했던 분위기, 오랫 동안의 투쟁으로 고단했지만 여차하면 울산시 전역을 밀어붙이려 작심했던 대회 참가자들, 그 뜨거운 "인간답게 살고싶다"는 간절한 염원은 "승전보"라고 호들갑떠는 지도부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었다.

파업으로 사회적 혼란을 주어 죄송하다는 사과문서에 서명하는 "항복문서"가 "승전보"로 둔갑하는 희안한 투쟁 마무리, 당연히 그 역풍으로 타워 점거 중이던 건설플랜트 동지들은 병원 대신 경찰서로 끌려가야 했고, 건설플랜트 핵심간부들은 구속으로 감옥에 갇혀야 했다. 기억한다. "차라리 자본가를 때려 죽이자" 일갈하던 이용식 당시 최고위원, 그는 그 말의 혁명적 의미를 알기나 했던 것일까. 머뭇거리며 연대 구호마저 제대로 외치지 못하던 단병호의원, 황당한 승전보 내용을 따지자 "글쎄, 저도 황당하네요" 씁쓸해하던 김창현 전 총장...

무엇이었을까, 약간의 상식으로 따져 보아도 황당했던 그 날의 분위기는 무엇이었을까.

사실, 민주노총 본사와 연맹, 지점들의 이해못할 '행동'들, 연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형식적인 '지도'들, 교섭권 행사라는 권한으로 저질러지는 황당무계한 투쟁 진압(?!)들은 하루 이틀 한두 건이 아니었다.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오해마시라. 나는 노동자 투쟁을 책임지려 하는 민주노총의 '원칙'적 태도를 비판하는 게 아니다, 보다 더 분명한 계급적 원칙으로 비정규 노동자들과 운명을 더불어함께 하라는 것이다. 형식적 연대로, 과도한 교섭권 남용으로, 사회 혼란(?)을 진압시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민주노총이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간의 '중재자'로 전락하는 현실, 코미디스럽지 않은가.

어쨋든, 민주노총 본사, 지점, 연맹 고급간부들이야 사회적 혼란(?)을 수습한 대가로 명망을 얻겠지만, 당신들의 비겁한 교섭으로 벼랑끝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더 나락으로 내동이쳐 지고 말았다. 당신들이야 투쟁 일단락되었다고 편안한 휴식 즐길 지 모르지만, 고단한 투쟁으로 지친 몸똥아리 비정규 활동가들은 죄다 감옥으로 간다. 이게 무슨 노동 계급의, 노동자의 대표조직 민주노조 총연맹의 투쟁인가? 언제부터 민주노총이 노무사 집단으로 변질되었는가 말이다. 아니, 차라리 노무사 사무실도 그렇게는 안한다. 그건 이미 계급성을 상실한 민주노총에 다름 아니다.

한마디로, 민주노총은 10여년의 역사를 거쳐 오면서, 낡아 버렸다. 전노협 정신 계승은 오간데 없이, 낡아 버린 20세기 관점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21세기 신자유주의 뒷꽁무니만 쫓고 있는 셈이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신자유주의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정규직 이데올로그들은 하루 빨리 자신들의 낡아빠진 계급운동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 아직도, 노중기같은 정규직 이데올로그들은 진보정치연구소 주최 송년 토론회에서 “비정규직 운동은 그대로 두면, 방치하면 곧 소멸될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시대착오, 자가당착도 유분수다.

비정규 노동자 운동은 그닥 정규직 노조에 빚진게 없다. 외려, 민주노총 본사에 설치된 '미조직 비정규실' 정도의 차원에서 지도하려다가 갈등만 양산한 게 진실이다. 본사만 그런가. 연맹도 지점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단사에서는 사내하청 노동조합에 대해 본조 정규직노조 '특위'에서 알아서 할테니, 비정규조합을 만들지 말라고 훼방까지 한 게 얼마전의 일들이다. 그렇게 비정규 노동자 문제를 팔짱끼고 바라보니, 같은 지붕아래 한 공장에서 경비대들에게 집단폭행당하는 비정규 활동가들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지 않는가. 그건 우연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신한다. 발뒤꿈치를 잘리우고, 가족들까지 협박에 시달리면서도, 구속 수배와 손배가압류로 만신창이 탄압을 당해도, 해고의 위협을 무릅쓰고 조합을 사수하며 처절한 투쟁으로 한국사회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존재를 알려온 비정규 노동자 투쟁의 역사. 그렇게 간단없이 달려 왔기에 이젠 그 누구라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에 대해 한마디씩 운운하는 현실을 만들어 내지 않았는가. 많은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다. 고작해야 2~3년이었다. 비록 피눈물로 점철된 비정규노동자 해방 투쟁의 역사지만 빠르게도 달려 온 것이다.

정규직 이데올로그들이여, “비정규직 운동은 그대로 두면, 방치하면 곧 소멸될 것이다"고? 당신의 자본론 책 속에 그리 씌여 있는가? 당신의 민주노총 본사 팀이 그리 희망하던가? 아서라, 노동의 역사는 당신들의 책 속에 있지 않다. 당신들의 희망사항은 '희망' 사항일 뿐, 비정규 운동은 지금껏 그래 왔듯이 전진해 갈 것이다. 썩어빠진 노동 관료들의 계급 중재자로서의 배신 행위들을 토양 삼아, 노동 계급 운동 복원의 중심축으로 성장하고야 말 것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그렇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민주노총 본사가 망해야, 비정규노동자가 산다!
부도난 민주노총 살리려다, 진보(노동)운동 전멸한다!!
민주노동당, 계급정당의 깃발을 새롭게 올곧게 치켜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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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neung1an2005-12-22   14:09:40 쪽글 삭제
언젠가 제가 이런 얘길 했을 겁니다...
'프랑스라는 나라에 관한 환상'이라는 제 글에서 말이예요...
제1계급이 제4계급을 비웃는 걸... 제3계급이 흉내내는 것은...
(흡사 자신이 제3계급이 아닌 제1계급이라두 되는 것처럼 느끼면서 말이예요...)
그건 그야말로 '찬탄할만한 쁘띠적 근성'이라서 그저 어이없어 할 뿐이라구요...
정규직 노동자들의 '찬탄할만한 쁘띠적 근성'이 어이없는 거겠죠... ^^

neung1an2005-12-22   14:32:05 쪽글 삭제
아무리 지랄발광을 해봐야...
정규직 노동자들도 결국은 '노동자계급'이라는 걸 저들은 왜 모를까요...
'교섭' 같은 거 사용자들과 마주 보구 하니까 '대등'해 졌다구 착각하는 건 아니겠죠...
나두 이제 그 옛날의 내가 아니야... 뭐 이런 거 아니겠죠...
결국은 비정규직에 내려치는 칼날이 결국에는 정규직의 목에도 겨누어질텐데...
저들은 왜 모를까요...
그때가서 비정규직에 애원하면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침 뱉습니다...
자신이 '노동자계급'이라는 걸 한시라두 잊어서는 안되죠...
대세를 결정하는 건 언제나 '쪽수'니까요...
"자본론"에서 '인구'와 관련된 마르크스의 언급을 한번 일독해보시기 바랍니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궁극적인 우군은 비정규직 노동자 밖에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르조아 계급이란 녀석들이 지닌 부르조아 의식이란 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런 잔인한 것이니까요...
정규직의 자기무덤을 파는 '아름다운 삽질'에 연민을 느낍니다... 후훗 ^^

neung1an2005-12-22   14:34:12 쪽글 삭제
'쪽수'... 이거 중요하죠...
날마다 날마다 늘어나는 비정규직 이거 중요하죠...
민주노총의 '무덤'이 예약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죠...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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