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지부신문 칼럼 원고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넘겼다. 국민들이 매긴 성적표는 0점에 가깝다.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은 10%대까지 내려갔다. 밀가루값, 기름값 폭등으로 소비자물가는 5% 가까이 치솟았다. 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가 닥쳤다. 줄인다던 사교육비는 되려 늘었다. 0교시, 심야보충수업, 우열반…학교에서, 학원에서 아이들은 죽을 맛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서둘러 체결된 쇠고기 협상에 국민들은 경악했다. 10대 청소년들이 촛불을 들고 먼저 거리로 나섰다. 성난 촛불들은 매일같이 밤샘 거리시위를 벌였다. 촛불집회는 서울에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대통령이 사과했지만 촛불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정부는 장관 고시를 강행했고 밤샘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아댔다. 경찰의 과잉진압에 시민저항은 격화됐다. 5월31일 서울에서는 10만명이 촛불시위를 벌였고 청와대 앞까지 진격했다. 정부는 6월3일 관보 게시를 연기하고 미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을 요청했다. 국민들은 재협상 요구가 빠진 ‘꼼수’라며 반발했다. 뿔난 촛불들은 장관 고시 완전 철회와 전면 재협상, 이명박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와 수도, 공영방송 민영화 움직임도 심각하다. 지난달부터 대형 보험사들이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을 팔기 시작했다. 건강보험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의료보험을 민영화하는 수순밟기가 시작됐다.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 어떻게 될까? 미국의 의료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 <식코>를 인용할 것도 없이 “돈 없는 사람은 아프면 죽어야 한다”.
두차례 미뤄지긴 했지만 물산업지원법은 6월 안에 입법 예고될 가능성이 크다. 물은 석유보다 더 많은 이윤을 가져올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5년이면 물 산업의 시장 규모는 연간 160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이 사유화되면 수도요금이 폭등할 것이고 먹는 물의 안전성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건 결코 ‘괴담’이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계획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을 소유할 수 있는 대기업의 기준이 현행 자산총액 3조원에서 10조원 미만으로 완화돼 KBS2와 MBC가 민영화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지상파방송의 민영화는 미디어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돈은 돈대로 쳐들이면서 환경과 문화유적을 파괴하고 물류와 경제에 거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한반도 대운하는 워낙 반발이 심해 잠시 주춤하는 듯 하지만 언제든 강행할 공산이 크다. 대운하를 연구하는 정부 연구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박사가 양심고백했듯 “대운하는 대재앙”이다.
촛불시위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에서 한반도 대운하, 의료․수도․방송 민영화에 대한 반대로, 이명박 정권 퇴진으로 확산되고 있다. 광우병범국민대책회의는 6월10일 100만명이 모이는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경유값이 올라 짐차를 몰아봐야 손해만 보게 된 덤프연대와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결의했다. 5월의 촛불은 제2의 6월 항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촛불을 든 아이들이 있는 거리로 노동자들이 나설 때 이 투쟁은 새로운 7․8․9월 노동자대투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에게 억울한 ‘욕’만 먹던 대기업 노동자들이 시민들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