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신블로그의 두번째 트랙백에 대한 답변글입니다.

이 글은 민주통신블로그의 [긴급속보] 경찰이 불을 질렀다!에 대한 트랙백입니다.

 

이 논쟁은 제 블로그의국가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더이다!!!포스트에 민주통신블로그님이 보내주신 트랙백을 제가 따라가서 작성한 댓글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반미 좀 하면 어때!" 뜨거운감자-평택 미군기지 이전)

 

- 님의 원문 글을 보면, 카메라 관련 부분이 훨씬 길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저의 입장을 밝힐 필요를 느꼈고, 그렇게 한 것 뿐입니다. (또한 해당 글의 댓글에서도 유독 카메라에 대한 얘기가 많더군요.)

뭐 여담일 뿐이었다, 라고 하신다면 더 이상은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담이냐 아니냐와는 별개로, 단지 "여담"일 뿐인 글을 평택 관련 논의 중간에 슬쩍 끼어넣어 전체적인 논지를 흐리려 한 님의 글쓰기는 그리 바람직한 글쓰기의 형태는 아닌 듯 보입니다.

여론전과 관련해서는, 그 글에 달린 언론기사로 이미 하셨잖습니까? 제가 말씀드린 여론전은 그러한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기자분이시니까 기사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또는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방법도 좋겠지요. 다만 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별개의 사안에 의도적으로 슬쩍 끼어넣는 형태의 여론전은,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으므로 지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위에 쓰신 글은 평택범대위의 문자메세지이군요. 평택지킴이들을 상대로,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날리는 문자입니다. 친구와 나누는 사담과 같은 성격의 글이지요.그게 무슨 여론전인가, 의아하군요. 혹시 직접 받으신 문자라면, 틀림없이 잘못 발송된 문자입니다. 그냥 무시하시고 삭제하시던지, 수신거부의 의사를 명확히 밝혀주시기만 하면 다시는 그런 불편한 문자는 보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만, "여론 조작"을 위한 문자가 아니라 "내부정보공유"를 위한 문자입니다. 사실과 다르다고요? 그럴 수도 있지요. 외부에 '널리 알리기 위함'이 아니라 '눈앞의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사실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2. 3. 4. 5. 6. 모두 서로간의 입장을 알았다는 것으로 갈음하자는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7.

 

적어도 지금 평택에서는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 바로 "미군기지 확장 이전"이고, 따라서 "미군기지 확장 이전에 반대"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농민의 생존권을 수호"하는 것과 같습니다.

계속 "여론전"이라고 하시면서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말씀해 주시지 않네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알려주세요. 평택 범대위가 어떤 면에서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고 농민의 생존권이라는 대중적 공감대를 예민하게 자극하면서 여론을 호도"(님의 글을 범대위가 여론을 호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제 나름대로 정리해서 호도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하고자 하는지요.

결과적으로, 님께서는 정답을 4) 한국사회의 일시적 혼란 야기라고 생각하신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고 가정하고 얘기를 하자면, 님은 지금의 평택범대위를 거대한 간첩조직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시는 것인가요?

만일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님의 엄청난 상상력과 공고한 레드 컴플렉스에 심심한 우려를 전하며 이만 토론을 접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님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제가 무슨 얘기를 드린다고 한들 들리실 리가 없으며 저 역시 그러한 사고방식을 가지신 분과는 더 이상 생각을 공유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러한 의도로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면, 앞질러 단정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위의 질문, 구체적인 여론전의 사례에 대해 답변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당당해지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스스로에게 당당하니까 국가의 공권력이라는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당하지 못한 자가 국가의 부당하다고 느끼는 권력행사에 이 정도로 온몸을 던져가며 저항할 수 있을까요?

경찰이라는 공권력에 대해, 어느 부분까지를 '필요악'으로 규정할 수 있나요? 님의 논리는 국민 대다수가 '필요악'으로 규정한 군대에 의한 광주사태 역시 정당화할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범대위, 또는 어떤 시민사회단체이든지간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제어옵션은 "지지받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입니다. 그러하기에 멀지 않은 과거 민주노총의 비리사건 때 해당 당사자 뿐만 아니라 온 지도부가 총사퇴를 하고, 지금까지도 "귀족노동자"라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제어장치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시민사회단체의 그것이 공권력의 그것에 비해 더욱 엄격하면 엄격했지 뒤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위임받은 권력이기에 무엇을 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이 말씀은 아니시겠죠? 그렇다면 위임받았느냐 아니냐는 더 이상 중요한 논제가 아닙니다. 평택에서의 공권력집행이 정당하냐, 그렇지 않냐로 귀결되겠지요. (위임받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처벌의 경우에 적용되는 태제이지 집행의 과정에서 적용되는 태제는 아닙니다.) 그것이 정당하지 않았다는 저의 주장은, 저의 첫번째 트랙백의 2. "왜 평택에서 '스트리트파이팅'을 하느냐?'에 대해서... 항목의 글로 대체하겠습니다.

 

 

첨언하여, 그럼 시위에 참여한 전,의경들은 모두 죽일놈이라는 말이냐... 절대 아닙니다. 시스템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이쪽, 저쪽으로 편을 나눠 서 있을 뿐이지 결코 그 전의경들이 "악"이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분노의 대상은 이러한 상황으로 몰아가버린 정부 및 국방부, 행정자치부의 수장들입니다. 판단은 가신들이 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실무자"에게만 돌려버립니다. 거기다 더해 그들을 압박해서 이젠 여론전의 선봉에까지 서라고 합니다. 자신들이 아무리 성명이니 입장이니 발표해봐야 욕만 들어먹을 것을 알기에 이젠 그러한 "입"의 역할마저 전가시킵니다.

 

다른 자리에서 만났다면 그렇게 서로를 잡아먹을듯이 싸울 이유가 전혀 없는 사람들입니다. 아니, 바로 나의 이웃이고, 선후배일 것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딜레마에 대해 이미 여러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심각하게 해소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번이라도 더 듣고, 한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와서 서로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사족 하나 더 달지요. 이번에 수용되는 270만평 중 농민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하는 땅은 70만평 정도입니다. 이번 평택 확장 미군부지 중에는 골프장 명목으로 80만평 정도가 잡혀 있다고 하는군요. 최소한으로 양보해서 골프장이라도 철회하고 기존의 군 골프장을 공동으로 사용케 하고 그 자투리 70만평의 땅이라도 평택 농민분들에게 돌아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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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8 15:37 2006/05/0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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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가 보기에는 그 민주통신블로그의 글 자체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을지언정 그 문제제기는 귀기울일 만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김종일씨의 행동은 단순히 개인이 개인의 카메라를 강탈한 사건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의 좌파운동 내부에 분명히 존재하는 파쇼적인 성격 - 책 "우리 안의 파시즘"에서 지적된것처럼 말이죠 - 의 노출된 한 단면이고, 그 행동의 순수성은 의심받아야 한다는 점 말입니다.

  2. 윤광웅국방부장관이나 노무현대통령이 단순히 한 개인이 아닌 것처럼 김종일씨의 행동 역시 단순한 개인의 행동이 아니죠. 김종일씨가 민주통신블로그 주인장의 카메라를 뺏고 린치를 가한 것이, 개인적인 원한관계에 의한 것이 아닌 그가 중책을 맡고 있는 범대위라는 집단의 이름으로 - 그 집단이라는 cause 때문에 - 이루어진 행위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더욱 더 그렇습니다.

    따라서 카메라 문제를 개인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이 가질 수 있는 의미를 축소하려는 시도가 되겠죠.

  3. 예, 그 카메라 문제에만 집중한다면,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민주통신블로그 주인장의 글만으로 판단할 때 분명히 김종일씨의 행동은 문제가 있는 행동입니다.
    "개인적"이라는 표현에서 의미축소의 의도가 보일 수도 있겠군요. 이전 글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저는 "개인적"이라는 표현을 "중요하지 않다"의 의미로 사용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글 남겨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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