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03/14 20:02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1.

 

언제나 그렇듯 여행은 허겁지겁 시작된다. 이번에도 역시, 몇 가지 일들을 처리하고 여행사에서 알려 준 시간에 30분이나 늦게 공항에 도착했다. 허겁지겁 시작해서 허겁지겁 며칠을 보내고 여행이라는 또 다른 생활양식에 적응이 된 것은 단체 패키지에 대한 실망과 후회를 느끼고 난 후였다.

 

새벽, 뭄바이 국제공항은 관광객을 마중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훅한 열대의 공기와 온도가 내가 도착한 곳이 인도임을 느끼게 했다. 나와 있는 대형 버스에 올라탄 후 호텔로 들어가 간단히 샤워를 하고 2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델리 행 비행기에 오른 후 강행군에 나섰다. 델리는 무질서함과 먼지, 소음, 도로 곳곳을 배회하고 있는 영양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아이들, 도로를 가로지르는 소와 염소, 아무데서나 노상방뇨를 하고 있는 남자들로 첫인상이 남았다. 11억 인구, 1인당 GDP가 천달러도 안 되고 국민의 40%가 빈곤층이며 80%가 힌두교도이고 10%가 이슬람인 다양한 문화와 신의 나라 인도는 역설적으로도 신으로부터 버림받은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부터 시작됐다.

 

#2. 꿉듭 미나르, 인디아 게이트, 델리 시내

 

정복과 파괴의 역사를 가진 인도. 하나의 종교가 다른 종교를 정복하기도 하고 반대로 정복되기도 한 나라. 그래서 다양한 문화들이 공존하고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력과 흡수력이 높은 만큼 배척도 심한 나라. 그런 투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거대한 붉은 탑... 그 탑이 세워지기까지 치열했을 전쟁과 죽음들.

 

델리에서 아그라로 이동하는 길. 길가를 채우고 있는 빈민들의 모습. 관광버스에 매달려 돈을 구걸하는 아이들과 쓰레기와 함께 천막을 치고 사는 사람들.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한다는 이 나라에서 만나는 빈민들의 모습. 빈민들의 저항을 조직하기에는 종교라는 이름의 이데올로기가 너무 크다.

 

돌에 구멍은 어떻게 뚫었을까? 섬세한 석공의 손길이 느껴진다.


힌두에 대한 이슬람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건축되었다는 72.5m의 승전탑.

잔인하지만, 아름답다.


 

기둥을 장식하고 있는 다양한 돌의 색깔이 그림같다.



여기가 인도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차선이 있는 도로

인디아게이트와 노란 풍선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람들

아그라로 가는길.

길거리에서 이발을 하는 이발사와 저녁을 먹고 있는 릭샤왈라를 지나치다.


아그라에서 묵은 5성급 호텔. 밤 11시에 도착했지만, 정말 화려했다.

아그라로 오는 길에 본 많은 빈민들의 모습과 겹쳐지는 이질적인 화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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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4 20:02 2008/03/1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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