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4/11/02 10:00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걍 몇 가지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생각들과 몇일간의 머릿속을 스쳐간 생각들... 왠지 기록해야 까먹을 것 같지 않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의 손예진처럼 조발성 알쯔하이머에 걸린것도 아니구먼 까먹는 것이 많다. 일상이 따뜻하게 익은 페스츄리처럼 한겹씩 쌓여있다. 페스츄리의 층을 부드럽고 맛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내 일상을 부드럽고 맛있게 만들어 줄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할 것 같다. #1. '정치조직'을 고민하다.


좋아하는 선배가 내민 가입원서에 그냥 싸인을 하던 학생때와는 다르다. '정치조직'을 고민한다는 것이 왠지 나의 '일상'과 '활동'을 고민하는 것과 같은 무게로 느껴진다. '하고 싶으면' 또는 '해야 할 것 같으면' 무작정 뛰어들어 뭔가를 하려 했던 예전의 내가 아닌갑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가 있으면 걍 따라가던 내가 아닌갑다. 무엇이 나를 변하게 했을까? 나이? 경험?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무엇에 대해 '신중'해야 하는 걸까? 내가 뭘 고민해야 하는 걸까? 내 이름 석자가 쓰여진 가입원서를 받아가겠다는 선배들의 결의를 저버리고 추천인란에만 싸인이 된 가입원서를 받아왔다. 내 이름 석자를 써 넣기가 이리도 고민될 줄이야.... 뭘 고민하고, 뭘 정리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 #2. 맨날 미안하기만 하군. 오래간만에 공공연대 집회에 나갔다. 주말이면 알바나 회의 일정으로 더 바쁘기 마련인데, 널널한 주말이었다(물론 있던 회의를 남들 핑계대고 취소해버린 나의 방만함이 작용했다. ㅋㅋ). 집회장 입구에서 우연히 만난 풀무원 춘천공장의 조합원 동지들...파업이 4달이 넘어가는 시점에 수서에 쳐 놓은 천막도 침탈당하고 직장폐쇄되어 있던 공장에서도 쫓겨나 강원본부로 가 있다고 하신다. 얼마전 재정사업 때문이라면서 모 사업장 수석의 연락처를 물어보던 위원장님이 생각났다. 바빠서 제대로 상황도 못 여쭤보고 허리두 많이 아프고 힘들실텐데 제대로 이야기도 못 들어드렸던 그날이 생각났다. 내 손을 꼭 잡으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시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뭔가 큰 죄를 지은듯한 느낌이 엄습했다. 맨날 미안하기만 하지 않으려면 좀더 열심히 살아야 할 거 같았다. 낙엽 다 떨어지기 전에 가을여행을 가야겠다. 춘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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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2 10:00 2004/11/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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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tdoctor 2004/11/02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렁 보고서 마무리 하고...미장원이나 갔다와야겠다. 머리카락을 손질하면 실타래가 좀 풀리려나?

  2. 미류 2004/11/02 1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을 손질해야, 실타래가 풀리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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