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림, 여행, 책... 일상의 문화적 향유가 어떤 이미지로 남았는지에 대한 기록'에 해당되는 글 176건

Posted on 2006/04/16 11:28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미하일 하네케의 영화를 즐기는 편이다.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장면에서 칼로 미련없이 자신의 가슴을 베어버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그들의 신경증과 불안을 드러내는 그의 영화에 흥미가 생겼다.

 

도대체 이번에는 어떻게 그 불안과 신경증을 드러낼 것인가?

 


 

이번 영화는 스릴러의 형식을 취한다.

 

누군가에 의해 감시된 나의 일상을 확인하는 끔찍함. 그리고 그 끔직함을 확대 재생산 하는 과거의 기억과 죄의식. 그리고 폭력을 부르는 내가 가진것에 대한 소유욕과 이를 확대 재생산 하는 비디오라는 미디어.

 

(이 지점에서 잠깐 하이텍 언니들이 생각났다. 매일 저렇게 내 일상이 감시받는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폭력인지...)

 

영화는 스릴러의 형식을 취하다가 결국 혼란에 빠진다. 누가 만든 비디오인지는 결국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마지막의 엔딩신의 또 다른 일상을 보면서, 조르쥬의 아들 피에로가 마지드의 아들을 만나는 일상들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보아온 영화가 완전히 엉키는 것이 당혹했다.

 

이번 하네케의 영화는 불안과 신경증을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방식으로만 보여줄 뿐이 아니라 그런 불안과 신경증의 근원이 그리고 이로 인한 폭력이 가진것을 잃지 않기 위한 몸부림임을 드러낸다.

 

그 가진것이라는 것이 거대한 그 무엇도 아닌 중산층의 안락하고 편안한 가정이든, 지식인의 허영이든 간에 조류주는 자신이 가진 그 어느 것도 흔들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신경증을 드러낸다.

 

내 시각에서 나의 일상에 균열이 가는 것을 참지 못하는 그리고 소유한 것을 그 어느 것도 잃지 않기위해 남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폭력과 '나는 책임이 없다'는 회피까지...

 

결국 타인에 대한 폭력은 소유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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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6 11:28 2006/04/1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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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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