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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8

 

 

0. 날짜로 제목을 대신하는 기능이란, 참 좋은 것이다

 

 

1. 두개의 심리테스트를 했어

하나는 '자원봉사형' 이 나오고 하나는 '달에서 온 치유자' 가 나왔다

지겹워

엄마, 자원봉사, 하녀병, 상담가 등등등등

비배려적일탈을 감행하지 못하는 내가 지겨워

나도 한번쯤 막말하고 되바라지게 따져보고 하나도 안착한 말 내 맘대로 막 뱉어보고 싶어

옳다고 생각안해도 필요하다고 생각안해도 후회할지 모른다고 생각해도 하고싶어

내 이름갖고, 내 얼굴갖고

아니, 어쩌면 그러지 않고라도 막말 해보고싶어

사실 나는 그런 욕망을 갖고 있는데 절대로 그렇게 살아보지 못했어

왜왜왜

그냥 날 이해해! 날 받아들여! 날 납득해!

아무런 설명없이 날 보여주고 싶어

미움받을까봐 두려워하지 않고 그냥 투정부리고 못된짓 하고싶어

싫어싫어

지겨운 삶, 구역질나는 삶에 대한 반항을 꼭 선언할거야

나도 그럴 수 있다구

너만 맘대로 사는거 아니야! 나도 맘대로 살 수 있어!

나도 말 할거야!

나도 그렇게 할거야!

나도 밀어내고 모른척하고 상처줘볼거야!

니 싫어!

라고 말할거야

 

 

2. 난 좀 감각적으로 보수적인가봐

사실 난 담배피는 중고등학생을 보면 속으로 쯧쯧, 해버리고 있곤 한데다가

어른에게 예의바르지 않은 행동들이 나쁘다고 생각하고

나쁜 어른들 앞에서도 반사적으로 굽신굽신 헤헤 하고말아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내 싸대기를 턱잡고 백대 때려주고싶어

 

 

3. 내 배역에 지쳤어

난 연락도 안하고 지내는 사람이라도 일촌을 끊지 못해

난 내 방명록에 남겨진 글에 리플을 안달 수가 없어

난 온 전화에 꼬박꼬박 답을 하고

온 문자에 꼭 답장을 보내줘

약속을 못지키면 몇번이고 사과하고

나와 만나는 사람의 이후 일정을 자꾸만 눈치보고

혹시나, 혹시나, 하면서 자꾸만 나 혼자 에너지 낭비하고

무언가를 자꾸 묻고

격려하고 토닥이고 맨날 울고

그냥 나는 그런사람이려니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이제 너무 지겨워서

이제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될까봐 너무 겁나

나 지금 진짜 그래

노력하면 늘 이해받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동체의 윤리도, 나선형의 관계맺음도

무엇하나 갖고 있지 못해서 더이상

아무것도 영원히 끝나지 않을것 같다는 위태로움만이 있어서

싫어

진짜 싫어

싫다고 말하고 나니까 진짜 진짜 더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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