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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26
    잘라지지않는 상념
    Fabi
  2. 2007/06/25
    여름오는 소리(4)
    Fabi
  3. 2007/06/24
    왜 돈은 없어지지?(1)
    Fabi
  4. 2007/06/24
    모기장 준비
    Fabi
  5. 2007/06/24
    낯선 손님
    Fabi
  6. 2007/06/21
    시간을 경험한다
    Fabi
  7. 2007/06/20
    2007/06/20
    Fabi

잘라지지않는 상념

 

 

 

얼러도보고 달래도보고 같이 울어도보고 웃기도했던 수많은 시간과 감정을 뒤로하고 떠나는 사람을 잡을 말들이 차마 내 입에서 떨어지지 못했다

너를 이해한다고, 이해한다고 이야기하다보면 넌 그냥 안심하며 날아갈것 같고

그러지말라고 그러지말라고 매달리다보면 더 질려서 날아갈것 같아서

늘 두렵고 아픈 가슴 한켠만 쥐어흔들며

바라만 보고, 맴맴도는 말만 건내고.

 

그렇게 많이 어르고달랬던, 더 많이 함께 느끼고자 노력했던 너는 없고 다른 사람들이 네 자리를 채웠는데, 지금도 생각해

너에겐 뭐가 그렇게 버거운 일이었을까

나에겐 무엇이 그렇게 모자른 것이었나

왜 너는 가고 이 사람이 내 옆에 있을까

 

결국 나는 너도, 남은 사람도 아니고 내 생각만하며 살아왔는지 몰라

나를 이해하고 설득하기에도 급급한 세상이라

 

그래도 그냥 흘러흘러가지만은 말아야하는데

어떻게 부여잡지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래도 .

 

퍼붓고싶지 않아 잘깍여진 면만을 네게 보이며 빙빙 돌아왔지만

이제 나도 별로 위로가되지 않는 사람인가봐

 

이렇게 많이 생각할거면 그래도 더 얘기할걸 그랬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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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오는 소리

 

 

오늘은 처음으로 매미우는 소리가 들린날

 

가을까지 피어있을 주황색 꽃들이 처음 얼굴을 내민 날

 

 

 

 

 

다음주엔 봉숭아물을 들여야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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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돈은 없어지지?

 

 

변하지 않는 숙제,

왜 돈은 사라지는걸까 ; _ ;\

 

돈은 있는듯 하다가 갑자기 없어진다

슈슈숙-하고.

 

 

 

 

 

돈이 있으면 난 무계획하게 사용한다

영화도 막 두편씩 보고, 친구들 후배들 밥도 사주고 카페에가서 커피도 두번시켜 먹는다

보통은 아메리카노를 리필해서 먹지만 돈이 있으면 어쩐지 에스프레소니, 바닐라니, 이런게 먹고싶은거;

선물도 막 사주고 사고싶은 책도 막 사고

근데 사실 펑펑쓰진 않는데, 암튼 그렇게 쓰고나면 며칠 안지난 사이 왠지 모르게 통장은 텅텅

 

 

늘 돈이 있을땐 지를까말까 고민되는 물건이 생긴다

그래, 술좀 덜먹자. 생각하고 지르고나서

술을 먹는다 'ㅗ';;;

돈이 없어서 허덕허덕 대다가 돈이 좀 생기면 담배를 사서 쟁여놓는다

밥을 굶는다

아, 짐승같은 소비의 패턴,

계획적으로 바뀌어야하는데 말이지.

어떤 달은 노트와 펜을 막 사대고, 어떤 달은 스카프를 막 사댔고, 최근엔 베이킹 도구들을 사들였다. 종국엔 비슷한 소비를 하고 있다

술과 담배를 안사니까 난 조금 더 비싼 밥 먹어도 될거야.. 라던지

술안먹으니까 이거 사도 괜찮을거야.. 라던지

술을 끊은 뒤 나의 문제점은 대부분이 지른 책과 악세사리인듯

괜히 브로치니 목걸이니 하는것들이 땡기는 나의 욕구가 너무 싫다

덜 소비하고 많은 것을 살리는 삶을 살야하는데 난 너무 문제가 많아

 

 

'부츠신고 학교다니는 애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어'

라는 나의 친구를 난 이해할 수 없지만

일년에 채 두번 입을까말까한 원피스를 갖고 있는 나를 보는 것도 싫은 일이다

 

이건 꽤나 부끄러운 독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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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장 준비

 

주말 사이 서울에 다녀왔다

아, 차비가 너무 비싸서 못살겠어..

 

 

서울에서 양평으로 오는길에 이마트에 가서 텐트형 모기장을 샀다

촥 펼쳐지는 모습을 보니 좀 비싸다고 생각하며 무거웠던 마음이 저멀리 날라갔다

그간 벌레땜에 한여름은 어떡하니 걱정했던 모든일이 날아갔다. 훨훨-

 

 

난 좀 정신병이 있는데,

벌레를 보면 내 입으로 들어올것 같은 상상이 끊임없이 든다

개구리나 곤충을 보면 밟아 죽일것 같은 상상이 든다

 

심지어 입이 까칠한거같고 발이 뭉클할것 같은 상상까지.

벌레가 나타날때마다 소진되는 나의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

등에 땀이 쭉, 소리는 꺄, 심장은 덜컹

사람들이 엄청 싫어한다

나땜에 자기까지 놀란다고.

근데 어떡해

난 진짜 너무 무서운걸.

 

 

 

시골에 살다보니 조금 면역이 되어서 이제 파리채로 제법 잡는다.

 

 

 

 

 

 

 

비가 오는데 뜬금없이 바다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시원한 바다바람을 맞으면서

머리가 헝클어지고 짠기가 베어 엉망이 되고 모래바람에 눈이 따가워 찡그리고 있어도 괜찮은 사람과

아무말하지 않고 앉아 있음 좋겠다

 

이럴땐 운전을 못하는게 쵸큼 아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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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손님

 

 

 

이사를 했다

이사를 했다는 집으로 밤 늦은 시간 버스를 타고가는데

종로부터 온 몸에 흙을 묻히고 비틀거리던 어떤 언니가 내가 내리는 거의 종점까지 쿨쿨 자고 있었다

 

집이 어디냐는 기사아저씨의 종용에 여기가 맞다며 무작정 내리는데

지갑도 떨어뜨리고 몸은 중심도 잡지 못하고 하기에 부축을 한 채 길을 걷게 되었다

한참을 말 한마디 알아듣지 못하다가 집이라는 쪽으로 데려다주고 있는데

정신이 조금 들었는지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백번쯤 하기 시작했다

 

"언니, 미안해요. 너무 미안해요, 진짜 이런거 처음이예요. 알죠?"

내가 어떻게알아요-_-;; 싶으면서도 암튼 괜찮다고 이야기하면서 데려다주고 있는데 정류장에서 가장 먼 아파트까지 갔을때 자기집은 여기가 아닌데 왜 여기오는 버스를 탔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그 언니의 집은 서울의 남쪽 경기도인 우리집과는 완전 반대인 북쪽 경기도. 종로에서 버스를 타고 반대방향으로 서울을 가로질러 온 것이다

 

 

새벽 2시고, 여전히 취한 상태라 택시는 위험할듯 하고 돈도 10만원은 나올거같고 -ㅅ-; 해서 우리집에 가자는 쪽으로 흘러흘러갔는데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나도 우리집 한번도 못가본데다가 이사한지 이틀밖에 안되서 집은 엉망일테고, 언니의 결혼은 일주일도 남지 않아 가족들은 완전 녹초인데다.

(이런건 사실 별 이유가 아닌데)

모르는 사람을 집으로 데려가서 (그것도 술에 취한;) 갑자기 하룻밤 재운다는 것의 생경함은 꽤 뻔뻔한 나도 어떤 목소리와 표정으로 해야하는 일인지 잘 모르겠는 일이었다

하지만 서울 반대편의 낯모르겠다는 동네에 술에 취해 흙에서 구르고 비틀거리는 언니를 버리고 갈수도 없고 이미 "하루 신세지면 안될까요"라고 애원하는 사람에게 "택시타세요"라고 이야기할 자신이 없었다

이게 잘 하는 일일까 뭘까 싶으면서도 가족들도 있고 하니까 괜찮겠지. 생각하며 집까지 갔는데

 

가족들의 반응은 상상초월이었다

 

 

 

마침 와있다가 집에 가려던 이모는 젊었을때 술취한 사람을 재워줬다가 금고가 털렸다고 하며 절대 안된다고 가족들을 선동(;;) 해 놓은 상태이고, 걱정 많은 우리언니도 비호감스러운 상황이라며 난색.

나처럼 맘약한 엄마만 막상 눈앞에 두고보니 거절 못하겠는지 들어가자고 했다

칫솔과 갈아입을 옷을 챙겨주고 그녀가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흉기가 있을지 모르니 가방을 살짝 봐야하지 않을까," 라느니 "집에 있는 칼을 안보이는 곳에 내려놓자"라느니 "어디어디 불을 꼭 켜놓자" 등등의 이야기들이 형부와 언니에게서 좌르르...

아빠가 오고나니 더욱 가관이었다

씻자마자 방에서 자고 있는데 늦게 아빠가 도착해서는 술취한 사람을 왜 도와주냐며 빨리 보내라는 것이었다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집에 들인것에 대해서 나에게 "별짓을 다한다" "도와줄 사람이 있고 안도와줄 사람이 있지 술취한 사람을 돕냐"는 등의 말을 쏟았다

엄청 기분이 상한 내가 (좋은 일 했다고 칭찬까진 아니어도 이런 죄스러움을 느낄줄은 몰랐기에) 뚱하게 있자 엄마가 아빠를 방으로 데려가서 설득을 했는데. 그냥 엄마는 뭐, 여자앤데 밖에 내보내서 어떡하냐. 당신딸이 밖에서 있다고 생각을 해봐라 등등의 이야기를 하고, 아빠는 정말 말도안되는 상황을 다 본다는 듯한 반응의 연속.

 

 

 

 

 



 

 

첫째, 예전 남자친구의 경험담.

그 친구가 강남역에서 술에 취한 여자에게 찝적거리는 남자들을 보고 안되겠다 싶어서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부모님과 함께 산다) 여동생과 같은 방에서 재운 뒤, 아침에 일어난 그녀에게 해장국을 끓여주고 세상이 무서우니 조심해야한다고 앞으론 조심하시라는 걱정어린 충고를 했다는 정의로운 이야기를 참 나에게 자랑스럽게 했다. 부모님께 크게 칭찬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그 이야기를 들었을 당시에도 "자기집으로 데려가서 재우고 아침에 조심하라는 충고를 해주는 것이 정말 그 사람에게도 좋은 일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어제 이 일을 겪고 나서 "왜 내가 데려온 사람은 환영받지 못했나" 라는 질문이 들었다.

 

오지랖으로 따지면 앞서 이야기한 친구가 훨씬 높다. 강남역 부터 분당까지 들쳐엎고온 성심성의부터 시작해서 해장국과 충고로 깔끔한 마무리. 하지만 난 어쩌다보니 '꼬인다, 꼬인다, 어, 어,' 하다가 만난 일이었을 뿐인데 '주제넘는 짓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난 부모님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엄마아빠는 꽤 나를 신뢰하는 편이고 요즘엔 떄때로 의지하기도 한다. (감정적인 면에서) 그렇더라도 여자인 나는 집안의 갑작스러운 익명의 손님으로부터 가족들을 지킬 수 없는 사람(자원이 부족한 사람)이기에 책임질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른 것이 되어버렸다. 이것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기준은 전혀 없다. 내가 했던 그녀에 대한 염려와 피치못할 사정들은 모두 사라지고 무능력한 내가 가족들께 미친 심려!만이 남았다.

아빠는 왕마초야, 짜증나!

라고 이야기하고 싶은건 아니다. '가장'이라는 이름아래 가장 권위적이고 매섭게 나를 질책한 사람은 아빠였지만 모두 나를 똑같은 시선으로 보았으니까. 그리고 내 친구의 부모님도 같은 매커니즘의 사고를 했을테니까. 그냥 나에겐 같다.

 

슬펐다

 

 

 

사람들은 "여자라서 차별받았어"라고 분노하는 상황은 "여자니까 부반장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던지, "여자니까 돈을 적게 받도록해", "여자니까 커피타" 라고 이야기하는 상황이 제일제일 상처받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외의 감정들에 대해서는 "오바"라는 한마디로 일축한다.

그 말은 얼마나 무섭냐면 순식간에 난 나의 상처에만 눈을 희번뜩이는 과장된 사람으로 만들어진다. 너의 더러운 사고방식과 과잉된 욕망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어야한다는 공표와 같다.

하지만 난 정말 이런 순간에 상처받는다.

부엌일을 해야하는 추석기간에 내가 안하면 엄마가 더 많이하니까 난 일을 한다. 하지만 돌아서서 과일을 먹고있는 큰아빠 앞에서 진짜 바쁘다고 자꾸 되뇌인다던지;; 허리가 아프다고 한다던지;; 일을 하다가 누가 다쳤다라던지 하는 이야기들을 괜시리 흘리며 나름의 저항을 할 수 있는 빈틈이 있기때문에 견딜만하다.

하지만 어제 있었던 이런 나의 좌절을 난 누구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공감받고 인정받을까.

잘 모르겠다.

 

주절주절한 이 글을 쓰면서도 난 별로 설득적이지 않은거같아, 라고 생각하며 슬퍼하고 있는걸.

오버랩된 모든 경험과 기억들위에 하나의 패배감이 툭, 던져졌어

 

 

 

 

여성의 경험이 경청되어야한다고 이야기하는건 너무 한계적이다

여전히 타자의 경험으로 묶는다는것, 여성이 동일 범주화 되지 않는다는 것, 피해집단으로 선험적 규정을 짓게 한다는 것, 서술적 특권을 독점한다는 것.

이 모든 것이 한계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경험은 어떻게 일반화 될 수 있을까

차이를 밝혀내고, 전체의 공존속에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일은.

만인 속에 완전한 자기 해방과 자기해방을 통한 만인의 해방은.

어떤 새로운 여성담론을 통해서 가능할지 물음표물음표물음표 백개다

 

 

 

 

 

 

 

 

둘째, 도울만한 사람과 돕지 말아야 할 사람이라는 구분.

아, 엘리자베스 여왕님이라도 다시 오셔서 구빈법을 말씀하시는건지 뭔지

난 그냥 이 말을 아빠가 하는데 숨이 턱 막혔다

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라는 것

도울사람과 돕지 말아야 할 사람에 대한 구분이 술에취한 여성을 보면서 든다는 것이 놀라웠달까

돈을 먹고 도망치는 정치인이라던지, 살인범이 죽음의 위기에 처했다던지, 이런건 일반예시로 나와도 그러려니 싶을 수 있지만 "술에 취한 부도덕한 사람을 왜 돕냐!"는 것은 어디로부터 어디로 머리와 꼬리를 단 생각인지 상상이 안되는 것이야 -ㅁ-

심지어 그시각, 자기도 술먹고 두시에 콜택시타고 왔으면서..

 

힘빠져서 길게 얘기하기도 싫다... ; _ ;

 

 

 

 

 

 

 

 

난 좋은일 했는데 우리가족들 되게 못됐다! 하는 기분은 눈꼽만치도 들지 않았어

나도 사실 무서웠거든. 요즘 세상이 좀 무서워야말이지..

그리고 나같으면 술이 아무리 취했어도 모르는 사람한테 재워달라 소리는 못할거란 생각도 백번했어. 당연히 나도 그렇게 순진하고 착하진 않아.

하지만 내가 아빠한테 들은 얘기는 날 완전 망실망실망실하게 만들기 충분했어요

그냥 난 그래서 좀 상처받았다고 우리가족들 아무도 안보는 불로그에 입으로 똥을 싸고가는것 뿐이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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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경험한다

 

 

 

시골에 내려와 산지 꼬박 한달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이 곳에서 하루를 보내면서

난 고등학교를 졸업 이후 처음으로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

같은 시간에 세끼 밥을 먹고

계산하며 하루의 시간을 사용한다

 

 

 

지난 사년간은 벼락같이 흘러왔던 시간이었다

일이 있는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고, 혹은 일어나지 못하고

일을 끝내는 것에 맞게 시간이 지나가있을 뿐이었다

점심약속과 저녁약속, 회의 일정을 기준으로 하루는 쪼개어질 뿐이었다

꼭 무엇이 싫다, 혹은 좋다. 그런건 아니고

그냥. 난 그랬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커텐을 젖히며 하늘을 보고 창문을 열어 공기의 습도를 느끼며 오늘의 날씨는 어떨까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하룻동안 읽어야 할 책이나 혹은 할 일들을 늘어놓고 어떤 것을 먼저할까 선택하고 하고싶은 일들을 느릿느릿 하나씩 하나씩 해나간다. 덜되면 덜 된대로, 일찍 끝나면 별자리책도 힐끔 들여다보면서-

 하루하루가 지나갈 수록 '이 동네 사이클'에 익숙해져가는 것이 놀랍다.

 

시골의 하루는 서울과 너무 다르다

아직 열시밖에 안됐네, 가 다반사였던 서울 생활에서

벌써 열시네, 얼른 잘준비 해야지, 가 되어버렸다

시골에선 아침에 일어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할머니한테 밥도 얻어먹지 못하고, 일도 하지 못하고, 하루가 짧아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날이 되어버린다

난 지금까지 아침에 무언가 활동 한다는 것이 어색할 때가 많았는데.

 

 

 

 

고추잎을 따고 하루가 다르게 비좁아져가는 옥수수밭 길을 지나며, 찔레꽃이 지고 밤꽃 냄새가 넘실대고 망촛대가 높이자라가는 모습을 보며, 새까맣게 열렸다가 세찬 바람에 새까맣게 바닥을 물들인 오디열매를 보면서 하루의 시간을 꼭꼭 눌러담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해가 뜨고 바람이 불고 달과 별이 뜨는 시간이 변해가는 걸 느끼면서

점점 커져가는 나방의 모습을 보면서

뭉글뭉글하게 내가 경험한 시간이 저 모든 것에 꼭꼭 담겨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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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0

 

 

한번 떠났던 블로그를 찾아 다시 쓰물쓰물 들어왔다

 

블로그를 떠난 이유는 할 이유가 없어서,

블로그를 다시 여는 이유는 하고싶은 말들이 턱까지 차서.

 

 

 

 

근데 난 늘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아

난 왜 블로그에 글 쓰는게 어색하고 이상한걸까

인터넷 공간 활용 능력이 싸이월드 외에는 0%에 가까운거같아 

블로그랑 친해져야지..

 

 

블로그를 활용하기 위해선 파괴해야할 상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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