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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러 틀어쥔 무서운 김정은위원장 외교 전략

미중러 틀어쥔 무서운 김정은위원장 외교 전략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10/28 [02:25]  최종편집: ⓒ 자주시보
 
 

 

▲이 사진은 러시아의 수직갱에 설치된 고정발사대에서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가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장면이다. 3단형으로 설계된 토폴-M은 8축16륜 발사대차에 탑재되기도 하고, 수직갱발사대에 장착되기도 한다. 러시아는 3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된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들어내고,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전투부 개조작업으로 토폴-M을 만들었다. 그래서 토폴-M은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재돌입체에 스크램젯을 부착한 조종재돌입체는 크고 무거워서 토폴-M 전투부에 1개밖에 장착될 수 없다.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가 장착된 토폴-M 전투부 덮개가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된 까닭이 거기에 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러시아의 타이픈급 잠수함에서 '블라바'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타르타스 통신, 디플로매트 등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11월 3∼14일)을 앞두고 러시아가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3발,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이용한 다수의 순항미사일 등을 시험발사하였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훈련에 참가해 탄도미사일 발사 버튼을 눌렀다.

 

▲ 2017년 10월 26일 러시아에서 4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 발사 장소와 목표지역들     © 자주시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핵미사일 탑재 전략 핵잠수함(SSBN)이 26일(현지시간) 오호츠크 해에서 가상 표적인 서북부 아르한겔스크주(州)의 '치좌' 훈련장을 향해 2기의 SLBM을 시험 발사했으며 북해함대 소속 다른 SSBN도 북해에 가까운 서북부 바렌츠 해에서 극동 캄차카 반도 내 '쿠라' 훈련장을 향해 SLBM 1기를 발사했다.

이와 함께 북부 플레세츠크 기지에서도 전략미사일군이 이동식발사 차량으로 ICBM RS-12M '토폴'(Topol) 1기를 캄차카 반도의 쿠라 훈련장으로 발사하는 등 이날 하루에만 4기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미사일 발사시험이 엄격한 군 훈련계획에 따라 이뤄졌으며, 모두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장거리 전력폭격기인 투폴례프(Tu)-160, Tu-95MS, Tu-22M3 등이 극동 아무르주의 '우크라인카', 남부 사라토프주의 '엥겔스',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주의 '샤이코프카' 군용비행장 등에서 각각 이륙해 캄차카 반도의 '쿠라' 훈련장과 북서부 코미공화국의 '펨보이' 훈련장, 카자흐스탄의 '테렉타' 훈련장 등에 있는 지상 목표물들을 순항미사일로 타격하는 훈련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한의 잇따른 핵ㆍ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으로 한반도 군사위기가 고조되던 지난달 이후 토폴과 RS-24 '야르스'(Yars) 발사시험을 잇달아 한 바 있다.

 

최대 사거리 1만1천㎞인 토폴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보다 폭발력이 53배나 큰 800kt의 핵탄두 한 발을 기본적으로 장착한다. 

최대 사거리가 1만2천㎞인 야르스는 150∼250㏏(TNT 폭발력 15만∼25만t) 위력을 가진 MIRV를 4개 이상 탑재한다. 야르스는 특히 적의 방공망을 교란할 수 있는 미끼 탄두(decoy), 대응장치 체계 등을 장착, 사드 등 미국의 MD 망을 뚫을 수 있는 효과적 무기로 평가받는다. 1만㎞가 넘게 떨어진 목표물에서 벗어나는 오차를 표시하는 '원형 공산 오차'(CEP)는 150m에 불과하다.

 

지도상에서 거리를 측정해보니 잠수함발사용이건 지상발사용이건 탄도미사일들이 사거리 5000-6000km를 비행했다. 실제 사거리보다 절반 가까이 줄여서 쏜 것으로 아마도 고각발사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 돌이킬 수 없는 러시아와 미국의 대결전

 

문제는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맞추어 이런 강력한 핵전력을 과시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는 돌이키기 힘든 대결전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은 러시아 서부에서 나토무력을 동원하여 무력시위를 하는 등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하였고 이에 대응하여 러시아도 벨라루스와 강력한 연합훈련으로 맞섰다. 그 연합훈련이 끝난 후에도 러시아군 주요 장비들을 철수하지 않고 벨라루스에 그대로 배치해두었다며 훈련 이후에도 미국은 러시아에 시비를 거는 중이다.

 

뿐만 아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8월 말 미국 내 러시아의 워싱턴 대사관 상무부, 뉴욕 총영사관 영사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3곳을 폐쇄했다. 이는 러시아가 지난 7월 자국 내 미국 외교관 755명을 추방하기로 한 데 대한 맞대응이었다. 특히 미국은 이 폐쇄된 러시아 영사관 문을 뜯고 들어가 러시아 국기까지 강제로 내리는 등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외교테러를 자행하자 러시아에서 강경 항의하는 등 날로 두 나라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중동 시리아에서도 IS 축출을 위해 러시아와 미국이 모두 자국에게 유리한 세력을 지원하며 맞붙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정부군을 돕고 있으며 미국은 자유시리아군 등 친미반군을 지원하고 있는데 현재 전과는 러시아와 시리아정부군이 압도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러시아와의 군비경쟁을 끝내지 못한다면 미국의 군사비 지출을 줄일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망쪼가 들어가는 미국 경제를 다시 추스려세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러시아와의 대립을 피하려고 했지만 집권 초부터 러시아 스캔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친러 인물로 분류되었던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선임되자마자 낙마하고 러시아의 트럼프 대선 지원문제에 대한 조사가 확대되었다. 

그 수사를 담당했던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해임해버리자 미국의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공화당까지 가세하여 특검을 결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탄핵불사 엄포를 놓자 결국 트럼프도 특검을 받아들인 상태이다.

 

북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했을 때 러시아가 동북아시아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 등을 진행한 것은 북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핵미사일을 빌미로 무력을 증강하는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사드 배치 등에 대해서도 그래서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북의 지휘봉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와 끊임없는 군비경쟁에 빠져들어 막대한 군사비를 쏟아붓게 되는 형국이다.

 

 

▲ 2017년 9월 22일 이란이 시험발사에 성공한 코람샤흐르 신형 다탄두 미사일     ©자주시보

 

 

✦ 미국의 대북제재는 제 이마 찍는 부메랑

 

중동의 시리아도 친북국가이다. 북의 군사적 지원으로 정부군의 전과가 확대되면 미국도 더 많은 전비를 투여하지 않을 수 없다. 중동의 이란도 최근 신형 탄도미사일 코람샤흐르 시험을 전격 단행했는데 북의 신형 화성-12형과 똑같은 엔진화염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그런 이란에 대해 핵합의 파기 수순에 돌입했다. 다시 이란과 나토, 이란과 미국의 전면적인 군비경쟁이 재개될 상황이다.

이란에서 미국 동부 즉 대서양 건너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직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그 미사일에 장착할 핵무기라도 개발하게 되면 미국은 더욱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지금도 미국은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막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한화 약 100조가 넘는 돈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란의 미사일까지 막으려면 금고 바닥까지 긁어야할 것이다.

거기다가 러시아의 엄청난 핵전략무기에 대한 대응책도 세워야 하며 날로 커가는 중국의 군사력에도 대항해야한다. 

 

북의 핵전략미사일 한 발을 시험발사하면 그것이 미국의 대응군사적 압박을 낳고 그것이 다시 러시아와 중국의 엄청난 군사력 증강의 빌미가 되고 있다. 이것이 중국 러시아만이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군사과학기술이 약한 나라들은 모두 북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다. 미국은 물론 중국도, 러시아도 전략적인 무기 기술은 절대로 넘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인도에서 아무리 미국이 대북 제재와 압박에 동참하라고 해도 평양에 있는 인도 대사관만은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은 이유도 이런 맥락과 닿아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도 든다.

미국의 압박에 친북적이었고 북과 군사분야 교류를 해온 미얀마 등 동남아국가들과 우간다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북과 교류를 일부 접을 수는 있겠지만 뒤로는 더 맹렬하게 군사기술 거래를 진행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사실, 러시아도 미사일과 전파교란 등의 핵심 기술을 북에서 도입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으니 북의 세계적 군사기술 영향력은 현재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죽했으면 친미 리비아정부가 군 재건을 북에 동째로 맡기겠다는 발표까지 했겠는가.

 

결국 미국의 대북 제재와 압박은 강하게 던지면 던질수록 더 세게 날아와 미국 자신의 이마를 찍는 부메랑과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본지의 권말선 시인은 미국의 대북제재에 대해 불이 무서워 꺼버리겠다고 삼켜버리는 것과 같은 행동이라고 풍자했는데 매우 정확한 촌철살인이 아닐 수 없다.

 

 

✦ 러시아를 지렛대로 지구를 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즈음 한 해에 몇 번씩 중국을 방문하며 북중관계를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리던 시기 중국이 아니라 러시아를 지렛대로 지구를 뜨겠다고 북 측근의 입을 빌어 세계에 발표한 바 있다. 그땐 그 말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중국을 지렛대로 삼는다면 조금 이해가 되겠는데 북과 당시 매우 관계가 소원했던 러시아를 지렛대로 삼는다니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등 미국과 러시아의 치열한 대결전을 보면서 그리고 최근 북러관계가 밀월 수준으로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이제야 그 의미를 조금을 알 수 있었다.

 

러시아와 미국의 갈등 심화는 결과적으로 판가리 최후의 북미대결전을 펴고 있는 북에게 나쁠 것이 전혀 없는 일임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 아닌가. 미국이 온 동맹국을 총동원하여 북에 제재를 가함으로써 마치 내일 당장 북이 망할 듯이 세계 언론을 이용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데 사실 이중 삼중 궁지에 몰리고 있는 쪽은 미국 자신이 아닐 수 없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시진핑 주석의 2기 출범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냈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의 관계까지 강화할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 같다. 사드배치와 미국의 핵심 무력을 서태평양과 동남아 해역으로 집중시키는 미국의 행보로 인해 중국과 미국의 관계도 점차 첨예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날아간 전문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자명한 일이다. 

 

문제는 이런 이치를 미국이 뻔히 알면서도 피할 길이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러시아나 이란, 중국 등과 군사적 마찰을 피하려고 해도 북이 핵미사일 펑펑 쏘아대면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만다. 어떻든 군사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그런 나라를 또한 자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세계 외교의 지휘봉을 북이 쥐고 있는 형국이란 것이다.

 

미국이 북의 지휘봉을 꺾을 유일한 길은 대북적대시정책을 근본적으로 철폐하는 것인데 그것은 또 미국 패권의 붕괴를 의미하게 된다. 참으로 곤혹스런 미국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외교전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전략이 무시무시하다. 매우 폭넓게 보고 정확한 행동 지점을 포착하며 제 때 적중한 공격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보당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일심단결 사상적 지도능력, 경제건설지도 능력, 군건설능력만이 아니라 외교전 지휘능려도 반드시 눈여겨 보아야 할 것 같다.

 

10월은 자주시보 후원확대의 달입니다.

기자는 퍽 늘었는데 점점 정기후원이 줄어들어 후원히 절실한 상황입니다.

애독자 여러분들의 따뜻한 후원격려부탁합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5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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