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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학생 100명, 대통령에게 '평화 요청' 편지

"북한 대통령에게 개성공단 열라고 해주세요"

초등학교 4학년 학생 100명, 대통령에게 '평화 요청' 편지

13.04.09 20:35l최종 업데이트 13.04.09 21:49l

 

 

초등학생이 쓴 편지.
ⓒ 윤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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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저는 11살이어서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전쟁이 나면 죽을 것 같아요. (중략) 이 나이에 무덤에 가기 싫어요. 제발 살게 해주세요."

9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4학년 3개 반 학생 100여 명이 쓴 '박근혜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학생들은 4학년 <도덕> 과목 '나라와 나' 단원 첫 시간에 교육과정에 따라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게 된 것이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전쟁 막아주세요"

학생들의 편지 내용은 최근 강경대치로 치닫는 남북관계에 영향을 받은 듯했다. 편지 속에 전쟁 불안감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전쟁'이란 낱말에서 '죽음'을 떠올리며 "우린 아직 할 일이 많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대통령도 전투 도중 돌아가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초등학생 편지.
ⓒ 윤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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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존경하는 ○○○입니다. 전쟁을 막아주시면 안될까요?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는 11년밖에 못 살잖아요."

"지금 막 뉴스에서 전쟁이 난다고 해요. 저는 11살에 죽기 싫어요. 엄마, 아빠도 보고 싶고 동생도 보며 살고 싶어요. (중략) 대통령님이 얼마나 바쁜지 잘 알지만 이건 꼭 이루면 좋겠습니다. 전쟁 반대."

"저는 아직 11살이라서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식구들이랑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그리고 아직 엄마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요. (중략) 소원을 들어주세요."

"만약 전쟁이 일어나 수많은 사람들이 없어진다면 이 나라가 없어질 수 있어요. 다시는 6·25전쟁처럼 되면 절대 안 돼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해요."

상당수의 편지에 태극기를 그려놓은 초등학생들은 나름대로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법도 제시했다. 한 학생은 "북한을 이긴다고 통일이 되지는 않는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남북이 웃는 모습"이라고 적기도 했다.

"북한을 이긴다고 통일이 되지 않아요"

초등학생이 쓴 편지.
ⓒ 윤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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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이지만 우리나라를 지키고 싶어요. 북한을 이긴다고 통일이 되지 않아요. 우리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 남과 북이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중략) 제발 대통령님 전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통령님. 전쟁이 나지 않게 북한과 화해를 하게 도와주세요. 우리나라를 평화롭게 해주세요. 사랑합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대통령님도 전투 도중 돌아가실 수도 있어요. 제발 북한 대통령에게 개성공단도 열어달라고 하시고 전쟁도 멈추게 해주세요. 이 땅이 북한으로부터 평화로워야 우리 모두가 살아남아요."

초등학생이 쓴 편지.
ⓒ 윤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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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등학교에서 교과전담교사로 도덕과목을 지도하고 있는 윤아영 교사는 "편지 내용을 읽어보니 11살 아이들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주먹보다는 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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