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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일방적 핵포기 강요하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북 "일방적 핵포기 강요하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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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6 11:48:00 수정 : 2018.05.16 11:56:16
 

북한이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 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한 16일 오전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미군 F-22 랩터가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 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한 16일 오전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미군 F-22 랩터가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개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존 볼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난하며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다가오는 조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같은 내용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제1부상 김계관 동지의 담화’를 보도했다. 
 

북한이 한·미연합공중훈련을 비난하며 이날 새벽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무기연기한다고 통지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은 다음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의 진행과정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상은 “조·미 수뇌회담을 앞둔 지금 미국에서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들이 마구 튀여나오고있는 것은 극히 온당치 못한 처사로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튼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니,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페기’니 하는 주장들을 꺼리낌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상은 “세계는 우리 나라가 처참한 말로를 걸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아니라는 데 대하여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면서 “핵개발 초기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부상은 “우리는 이미 볼튼이 어떤 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김 부상은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하였고 이를 위하여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핵위협 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그 선결조건으로 된다는 데 대하여 수차에 걸쳐 천명하였다”면서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한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부상은 “전 행정부들과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핵이 아직 개발단계에 있을 때 이전 행정부들이 써먹던 케케묵은 대조선 정책안을 그대로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은 유치한 희극이 아닐 수 없다”면서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의 전철을 답습한다면 이전 대통령들이 이룩하지 못한 최상의 성과물을 내려던 초심과는 정반대로 역대 대통령들보다 더 무참하게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지만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상은 북핵 6자회담의 북측 수석대표로 장기간 활동하는 등 북한 외무성의 대미외교 핵심으로 활동해 왔으나 최근 활동이 뜸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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