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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대통령 부부와의 대화 이렇게 마구 노출된 정권 있었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명태균·김대남 사태, 동아일보 “이런 사람들 탓 탈 나”

김건희·이재명 관련 의혹 쏟아진 국정감사 “2016 학습효과” vs “민생외면”

기자명조현호 기자

  • 입력 2024.10.08 07:35

  • 수정 2024.10.08 08:23

▲명태균씨의 페이스북 사진. 채널A 영상 갈무리

2024년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국정감사 첫날 상임위 10곳에서 김건희 여사 의혹이 제기됐다. 신문들은 ‘김건희 블랙홀’, ‘기승전 김건희 이재명’이라 규정했다. 민주당이 김건희 심판본부를 출범한 것을 두고 한겨레는 2016년 최순실 탄핵의 학습효과라고 봤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김건희 이재명 국감에 민생은 뒷전이라고 우려했다.

명태균 김대남 사태가 여전히 지면을 달궜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부부의 대화가 이렇게 마구 노출된 정권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면서 정권말기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대통령 부부가 신중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했다. 전날 명태균씨 인터뷰를 했던 동아일보는 이런 사람들 탓에 정권에 탈이 난다고 경고했다.

검찰, 명태균 공천대가 지급 논의 녹취 확보

동아일보는 5면 기사 <[단독]檢, 명태균 태블릿 등 6대 확보… 공천대가 ‘급여’ 지급 의혹 녹취도>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 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 전 의원의 보좌관(회계담당자) 강모 씨가 김 전 의원의 세비 절반을 명태균 씨에게 급여 명목으로 매달 줬다는 내용이 담긴 통화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강 씨가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경)에 최근 제출한 통화녹음 파일에 강 씨가 김 전 의원에게 “명 씨 이번 달 급여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는 등 명 씨에게 돈을 어떻게 줄지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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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윤 대통령 자택 찾아온 명태균 만나”

동아일보는 5면 기사 <대통령실 “尹, 집에 찾아온 明씨 만난 적 있어”>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7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명 씨 얘기가 언론에 나왔을 때 윤 대통령은 (2021년) 명 씨가 국민의힘 유명 정치인과 함께 자신의 (아크로비스타) 집을 찾아온 적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처음 봤다고 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후에 또 만났나’란 질문에 “만났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 소통해서는 안 될 것 같아 대선 경선이 끝난 뒤 정도부터 안 만나서 그 뒤로는 거의 소통이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와 현 정부 공직 등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는 명 씨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조선일보 “대통령 부부 대화 이렇게 마구 노출된 정권 있었나”

조선일보는 사설 <대통령 부부와의 대화가 이렇게 마구 노출되는 정권도 있었나>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가깝다는 명태균씨가 대통령 부부와 나눈 대화·메시지를 연일 공개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공개에 이어 5일 인터뷰에선 대선 당시 윤 후보 자택을 수시로 방문해 총리 천거를 했다는 점도 들었다. 조선일보는 “명씨처럼 대통령 부부와 주고받은 대화·메시지를 과시하듯 공개한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명씨가 자신을 윤 대통령이 ‘명 박사’로 부른 이유를 ‘모든 걸 다 알고 모든 걸 해결하고 왔기 때문’이라고 한 점을 들어 조선일보는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을 리 없다”며 “만약 그렇다면 윤 대통령 부부가 지금 이렇게 곤경에 처해있지 않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조선일보 2024년 10월8일자 사설

명씨 외에도 김 여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명품백 수수 관련 문제로 보낸 메시지와 진중권 교수와 57분간 통화한 내용이 공개된 점도 들었다. 조선일보는 “역대 정권에서 보통 이런 일들은 대통령의 힘과 권위가 떨어지는 정권 말에 벌어진 반면 윤 정부는 임기가 반도 안 지났는데 대통령 부부와 나눈 대화들이 봇물 터지듯 노출되고 있다”며 “정권 지지율이 하락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대통령 부부가 신중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앞으로 ‘제2의 명태균’이 나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나”라고 우려했다.

동아일보 “이런 사람들 탓에 탈 난다”

동아일보는 사설 <명태균 “尹 부부 만나 총리 추천”… 이런 사람들 탓에 탈 나는 것>에서 명씨가 전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나 국무총리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추천했다며 윤 대통령 자택에 수시로 드나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명씨의 김영선 전 의원 단수공천 부탁에 ‘단수는 나 역시 좋지’, ‘기본 전략은 경선’이라고 답한 김건희 여사의 텔레그램 메시지도 공개됐다.

▲동아일보 2024년 10월8일자 사설

동아일보는 “설령 대선에서 명 씨가 어떤 역할을 했더라도 취임 이후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공과 사를 분명하게 구분했어야 했다”며 “그런데 김 여사는 올해 치러진 총선의 공천에 대해서까지 명 씨와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런 점들이 아직까지도 명 씨가 숨은 실력자인 것처럼 주장하는 배경이 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최근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공격하라고 서울의소리에 주문한 녹취록을 들어 “이제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그간의 허술한 주변 관리를 심각하게 되짚어 봐야 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명태균 대선 무상 여론조사 대가로 공천? 진실은

경향신문은 사설 <‘대선 무상 여론조사로 공천 챙겼다’는 명태균, 진상이 뭔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가 지난 6일 한 유튜브 방송(스픽스TV)에 출연해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에게 3억6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선 때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았다’고 폭로한 것을 두고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수수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경향신문은 “강씨 주장과 명씨 인터뷰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창원지검은 이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도 명씨와의 관계, 특히 여론조사 무상 제공 의혹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경향신문 2024년 10월8일자 사설

국민일보도 사설에서 명태균과 김대남씨를 두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한 정치 컨설턴트와 전 대통령실 행정관 때문에 연일 벌집 쑤신 듯하다”며 “여권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길래 그런 이들이 활개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썼다. 한국일보는 4면 기사 <명태균·김대남 의혹에 보수 내부서도 "한심하다"... "또 나오면 공멸" 우려도 확산>에서 명태균 김대남 사태를 두고 “이들에 휘둘리는 현실이 보수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7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물론이고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수많은 보수정치인들이 ‘명태균’이라는 들어보지도 못한 이상한 사람과 어울려 약점이 잡히고 이 난리가 났는데 누구 하나 입도 뻥끗 못하는 지금의 상황은 정말 한심하고 수치스럽다”며 “보수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된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국정감사 첫날 상임위 10곳에서 김건희 의혹 제기

국회는 7일 법제사법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10개 상임위를 시작으로 국정감사에 돌입했다. 이번 국감은 오는 11월1일까지 17개 상임위에서 피감기관 802곳을 상대로 실시된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 <국감장 달군 ‘김건희 국정농단’ 공방>에서 “야당은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해 총공세를 폈다”며 “여당은 야당의 공세를 적극 방어하는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맞대응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1면 <국감 첫날부터 ‘김건희 블랙홀’>에서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7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블랙홀처럼 국감 이슈를 삼키며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장 곳곳은 여야 간 고성과 파행으로 진통을 겪었다”며 “야당은 이날 국감이 열린 10개 상임위 모든 곳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국감에 불출석한 증인 21그램 김태영 이승만 대표에 대해 야당 단독으로 동행명령을 의결한 뒤 야당의원들이 직접 현장에 찾아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법원 등 대상 국감에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논란, 디올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황제 관람’ 의혹이 오갔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에서도 김 여사 논란이 언급됐다.

이밖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집중 타깃이 됐다. 동아일보는 3면 기사 <與 “이재명, 병합심사 등 재판 시간끌기 반복 지나쳐”>에서 국민의힘이 법사위 국감에서 각각 2년 이상, 1년 이상 진행 중인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사건 재판의 지연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고 전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를 옹호했다고 했다.

“민주당 2016년 탄핵 학습효과” vs “김건희 이재명으로 얼룩져 민생 외면”

한겨레는 1면 기사 <공천·관저공사·명품백…상임위마다 ‘김건희 국감’>에서 민주당이 국감 시작일에 맞춰 ‘김건희 심판본부’ 첫 회의도 진행한 점을 두고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실재한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각인시켜 대통령 탄핵에 이르는 데 결정적 변곡점을 마련한 2016년 ‘최순실(최서원) 국감’의 학습효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한겨레 2024년 10월8일자 1면

이에 반해 김건희 이재명에 집중된 국감을 비판한 시각도 나왔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김건희·이재명으로 도배된 국정감사장>에서 “양당이 정치 공세용 국감 증인들을 대거 채택하면서, 애초에 공언했던 ‘민생 국감’은 실종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비판했고, 3면 기사에서는 여야가 상임위 곳곳에서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공방을 벌였지만, 새로운 ‘한 방’은 내놓지 못한 채 그간 제기된 의혹을 되풀이했다고 박한 평가를 했다.

중앙일보도 1면 기사 <‘동행명령’ 무기 삼은 거대 야당…의원들이 국감 증인 찾아나서>에서 “7일 막을 올린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거야의 집중 공세로 시작됐다”며 “국정 전반을 감시·견제하고 민생 정책을 토의하는 본연의 기능 대신 여야 간 정쟁으로 국감이 얼룩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도 1면 기사 <기승전 '김건희' '이재명'으로 닻 올린 '끝장국감'...민생엔 관심도 없었다>에서 “민생 경제 안보 등 다방면에서 위기의 경고등이 울리고 있지만, 여야는 첫날부터 김건희와 이재명 때리기에만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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