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곡기 끊은 극한의 49일...강인석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건강 악화로 단식 중단

조선하청지회, '직접 단체교섭' 촉구하며 한화그룹 서울 본사 앞 노숙농성 시작

지난해 11월 20일부터 단식 농성에 들어간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2025.01.06.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페이스북
원청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단체교섭 2024년 연내 타결'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인 하청노동자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49일째 이어온 단식을 7일 멈춘다.

조선하청지회는 전날 밤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진행한 강 부지회장의 단식 중단을 알렸다. 지회에 따르면, 강 부지회장의 건강은 위험할 정도로 악화한 상황이다. 전날 창원 지역 시민사회 원로들과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한화오션 측과 면담한 뒤, 농성장을 찾아 강 부지회장의 단식 중단을 강력히 요청했다.

조선하청지회는 "강 부지회장은 건강에 대한 의료진의 권고와 창원 지역 시민사회 원로들의 요구를 수용해 7일 49일째 계속해 온 단식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강 부지회장의 딸 강새봄 씨(진보대학생넷 전국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를 살려달라"며 "작업복 위에 입고 있는 '단식 몇 일차'라는 숫자가 올라갈수록 아버지의 생명이 꺼져가는 카운트다운이 빨라지는 것 같다"고 적었다. 강 씨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다"며 "바퀴벌레 취급받지만 사실 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우리 사회의 모든 하청노동자들이 인간으로 정당하게 대우받는 나라에서 함께 살고 싶다"고 시민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대신 조선하청지회는 '원청 직접 단체교섭'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이날부터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사측의 결단을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한다.

지난해 11월 13일부터 한화오션 경남 거제 사업장 내에서 노숙농성을 해온 조선하청지회는 "하청노동자의 진짜 사장인 원청 한화오션이 결단하지 않는 한 하청업체와의 단체교섭은 아무런 내용 없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장소를 서울 본사 앞으로 옮겨 농성을 이어간다.

앞서 조선하청지회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19개 한화오션 하청업체와 5개월 만에 대표교섭 형태로 단체교섭을 재개했으나, 하청업체 교섭위원들이 임금인상을 비롯해 단체협약 모든 조항에 대해 "단 하나도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교섭은 다시 중단된 상태다.

조선하청지회는 이날 오후 1시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강 부지회장의 단식 중단과 조선하청지회의 농성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연다.
 

“ 김도희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