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Planetary Health」란 제목의 두 책을 서로 다른 저자들이 각각 펴냈고 이번에 나온 한국어판은 2020년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2021년 책도 한국에서 내년 상반기에 번역돼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한국어판은 한국지구건강연맹 창립준비위원회 모임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출판기념회가 끝난 뒤 창립준비위 모임이 열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월 처음으로 지구건강이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에 지구건강연구소(Institute for Planetary Health, IPH)가 1월 13일 대학 간 연구기구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연구소는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노진원 교수를 설립 추진 책임자로, 철학, 데이터사이언스학, 디지털헬스케어학, 의학, 간호학, 경영학, 환경에너지공학, 의공학 등의 전임교원 13명을 공동 발기인으로 해 출범했습니다. 한국 최초로 지구건강이란 이름을 내건 연구소인 셈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인이 깨닫게 된 인간과 지구의 관계
여기서 먼저 지구건강이란 정의 또는 개념부터 간략하게 살펴보고 글을 이어가겠습니다. 인간의 건강은 지구의 건강에 달려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전 세계인들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구의 자연 시스템, 즉 공기, 물, 생물다양성, 기후는 우리의 생명을 유지해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지구는 어떻습니까? 지식인이 아니더라도 학생, 일반 시민들은 기후 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토지와 담수 부족, 오염, 그리고 기타 많은 위협이 이러한 시스템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즉 지구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거죠.
몇 년 전부터 새롭게 우리 곁에 다가온 지구건강은 뉴 패러다임으로 기후 변화 등이 우리의 건강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그리고 우리 자신과 나머지 생물권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구건강은 앞서 소개한 대로 많은 분야를 아우르고 서로 영향을 끼치고 있어 진단, 연구. 해결 등에 학제적 접근 방식이 필수적입니다.
「침묵의 봄」 「가이아-생명체로서의 지구」 등과 비견할 만한 책
이 「지구건강」 책은 지구 환경과 인간의 건강, 나아가 지구건강 문제를 해결할 나침반이자 교과서라 할 수 있습니다. 식량과 영양, 감염성 및 비전염성 질병, 이주와 갈등, 정신건강 등 인류세에서 피부로 느끼는 광범위한 건강 영향을 다룹니다. 또한 독성 노출 관리, 청정에너지 투자, 도시 디자인 개선 등 환경 변화와 그 악영향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도 제시합니다.
우리는 20세기 이후 우리의 생각과 행동, 생활습관을 바꾼 책과 패러다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세계 환경운동의 시발점이 된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1962)과 자원 고갈과 무분별한 성장을 경고한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1972), 그리고 환경호르몬(내분비계장애물질)의 역습을 우리에게 각인시켜준 「도둑맞은 미래」(1996)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 1979년 ‘지구는 살아 있다’라는 슬로건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이른바 지구 가이아 이론과 이를 소개한 책 「가이아-생명체로서의 지구」(제임스 러브록)가 나와 지금까지도 환경주의자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가이아 이론은 1970년대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과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코스모스」로 유명한 칼 세이건의 첫 번째 부인)가 처음 제안했습니다. 이 이론은 지구는 생명체와 무생물 요소가 상호작용하여 지구 전체가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스스로 환경을 조절하고 유지하는 시스템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지구건강의 개념과 잘 들어맞는 주장입니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