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동훈 딸 '허위스펙' 센터 설립자, 입 열자 의혹 증폭

권지연 기자(한국 인터넷기자협회 부회장)

sprite770912@nate.com

다른 기사 보기

​

  • 법조

  • 입력 2026.11.01 10:00

  • 수정 2026.11.01 12:32

  • 댓글 0

지역아동센터 설립자 유아무개 목사 인터뷰

봉사 수요처 지정 취소에도 "소명돼 문제없다"

담당자 문책 없이 센터장 승진…"정상적 인사"

“센터 관계자, 조사 당시 진은정과 마주쳤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정 형소법 시행 D-1 토론회 : 검찰 폐지, 내일부터 지옥문이 열린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1 연합뉴스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딸의 '허위 스펙' 및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재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쥔 안양 소재 OO지역아동센터의 설립자이자 실질적 대표인 유아무개 목사를 단독 인터뷰했다.

​

유 목사는 지난 27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사안을 "사후 보고로 접했으며 아무 문제 없이 소명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센터 존립을 위협했던 수요처 등록 취소 사태를 설명하기엔 납득하기 힘든 해명이다. 또 센터가 상급 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을 당시 한 전 장관의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의 개입 의혹도 더 짙어졌다.

​

OO지역아동센터는 OOO교회 부설…설립자는 총신대 출신 유 목사

​

OO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던 OOO교회는 안양시 호계동에 위치해 있다. 유 목사는 2001년 OOO교회를 세운 뒤 2005년 호계동에 교회 건물을 직접 건립했다. 보통 교회 건물은 교단이나 교회 법인 소유지만, 해당 건물은 유 목사 개인 소유로 등록돼 있다.

​

2010년 설립된 OO지역아동센터는 교회 부설기관으로 유 목사 소유 건물에서 운영되어 오다, 2022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허위 봉사 실적 논란이 불거진 후 돌연 다른 장소로 이전했다.

​

해당 건물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유 목사가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사실이 확인됐다. 시기는 2019년에서 2020년경으로 추정된다.

​

그는 현재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주(이하 남가주) 소재 한 한인 교회에서 위임목사로 활동 중이다.

유 목사가 미국으로 건너간 시기는, 한동훈 전 장관 처형 진아무개 씨가 주재원 배우자 자격으로 미국에 체류하며 산호세 지역에서 입시 컨설팅을 하던 시점과 겹친다. 유 목사가 거주하는 남가주와 산호세는 차로 약 6 시간 거리로 미국에서는 꽤 가까운 편에 속한다.

​

두 사람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유 목사는 "한동훈의 처형(한동훈 딸의 이모)은 전혀 알지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2022년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미국에 머물고 있었고 텔레비전도 없어 사태를 알지 못했으며, 모든 상황이 마무리된 후 사후 보고를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2026년 10월 27일자 뉴탐사 방송 화면. 2026.11.1. 뉴탐사 방송화면 갈무리

"수요처 취소됐는데 문책 없어"… 궤변에 가까운 해명

​

OO지역아동센터는 문화방송(MBC) '피디(PD)수첩'이 취재차 방문한 2022년 6월 9일 이후의 한동훈 의원 딸 봉사 기록과 서명을 미리 기재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명도 한 의원 딸이 직접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해당 센터는 '봉사자 관리 미흡 및 활동일지 관리부실'을 이유로 수요처 등록이 취소됐다. 복지시설에서 봉사자 지정 수요처 제외는 자원봉사자 모집과 센터 운영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중대 사안이다.

​

그러나 당시 실무 담당자였던 김아무개 사회복지사는 사건 이후 문책이나 징계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센터장으로 승진했다. 봉사 실적 조작 논란 속에서 신분상 혜택을 받은 배경을 두고 의혹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

센터의 실질적 운영자인 유 목사의 태도 역시 상식과 거리가 멀었다. 유 목사는 김 복지사의 승진에 대해 "자연스러운 차석 승진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

이어 "2022년 사건 당시 미국에 머물고 있어 1년쯤 지난 후 사후 보고를 받았다"며 "시청과 자원봉사센터 조사를 받아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해서 담당자나 센터장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부 자체 조사에 대해서도 "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당시 센터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22222222222

센터의 정상적 운영보다 한 전 장관 딸의 실적 수호가 더 우선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MBC 'PD수첩' 방송 화면. PD수첩 제작진이 지역아동센터에 방문한 날은 2022년 6월 9일인데, 그 이후의 봉사활동이 미리 기록돼 있다. 2026.11.1. PD수첩 방송 갈무리

진은정 변호사, 대형 로펌 변호사 대동 방문… "안양시 조사 때도 동석" 정황

​

한 전 장관의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가 조사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커진다.

​

지난달 21일 강득구 의원실 국회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봉사활동 논란이 불거질 당시 진 변호사는 로펌 소속 등 변호사를 대동하고 해당 센터의 '상위 기관'을 방문했다. 현직 법무부 장관 배우자가 변호인까지 대동해 방문한 행위 자체가 피조사 기관에는 상당한 위력이자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

인터뷰 초반 유 목사는 진 변호사의 방문 여부에 대해 "문제가 없겠느냐 물었던 정도라고 들었다"고 했으나, 취재진이 세부 내용을 되묻자 "그저 들은 내용이다. 인용해서 보도하면 안 된다"라며 펄쩍 뛰었다. 그러더니 다시 연락해 "확인해 보니 우리 센터에는 온 적이 없다고 한다"며 돌연 말을 뒤집었다.

​

중요한 건, 유 목사는 '진 변호사의 방문'을 상급 기관이 아닌, 해당 지역아동센터 방문으로 이해한 후 한 답변이었다는 지점이다. 진 변호사가 상급 기관 방문 외, 실제 문제가 된 OO아동지역센터에도 방문해 사안을 해결하도록 모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

유 목사는 또 "김 센터장이 안양시 조사를 받을 당시 진 변호사 일행과 마주쳤을 뿐이라고 한다. 잠깐이라도 대화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재차 '서로 안면이 있으니 마주쳤을 때 알아봤을 것 아니냐'라고 묻자, "자원봉사 과정에서 당시 담당 복지사였던 김 센터장과 한 양(한동훈 딸) 측과 연락을 주고받았던 것은 맞다. 그게 진 변호사인지는 모르겠지만..."이라며 얼버무렸다.

 

15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연말 이웃 돕기 적십자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행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 등 국무위원 부인들이 선물을 포장하고 있다. 2023.11.15. 연합뉴스

유 목사 설명대로라면 평소 얼굴까지 알아볼 정도로 교류가 있던 진 변호사가 센터 관계자 조사 자리에까지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진 변호사가 단순 학부모를 넘어 안양시 조사 현장에까지 동석했거나 사전·사후 대책을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더해진다.

​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을 질의하기 위해 김 센터장과 직접 통화나 미팅을 요청했으나, "연락처조차 전달받기를 거부했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

​

국수본·중수청 수사 속도… '디지털 장의사' 통한 기록 삭제 의혹도

​

윤석열 정부 당시 부실 수사 논란을 빚었던 해당 사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중수청에 모두 고발장이 접수되며 수사기관 간의 실적 경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양 기관은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과거 수사 과정에서의 무마나 외압이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

유 목사에게 '경찰 수사가 재개되는 것 같으니 당시 기록들을 제출해 줄 수 있느냐'라고 묻자, '센터 관계자들에게 수사에 협조하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하면서도 "(센터)이사 과정에서 기록이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

한편 최근 포털 사이트와 SNS 등에서 한 전 장관 딸의 과거 수상 실적과 언론 보도, 홍보 기사 등이 줄지어 삭제·비공개 전환되고 있는 현상이 확인되면서, 전문 '디지털 장의사'를 동원해 조직적인 증거 인멸 및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10월 27일자, 한동훈 딸 '천재'의 기록, 왜 인터넷서 사라지고 있나

​

권지연 기자(한국 인터넷기자협회 부회장) sprite770912@nate.com

​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