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KBS는 신뢰도와 객관성,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 “MBC뉴스는 공정하다.” 외부 비판에 대해 KBS MBC SBS ‘일부’ 기자들과 사측 관계자들이 했던 얘기다. ‘이런 보도행태’를 두고도 아직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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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과 광주에선 이남종 씨의 장례가 치러졌다. 고 이남종 씨는 지난달 31일 서울역 앞 고가차도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분신했다. 이남종 씨의 장지는 광주 망월동 민주묘역으로 결정됐다.
고 이남종 씨 영결식은 서울역 광장에서 2천여 명의 추모객들과 함께 이남종 열사의 영결식을 진행했다. 김동한 장로(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개신교평신도시국대책위원장)는 영결기도문에서 “정의를 위해 고난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의 위협을 무서워하지 말며, 흔들리지 말라신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내어 놓으면서까지 실천한 고 이남종 열사는 예수살기를 몸 바쳐 실천한 작은 예수”라고 추모했다. 시민단체와 야당 정치인들의 조문도 잇따랐다.
하지만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는 이남종 씨 영결식을 메인뉴스에서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방송3사는 지난달 31일 ‘박근혜 대통령 사퇴’와 ‘국정원 사건 특검 도입’을 외치며 이남종 씨가 분신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뉴스9> <뉴스데스크> <8뉴스>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마치 3사 보도국장들이 ‘공동회의’를 통해 ‘이남종 씨 분신사건을 보도하지 않기로’ 암묵적 담합이라도 한 듯한 모양새이다.
고 이남종 열사 영결식(사진출처=언론노조 트위터) ‘경찰과 언론의 합작’으로 묵살된 이남종 씨 분신과 영결식 ‘이남종씨 분신’은 일단 다른 것을 논외로 하더라도 사안 자체만으로도 ‘뉴스가치’가 충분하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이 씨가 자신의 채무와 어머니 건강 등의 이유 때문에 분신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발표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지난 2일 이씨의 유서가 담긴 수첩이 공개됐는데 이 유서에는 공권력의 대선 개입을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경찰이 의도적으로 유서를 공개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고, ‘유서은폐’ 의혹으로까지 파문이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진상’의 극치를 보여준 것은 일부 언론이었다. 경찰의 ‘왜곡된 보도자료’만을 근거로 이씨의 죽음을 단정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경찰과 언론의 합작’으로 이씨의 명예와 죽음이 폄훼 당한 셈이다. 사실 경찰의 왜곡된 보도자료를 근거로 이 씨의 죽음을 폄훼한 언론들 못지않게 무책임한 언론들은 지상파 방송3사다. 이들은 지난달 31일부터 1월4일까지 메인뉴스에서 ‘하나마나 한 뉴스’를 쉴 새 없이 내보내면서 이남종 씨와 관련한 소식은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 특히 4일 메인뉴스에서 이들 3사는 ‘캄보디아 유혈시위’와 ‘김연아 완벽점프’를 주요뉴스로 내보냈는데 과연 이남종 씨의 죽음이 이런 뉴스들보다 가치가 없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과연 지상파 3사는 이 기간 동안 어떤 뉴스들을 내보냈을까. 아니 이남종 씨 영결식이 진행된 4일 당일 KBS MBC SBS는 어떤 뉴스를 주목했을까. 직접 한번 보시기 바란다. <김연아, 완벽한 점프…스핀·스텝도 유려했다> (SBS 1월4일 ‘8뉴스’) <‘꽃비’ 맞은 김연아…3천 관중 끝까지 기립!> (SBS 1월4일 ‘8뉴스’) <새해 첫 관광열차 출발…27일 만에 운행 재개> (SBS 1월4일 ‘8뉴스’) <포근한 겨울 날씨에 축제 ‘울상’…개장 연기> (SBS 1월4일 ‘8뉴스’) <포기하지 않는 근성…다시 뛰는 제주 조랑말> (SBS 1월4일 ‘8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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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 ‘제주 토종마 경쟁력’보다 이남종 씨 죽음이 의미없는 것인가
‘제주 토종마의 경쟁력’보다 이남종 씨 죽음이 의미 없는 것이었을까. 지난해 11월28일 이웅모 SBS사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SBS뉴스 ‘보수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을 때 일부기자들은 “사장인사와 보도는 큰 관계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금도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제주 토종마 경쟁력’을 메인뉴스 별도 리포트로 내보내면서 ‘이남종 씨 죽음’은 묵살하는 SBS 보도행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 지도 한 번 물어보고 싶다.
MBC와 KBS도 별반 다르지 않다. 두 방송사가 4일 주목한 뉴스는 다음과 같다.
<김연아, 종합선수권 출전…하이라이트 영상> (MBC 1월4일 ‘뉴스데스크’)
<김연아, 쇼트 80.60점 ‘비공인 세계新’…소치 준비 끝> (MBC 1월4일 ‘뉴스데스크’)
<[현장M출동] 송어 안잡히는 송어낚시…우후죽순 겨울축제 ‘구멍’> (MBC 1월4일 ‘뉴스데스크’)
<기운생동, 청마는 달린다…각양각색 ‘말’ 많은 전시회> (MBC 1월4일 ‘뉴스데스크’)
2014년 1월4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갈무리 <포근한 새해 첫 주말 유원지 나들이객 북적> (KBS 1월4일 ‘뉴스9’) <미국 영하 30도에 30cm 폭설 10명 이상 사망> (KBS 1월4일 ‘뉴스9’) <[생활경제] 방한복 솜털점퍼는 ‘속옷 기능’ 으로 물세탁> (KBS 1월4일 ‘뉴스9’) <김연아 ‘무결점·80점대 세계신’ 소치 청신호> (KBS 1월4일 ‘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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