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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의 진실, 어디에서 건질 것인가

 
역사는 당신들 셋보다 신상철을 기록할 것
 
천안함의 진실, 어디에서 건질 것인가
 
김갑수 | 2015-05-23 08:50:1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역사는 당신들 셋보다 신상철을 기록할 것
- [다시 역사를 논한다] - ⑥

천안함의 진실, 어디에서 건질 것인가

117년 전인 1898년 2월 15일, 쿠바 아바나 항에 정박 중이던 미군 순양함 메인호의 폭발 원인은 아직도 미궁 속에 있다. 밝혀진 사실은 모두 사고 후의 것들인데, 미군 266명이 사망했다는 사실, 미국은 이것을 스페인의 기뢰 공격으로 인한 폭발로 몰아붙였다는 사실, 스페인은 이것을 그때나 지금이나 부정한다는 사실, 사고 당시 기뢰 폭발이었으면 반드시 일어났어야 할 물기둥이 없었다는 사실.

하지만 당시의 미국 정치인과 언론과 시민 대다수는 스페인의 공격 때문이라고 믿었거나 주장했다는 사실, 미국 사회에 “메인 호를 리멤버하라”는 구호가 유행했다는 사실, 이를 기화로 미국은 대 스페인 전쟁을 벌였다는 사실, 결과 미국은 스페인의 식민지 필리핀을 먹었다는 사실, 이어서 미국은 일본에 조선을 먹으라고 부추기며 대폭적인 지원을 했다는 사실 등이다.

이로부터 66년이 지난 1964년 8월 4일 미국 존슨 행정부는 북베트남에서 미군 구축함 매덕스와 터너조이가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두 구축함은 북베트남 연안 12해리 이내로 들어와서 활동하고 있었다. 아주 궂은 날씨에, 주위에는 북베트남 함정이 한 척도 없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것을 건수 잡아 북베트남을 상대로 전면전을 개시했다.

다시 이로부터 54년이 지난 2010년 3월 26일, 한국의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했다. 천안함 역시 메인 호처럼 아직도 사고 원인이 미궁 속에 있다.

역시 밝혀진 것은 모두 사후의 사실들, 대한민국 해군 장병 40명이 사망, 6명이 실종되었다는 사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사고 원인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단정했다는 사실, 북한은 이것을 부정해 오고 있다는 사실, 어뢰 폭발이면 당연히 있었어야 할 물기둥이 목격되지 않았다는 사실 등이다.

지금 미국인에게 117년 전 메인 호의 폭발 원인이 뭐냐고 물으면, 태반이 메인 호가 뭐냐고 되묻는다고 한다. 그들은 메인 호 자체를 ‘리멤버’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이나 지식인은 다르다. 일부는 미국의 자작극이라 하기도 하고, 일부는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대답한다.

반면 스페인의 기뢰 공격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수라는 점이 아니라 이런 대답을 하는 사람은 여지없이 얼간이 또는 미친놈 소리를 듣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아래 한국인들은 훗날 어떤 소리를 듣게 될까?

 “천안함 폭침 때 북한 잠수정이 감쪽같이 몰래 들어와서 천안함 공격 후 북한으로 도주했다.”(문재인, 2015. 3.25)

“나는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 사람”(박원순, 2011. 10.10.)

 “북한의 폭침 만행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이재명, 2014. 3.26)

이명박, 박근혜, 김무성 등의 천안함 발언은 더 이상 진실의 영역을 축소하지는 못한다. 어차피 그들만의 ‘반공 언어’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박원순, 이재명 등의 발언은 이 땅에서 진실의 영역을 대폭 축소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역사는 이들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아마도 이들의 발언은 동족에게 범죄자의 누명을 씌운 민족 배신 행위로 기록되지는 않을는지. 확신하건대 역사는 이들 셋보다 신상철의 이름을 명예롭게 거명할 날이 필경 오고야 말 것이다.

지난 2013년 상영된 <천안함프로젝트>에 출연한 신상철 진실의길 대표. 사진=아우라픽처스

지금 미국인에게 통킹만 사건을 물으면 십중팔구 미국의 자작극이라고 대답한다. 주요 관련 인사들의 폭로와 비밀문서의 공개 때문이다. 미국이 베트남에 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미국 내에서 격렬하게 일어난 반전운동 때문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베트남과 관련된 미국의 음험한 진실들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베트남의 진실들을 하나하나씩 알아차렸는데, 놀랍게도 그것은 1945년 8.15 이후 주한미군정의 문서들을 통해서였다. 그들은 한국의 사례에 유추하여 베트남의 사례를 읽은 것이다. 유명한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도 이 과정에서 출간되었다. 우리는 천안함의 진실을 어디에 유추하여 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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