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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그리스 국민투표 ‘반대’ 압도적…‘채권단 긴축안’ 거부

등록 :2015-07-06 06:55수정 :2015-07-06 09:215일(현지 시각)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 반대 투표 지지자들이 반대가 압도적으로 나온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테살로니키/AP 연합뉴스
5일(현지 시각)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 반대 투표 지지자들이 반대가 압도적으로 나온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테살로니키/AP 연합뉴스
‘반대’ 61% vs ‘찬성’ 39%…박빙 예상 뒤집고 20%p 격차
치프라스 총리 “연대와 민주주의의 유럽에 대한 찬성” 환영
유럽연합 “유감…유럽에 대한 거부는 아닐 것” 입장 표명
메르켈-올랑드 7일 유로존 정상회의 소집…중대 고비 될 듯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수용 여부를 묻는 그리스 국민투표가 부결됐다.

 

그리스는 5일(현지 시각)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긴축정책의 지속 등을 요구하는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제안을 압도적으로 거부했다. 개표가 거의 완료된 오전 3시(현지 시각) 현재 약 61% 이상이 거부, 찬성은 39%라고 그리스 내무부가 발표했다.

 

그리스 국민투표의 부결에 대해 유럽연합 쪽은 유감을 표시했으나, 이 결과가 유로존을 거부한 것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긴축정책을 조건으로 한 구제금융을 제안한 유럽연합 쪽은 이번 국민투표는 유로존 잔류 여부를 묻는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그리스의 ‘거부’가 “유럽에 대한 거부는 아닐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로존 재무장관의 모임인 유로그룹의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매우 유감”이다고 반응했다. 그는 그리스 경제는 회복하는 데 매우 힘든 정책들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주목한다”며 “이 결과는 그리스의 미래에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경제의 회복에서 어려운 정책들과 개혁들은 불가피하다”며 “우리는 지금 그리스 당국의 조처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을 포함한 19개 유로존 국가의 재무장관 동료들은 유로존 지도자들의 특별 정상회의에 앞서 7일 긴급 회의를 열어 “현 상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5일(현지 시각) 수도 아테네의 투표소에서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에 대해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 참가해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아테네/AP 연합뉴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5일(현지 시각) 수도 아테네의 투표소에서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에 대해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 참가해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아테네/AP 연합뉴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 국민들은 “연대와 민주주의의 유럽”에 대해 찬성 투표를 했다고 환영했다. 그는 “오늘 부로 그리스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것이고 우리의 우선 사항은 우리 나라의 금융 안정을 재확립하는 것이다”고 개표 결과가 확정된 뒤 텔레비전 연설에서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부채는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며 이번주에 발표됐던 국제통화기금의 보고서는 “채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그리스의 견해를 확인했다”고 말해, 채무경감과 긴축정책 철회를 채권단에 거듭 요구했다. 국제통화기금은 그리스에는 부채 경감과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지난달 26일에 내고, 이를 지난 3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시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는 그리스와의 새로운 협상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해,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스 국민투표는 사전 여론조사에서 찬성과 반대가 각각 44%와 43%로 1%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막상 개표가 시작되자 초반부터 거부가 앞서나가며 큰 차이로 부결됐다. 유럽연합 쪽은 이번 투표는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 여부를 묻는 투표라고 그리스 국민들에게 구제금융 찬성표를 던지라고 요구했었다. 반면 치프라스 총리 등 현 정부는 이번 투표는 유로존 잔류 여부와는 상관없고, 부결이 나올 경우 더 좋은 조건의 구제금융안을 위한 협상력이 제고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리스 국민들도 이번 국민투표를 통해서 더이상의 긴축정책 지속은 거부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한 것이다.

 

7일 열리는 유로존 정상회의는 그리스와의 부채협상에서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7일 정상회의를 소집했다. 이들은 전화 통화에서 일단 그리스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스는 현재 유럽중앙은행에 긴급유동성지원(ELA) 확대를 요청해놓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존 지도자들이 향후 그리스에 대한 정책의 얼개를 확정하기 전까지는 긴급유동성지원을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의 긴급유동성지원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그리스 은행들은 국내에서 사실상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게 돼 위기는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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