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 성남시의 청년 배당이니 산후 조리니, 무상 교복 정책이 있었다. 서민들한테 50만 원, 100만 원이 얼마나 큰 돈인가? 이걸 아동 수당, 청년 수당, 기초 연금 확대에 쓰더라도 정말 돈이 별로 안 든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 예산에서 50조~60조 원은 가뿐하게 만들 자신이 있다. SOC 등 쓸 데 없는 데 쓰이는 예산 절감으로 30조~40조 원을 얻고, 500억 원 이상 영업 이익을 내는 초대기업 440곳에 8%만 증세하면 15조~18조 원이 나온다. 또 연 10억 원 이상 소득자에게 10억 원을 넘는 추가 소득에 대해서만 세율 10%만 증세하면 2조5000억 원이 걷힌다. 또 각종 감세, 면세만 없애면 10조 원 정도는 거뜬히 만든다.
이렇게 실효세율을 올려서 50조~60조 원을 만들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먼저 청년 배당. 1인당 100만 원씩 줘도 6500억~6조5000억 원이 든다. 아동 수당은 초등학생들에게 다 줘도 6조~7조 원밖에 안 든다. 기초 연금도 20만 원 가지고는 못 사니까 30만 원으로 올리면 4조5000억 원 정도 더 든다. 이걸 다 해도 예산이 엄청 남는다. 50조 원이면 1인당 100만 원씩, 가구당 300만 원을 지원할 수 있다.
50조 원을 현금 복지로 지출하면 그 돈이 다시 경제를 살릴 것이다. 50조 원이 재벌한테 가면 다 쌓아두기만 하겠지만, 서민들에게 가면 100% 다 쓴다. 서민들이 이 돈을 다 쓰면 경제가 성장하는 직접 효과가 있다. 50조 원으로 경제 체질도 바꾸고, 사실상 기본 소득을 상당 정도 도입하면서 서민 삶도 바꿀 수 있다. 경제도 성장 담론이 아니라, '공정 경제'를 만들어야 성장도 된다. 경쟁의 공정성, 분배의 공정성을 담보하면 경제가 산다. 공정 경제, 공정 사회, 국가도 공정 국가가 화두다.
"반기문, 청렴 자격 미달이고 철학도 빈곤"
프레시안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우선 공직자의 제1덕목은 청렴이다. 반기문 총장은 '청렴' 요건에서 기본적으로 자격 미달이다. 외교 문서 수발에 사용되는 '외교 행낭'을 통해 (지난 5월 김종필 전 총리에게) 사적인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보도가 있었다. 공적인 권한으로 사적인 목적을 이룬 것이다. 이는 하나의 습관이지만, 드러난 빙산의 일각에서 많은 것을 읽을 수 있다.
이번에 박연차 전 태광그룹 회장에게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나왔는데, 나는 사실이라고 믿는다. 박근혜 게이트는 국가 권력을 사적 용도로 악용해서 생겼다. 공적인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한 사람이 한국을 이꼴로 만들었는데, 그런 사람이 또 나온다면 대한민국이 국가 지도자로 받아들이지 않으리라고 본다.
둘째로 반기문 총장은 철학이 빈곤하다. 박근혜 대통령 편을 들었다가, 비판했다가 했다. 필요에 의해 너무 빨리 말을 바꾼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인 입장을 얼마든지 바꾸는 철학 없는 사람이다. 이제 국민도 화려한 경력, 외관, 외향만 가지고 선택하기보다는, 내용, 실적, 증거를 중심으로 판단하리라고 본다. 저는 외형과 경력으로 보면 보잘것 없지만, 성남시 운영이라는 실적이 있지 않나. 반기문 총장은 결국 지지율이 떨어지면 (대선을) 포기하지 않을까 싶다. 추대하면 모를까, 경선하고 가능성이 불명확하면 특성상 포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짜장면 홍보하면, 왜 짬뽕 비하하냐고 해"
프레시안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등인데, 이재명 시장이 문재인 전 대표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재명 : 짜장면과 짬봉이 경쟁하는데, 내가 짜장면이라고 하자. "나는 물이 없고 담백하다"고 짜장면의 특성을 설명하면, 일각에서는 "그러면 짬봉 비하하는 거냐"고 한다. 짜장면이 좋은 사람은 짜장면을 먹고, 짬뽕을 좋아하면 짬뽕을 먹어야지, 왜 짬뽕을 비하하느냐고 하면 곤란하다.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다 중요한 사람이고 각각의 다른 장점이 있다. 그래서 팀이 필요하고, 우리는 분명히 한 팀이다. 지금은 문재인 전 대표가 압도적인 1위의 공격수다. MVP다. 우리는 수비수, 미드필더인데, 미드필더도 골을 넣을 수도 있다. 각자 자기가 맡은 역할을 잘하자. 팀플레이 잘하고, 이기고 나면 MVP는 국민이 정해준다. 우리는 경쟁적으로 협력하고, 협력하되 경쟁하는, 팀이 승리하도록 만드는 소중한 자원들이다.
저도 열심히 경쟁해서 이기면 그분들이 도와줄 것이고, 지면 그분들을 도와드릴 것이다. 문제는 지지자들 사이에 너무 결렬하게 부딪힌다. 나도 우리 지지층에게 이렇게 말한다. "객관적 사실에 의해 비판은 해야 하지만, 허위 사실을 유포해서 음해하거나 모욕적 언사로 공격하면 나중에 함께하기 어렵다."
프레시안 :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재명 : 대선 결선 투표제는 해야 한다고 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최근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대선 주자들이 모여서 '8인 정치회의'를 논의하자고 해서 제가 거부했다. 선수들이 논의하기보다는 국민이나 정당, 국회에서 정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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