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오님은 이 웹포스터 올린 포스트에다 장례식명을 왜 "국민장"이라고 해야 하냐셨죠.

 

이에 대해 magister님께선, 제가 이해하기론, 한국서 "국민" 호칭을 쓰는 덴

(다른 나라 국민이라고 안 그런 건 물론 아니지만) 거기에 반공주의적 감성이 "깊게" 새겨져 있는 만큼

일정하게 불가피하면서, 바로 그렇기 때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거라고 보신 것 같고요.

 

(실은 국민장이란 위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지랄하는 데 대해 쓴 글이라고 해서,

저 같은 사람도 해당되는 건지 순간 뜨끔했더랬슴다. 전혀 아니랄 수도 없겠더군요.ㅋ;;)

 

사실 따지고 보면 작년 이맘때 일어난 참사도,

그저 재개발이윤만 좆을 뿐인 삼성물산 소속 "국민"들,

이들과 함께 자산불리기에 패를 걸고 자신의 재산권 행사에 나선 "국민"들을 보호하는 데

(역시나 국민의 일원인) 경찰이 그야말로 서비스 정신을 불사르다 일어난 일이거니와,,

 

에밀리오님께 이미 댓글로 얘기했지만 장례식 명칭도

마치 장례식에 참가한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국민"이란 뉘앙스를 깔고 있지요.

 

소위 국민적인 정서, 요구, 분노, 염원, 열망 등등의 표현들이

일견 거창해 보여도 당최 누굴 가리키는 건지 알 수가 없고,

그래서 실은 소통을 가장한 자폐성 독백의 용도로나 쓰일 수밖에 없는 건 이래서일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갈등하는 '두 국민'이 있단 걸 드러내려면 국민 호칭을 전략적으로 써야한다는 데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어요. 물론 어느 정도라고 한 건,

이런 전략이 '프레임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겠냐는 의구심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진정한 국민"이 많아지면 저런 참사가 정말 안 일어날 건지,

아님 거꾸로 그래서 자꾸 저런 참사가 일어날 참인 건지에 대한 질문이 그 프레임 안에서 가능하겠냐는 거죠.

게다가 지금 국민이란 말은 명목상으로조차 '일단 대한민국 주민 전체'가 아니라

'선민' 개념에 가까워져가는 마당에 말이죠.

 

근까 국민을 새로운 집단주체의 형성, 세력화에 필요한

상징적 숙주로 삼는 거라 쳐도 그럴 만한 영양가가 있겠냐는 얘긴데요.

 

결국, 이런 잡설을 풀고 있는 "나"는 그럼 뭐냐.

근까, "국가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는데!"라며 국민은커녕 시민이란 호칭조차

(물론 그 호칭에 걸맞는 부단한 '사회화 과정'을 동반하지만) 그저 법률상의 명목일 뿐

별 쓸모 없다고 여기는 저 같은 국민들한테, 장례식에 참석하고픈 욕망은 어떻게 설명돼야 하나.

앞으론 국민으로 회수될 수 없는 대중을 아우를 다른 명칭이 붙거나,

그런 명칭을 붙여야 할 텐데. 그게 현존하는 특정한 "국민대중"을 진정 아우르는 길이지 싶고..

뭐, 그렇다는 거죠.

 

 


그나저나 이번 주 내내 몹시 추울 거라던데, 이 날은 어느 정도일지 은근히 걱정이네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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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5 18:15 2010/01/0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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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0/01/06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들사람 2010/01/06 09:52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럴 린 없을 거예요.ㅋ 책 보내기로 한 분이 아마 게으름을 지겼거나, 폭설로 우편업무에 차질이 빚어져서라면 몰라도요. (아님 아직도 게으름을 지기고 있을는지도..ㅜ;) 어쨌거나 책받기는 시간문제라는 거. 저도 직장생활 해봤지만, 잠신들림을 피하기는 정말 어렵죠.; 암튼 에밀리오님도 부디 생기발랄한 한 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