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가와 료오(加川 良)라는 분이 작사, 작곡한 일종의 반전가요라고 하는군요. 2차 제국주의 세계대전 경험에 대한 교훈을 뜻하는 듯.


이젠 많이 잊혀진 노래라고 합니다만. 글쎄요, 교훈'1'이라고 하는 제목이, 교훈2란 노래가 따로 있다는 얘긴지, 아니면 어떤 또다른 교훈을 예비해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 현대-기아차에서 출시한 신차종을 두고서 재벌기관지에선 "신병기"라고 부르길 주저치 않는 정황을 보면, '전쟁에 반대한다'는 의미를 굳이 군사적으로만 이해해야 할까 싶기도 합니다마는. 단순한 레토릭으로 보기엔, 군사의 경제화 못잖게, 경제의 군사화가 우리 일상을 잠식한 지 오래라는 징후로도 읽힐 만하겠다 싶어서.

 


우리는 21세기 초입이라는 지금을 어떤 교훈으로 기억하게 될지. 아니, 어쩌면 교훈으로 기억이나 할는지. 부디 교훈으로 기억하도록 해야 할 텐데.ㅋ

 

어제도 <머니투데이>를 비롯해 각종 주류 매체선, 늘 반복재생 모드이긴 하지만, 삼성전자가 어제처럼 오늘도 '태평천하'를 구가 중이라며 희희낙락 선무방송중입디다마는..

 

제 입으로 뭐라 주문 읊듯 씨부리는 거야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해주신다는 숭고한 언론의 자유라 쳐도, 그토록 태평천하인 "국가-경제를 볼모로 삼아선 안 된다"고 어줍잖게 겁박하기엔, 그 잔혹한 국가-경제에 볼모잡힌 걸로도 모자라 이미 죽음이 깃든 일상과 부대껴야 하는 대한민국 원주민들이, 솔직히 너무 많죠.

 

지난 10년 간, 특히 2003년 이후 OECD 회원국 중 자살증가율 1위와 연간 자살률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이른바 '국제사회'에서 선도부장급 대우를 받아온 '선진적 발전도상' 국가.

 

굳이 자살률이 아녀도, '삶의 질' 관련 통계수치상으로만 보면 대한민국은 이미 선진화의 사명을 초과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돈데요. 이쯤 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삼성전자 등 지배적 자본 블럭의 아귀 같은 이윤욕을 댓가로 대체 뭐가, 어떻게 발전중인지 진지하게 되물어봐야 하는 거 아닐까요.

 

지난 민주정부하에서 "국가경쟁력 강화", "국운 상승", "기업하기 좋은 나라" 같은 소리들이 고개를 쳐들며 기업 프렌들리한 분위기를 띄울 때부터도 그랬지만, 지금 집요하게 되묻는 것만 해도 실은 꽤 늦은 게 아닌가 싶은 판에 말이져.

 

어쩌면, 20세기 초중반 구미권역과 일본경제권을 무대로 형성됐던 총력전 체제가 1945~1968/72년 사이 잠시 숨을 고른 후, 세계화란 이름으로 '버전 업'된 가운데 이번엔 지구 전체를 무대로 확장, 발전해왔던 건 아닐지.

 

세계 탑클래스의 자살률과 자살증가율, 반도체 공장의 살인공정으로 생을 박탈당하고 만 삼성전자 출신 노동자들의 참담함이 뻔히 눈에 보이건만 이들의 이지러진 삶보다 삼성그룹 같은 기업권력의 미래,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부터 먼저 들먹이는 것도 전후방이 따로 없는 총력전식 전쟁 논리의 내면화 효과 아니냐는 건데요.ㅜ; 협의의 전쟁이 초래할 공멸의 밀도는 최대한 낮추되, 그 표면적은 지구 전체를 랩싸듯 뒤덮다시피하는 '저밀도-박막형 전쟁'의 형태를 띄면서 말이죠. (이렇게 낮췄다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협의의 전쟁이 다신 없다고까진 못하겠죠. 바로 그 소중한 '시장경제'를 살린다며, 이미 정점을 쳐버린 기존자원의 확보를 둘러싼 '제국주의적' 쟁투가 격화할 공산도 적지 않을 테니까요.)

 

물론, 지난 2008년 이른바 서브프라임 위기사태 때 뽀록나버렸듯, 금융투기에 잠재한 위험을 없앤다는 금융공학적 접근이 실은 위험을 없애긴커녕, 도처에 흩뿌려 세계경제를 지뢰밭처럼 만들었을 뿐이라는 지적처럼, 작금의 경제 전쟁이 어떤 종류의 위험을 도처에 잠재화하고 있을는지는.. 글쎄요, 좀더 두고볼 일이겠습니다만.;

 

***

 

<교훈1>


곡/노래: 카가와 료오

 

목숨은 하나

인생은 한 번

그러니 목숨을 버리지 말도록 합시다

허둥대면 어느새 휘청휘청


‘나라를 위해서’라고 하거들랑

파래져서 뒷걸음칩시다

도망치세요 숨으세요


조국은 우리가 죽더라도

계속 나중까지 남겠지요

‘미안했네요’로 끝날 뿐


목숨은 여분이 없어요

파래져서 뒷걸음칩시다.

도망치세요 숨으세요


‘목숨 버리고 사나이가 돼라’라고들 할 때면

몸서리칩시다


그래요, 나는 여자여도 좋아요

‘여자만도 못한 놈’이라 한들 상관없어요

파래져서 뒷걸음칩시다

도망치세요 숨으세요


죽고 나서 (야스쿠니 신사에서) ‘신’이라 불리기보다

살아서 ‘바보’라는 소리를 듣도록 합시다


번드르르한 말이 늘어진다 해도

이 목숨 버리지 맙시다

파래져서 뒷걸음칩시다

도망치세요 숨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4/07 15:21 2010/04/07 15:21
http://blog.jinbo.net/redivy/trackback/150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연애편지 2010/04/09 02: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외로 일본의 만화나, 음악들은 평화나, 평범함, 행복에 관한 소재가 많았던거 같아요. 물론 극우적인 소재들도 없지는 않지만, 일본하면 오덕스러운 인상을 많이 받았는데 실제 일본 문화를 살펴보면 굉장히 다양하면서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향 탓인지 ㅋㅋ) 좌파적이면서도, 후기에 가면 조금은 탈정치적인 소재이면서 극우적인 냄새도 나는 것들이 적지 않은거 같아요 특히,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의 가사는 한국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다는 ㄷㄷ

    • 들사람 2010/04/09 1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노래가 있나보군요. 첨 듣는 노래제목인데..ㅋ; 암튼, 일본이나 한국이나 좌우 스펙트럼상의 정치적 긴장이 반영된 문화지형은 저마다 형성돼 있다고 봐야겠죠. 한국에도 이문열, 이인화, 복거일, 이현세나 이원복 같은 우파들이 있는가 하면, <야후>의 윤태호나 최규석, 강풀, 김소진, 박민규나 신형철 같은 이들이 있는 것처럼요. 각 지형의 역사적인 맥락과 지정학적인 연동관계가 빠진 단순비교야 물론 이제 그만해야겠지만요.

      그래서 저로선 앞으로 각국별 지형을 분별해서 보되, 이를 1945년 이후 사회주의 중국-북한의 탄생과 일본-오키나와-한국-대만(-필리핀)으로까지 이어지는 반공 자본주의 권역의 형성, 즉 동아시아 지정학의 재편성이라는 좀더 광범하고 장기적 맥락 속에서 이어보고 재구성해야 한다고 보는 쪽입니다만.. 백원담 선생이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를 거점 삼아 진행중인 작업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겠고, 최근 <아세아연구> 같은 데서 특집으로 다뤘던 (사실상 상층엘리트 선도론에 기운 창비식 동아시아론과는 각을 달리하는ㅋ) 동아시아론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고요.

      일본 문화에서 덕후스러운 느낌이 강한 건, 서유럽 제국주의 열강과의 경쟁 속에서 생겨난 근대 일본의 '파쇼화' 압력이 그와는 다른 집단적인 정치의 움직임을 억압하면서 개별화 전략의 유인이 커졌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겠던데요.. 여기엔 두 갈래가 있지 싶어요. 파쇼화/전체화의 이면으로서의 개별화와, 이같은 경로와의 대결로서 나타나는 개별화랄까요. 일본 현실에서 이 둘이 실제로 어떻게 따로 또 같이 가는지는 별도의 관찰이 필요하겠죠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일본 가요보단 만화/애니에 관심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인데요, 아무래도 피폭 경험과 이 노래가 나오던 시기의 일종의 '문화혁명 효과'의 일환이겠습니다만, 정말 웬만한 소설 저리 가라 할 정도의 밀도 있는 내공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적잖다는 생각을 하게 되져. 연애편지님이 말씀하시는 그 다양성이란 게 냉정하게 말하면, 전공투 등 68을 계기로 분출된 정치적 에로스가 좌절을 겪으면서 생겨난 문화적 우회로(아니면 자폐적 퇴행?)라고 하더라도 말이죠. 하지만 중요한 건 이렇게 대중문화적으로 스며든 역사적 경험이 향후 일본 정치 지형의 변화에 얼마 만큼 긍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겠냔 걸 텐데.. 글쎄요, 아직 섣불리 단언할 계제는 아니겠지만, 예컨대 프리타일반노조 같은 데서 보여주는 대항문화적 스탠스를 하나의 싹으로 볼 수 있잖나 싶긴 합니다.ㅋ

  2. 연애편지 2010/04/11 0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花屋の店先に竝んだ いろんな花を見ていた
    (하나야노 미세사키니 나란다 이론나 하나오 미테-타)
    꽃가게 앞에 놓여진 여러가지 꽃을 보고 있었어요
    ひとそれぞれ好みはあるけど どれもみんなきれいだね
    (히토 소레조레 코노미와 아루케도 도레모 민나 키레-다네)
    사람마다 각각 좋아하는 꽃은 있지만, 모두다 예쁘네요

    この中で誰が一番だなんて 爭うこともしないで
    (코노 나카데 다레가 이치방다난테 아라소- 코토모 시나이데)
    이 속에서 누가 제일 예쁜지 다투지도 않고
    バケツの中誇らしげに しゃんと胸を張っている
    (바케츠노 나카 호코라시게니 샹토 무네오 핫테-루)
    바구니 속에서 자랑스러운듯이 꼿꼿이 가슴을 펴고 있어요

    それなのに僕ら人間は どうしてこうも比べたがる?
    (소레나노니 보쿠라 닝겡와 도-시테 코-모 쿠라베타가루)
    그런데 우리들 인간은 왜 이렇게나 비교하고 싶어하나요?
    一人一人違うのにその中で 一番になりたがる?
    (히토리 히토리 치가우노니 소노 나카데 이치방니 나리타가루)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데도, 그 속에서 일 등이 되고 싶어하나요?

    そうさ 僕らは 世界に一つだけの花
    (소-사 보쿠라와 세카이니 히토츠다케노 하나)
    그래요, 우리들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이예요
    一人一人違う種を持つ
    (히토리 히토리 치가우 타네오 모츠)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 씨앗을 가져요
    その花をさかせることだけに
    (소노 하나오 사카세루 코토다케니)
    그 꽃을 피우는 일에만
    一生懸命になればいい
    (잇쇼-켄메-니 나레바 이이)
    전념하게 되면 되요

    困ったように笑いながら ずっと迷ってる人がいる
    (코맛타요-니 와라이나가라 즛토 마욧테루 히토가 이루)
    곤란한 듯이 웃으면서 계속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頑張ってさいた花はどれも きれいだから仕方ないね
    (감밧테 사이타 하나와 도레모 키레-다카라 시카타나이네)
    힘들여 핀 꽃은 모두다 예쁘기에 어쩔 수 없죠

    やっと店から出てきた その人が抱えていた
    (얏토 미세카라 데테 키타 소노 히토가 카카에테-타)
    겨우 가게에서 나온 그 사람이 품에 안고 있는
    色とりどりの花束と うれしそうな橫顔
    (이로 토리도리노 하나타바토 우레시소-나 요코가오)
    가지 각색의 꽃다발과 기쁜 듯한 옆 얼굴

    名前も知らなかったけれど あの日僕に笑顔をくれた
    (나마에모 시라나캇타케레도 아노 히 보쿠니 에가오오 쿠레타)
    이름도 몰랐지만 그 날 나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었어요
    誰も氣づかないような場所で さいてた花のように
    (다레모 키즈카나이요-나 바쇼데 사이테타 하나노요-니)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 그런 곳에서 피는 꽃처럼…

    そうさ 僕らも 世界に一つだけの花
    (소-사 보쿠라모 세카이니 히토츠다케노 하나)
    그래요, 우리들도 세상에 하나뿐인 꽃이예요
    一人一人違う種を持つ
    (히토리 히토리 치가우 타네오 모츠)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 씨앗을 가져요
    その花をさかせることだけに
    (소노 하나오 사카세루 코토다케니)
    그 꽃을 피우는 일에만
    一生懸命になればいい
    (잇쇼-켄메-니 나레바 이이)
    전념하게 되면 되요

    小さい花や大きな花 一つとして同じものはないから
    (치-사이 하나야 오-키나 하나 히토츠토시테 오나지모노와 나이카라)
    작은 꽃과 큰 꽃, 무엇하나 같은 건 없으니
    NO.1にならなくてもいい もともと特別なOnly one
    (넘버 원니 나라나쿠테모 이이 모토모토 토쿠베츠나 only one)
    NO.1이 되지 않아도 되요, 원래 특별한 Only one
    출처 : 지음아이커뮤니티 (http://www.jieuma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