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푸래기 인 데다 실밥도 다 터진 듯한 사표론이 미세먼지 자욱하게 풀썩대는 상황과 관련하여, 우석훈씨가 자기 블로그에다 민주당(지도부)에서 보여준 사실상의 선거전략 부재부터 짚는 게 먼저라고 했단다.

그랬더니, 어느 네티즌이 타는 목마름으로 아래와 같은 질문성 댓글을 달아 놨더라는.

 

하여, 그런데도 그냥 쌩 까버리면 무척 박정한 일이겠다 싶었던 나는, 역시나 아래와 같이 대꾸해 주었더라는 이야기.


***

그러니까 말이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0/06/03 17:09

제가 정말 궁금한 건요,
노회찬과 우샘이 바라는 세상이 어떤 세상이냐는거죠!
전 정말 궁금해요!
어렵게 말고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어떤거죠?

 

  • 생각해봐, 뭐겠니 그게?ㅋㅋ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0/06/04 01:13

    한마디로 퉁치자면 "사람사는 세상"이겠지.

    근까, '사람다움'이란 게 크게 잡아봐야 30% 안짝인 게걸스런 한국산 유한계급들의 특권이 아니라, 기왕이면 더 많은 노동자-대중이 응집된 주체성을 발휘해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사회적 조건이자 개개인의 능력이 되는 세상 말야.

    물론, 안타깝게 고인이 된 노통이나 그의 아바타임을 자처하는 정치세력처럼 그냥 선언적인 레토릭으로만 아끼려는 게 아니라, 사람사는 세상이 실현될 구체적 조건을 중시한다는 게 차이라면 꽤 결정적인 차이일 테고..

    나를 포함해, 노회찬을 지지한 십수 만명의 사람들은 아마도 이런 차이에 주목하고, 이런 차이에 입각한 정치적 스탠스가 지닌 잠재력에 기대를 한 거라고 봐야겠지. 노회찬씨(나 심상정 언냐)가 이런 기대에 얼마나 제대로 부응할진 물론 또 두고볼 일이겟지만..(솔직히 글쎄올시다,라고 봄) 암튼 일종의 정치적 포트폴리오(위험분산투표)가 이뤄진 거라고 보면 될 것 같어.

    한명숙 당선으로 어떤 갑작스럽고도 "유효한" 변화를 기대했던 건, 설마 아니지? 이런 기대야말로 몽상을 넘어 망상에 가까운 걸 텐데, 여기에 비하면 노상 철지난(?!) 망상으로 치부돼온 사회주의 혁명 구상은 나름 긴 호흡을 염두에 두고 있단 점에서 차라리 훨씬 더 현실적일 정도가 아닐까 싶네. 그렇다면, 이번 결과가 무척 아쉬운 대로, 3.3%가 어떤 의미심장한 정치적 징후로서 읽힐 만하겠는지 찬찬히 곱씹어보는 게, 진보신당 사무실이나 홈피에다 애꿎게 정력 낭비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영양가 있는 이번 선거의 복기 방식이 아닐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그런데 말야, 그렇더라도 하나 분명히 하고 싶은 게 있는데.. 그게 뭐냐면, 그렇게 짜증스레 반문하기 전에, 입에다가 직접 떠멕여주지 않으면 암것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 여겨 버릇하는 부실한 생각의 근력부터 터 좀 키웠음 좋겠다는 거야. 게다가 아예 없지도 않고 다소 투박해 보여도 멀쩡히 있는 거면, 좀 스스로 떠먹어 버릇해야 사람사는 세상도 실감 가능해질 공산이 더 커지지 않을까? 인간미가 넘치든 박하든, 위대한 영도자께서 이끌어주시겠거니 하고 뭘하든 어푸러질 게 아니구 말야.

     

    그래가지곤, 사람사는 세상, 언제나 그저 슬로건일 뿐, 아마 영영 안 오지 싶네. 이 점에 관한 한, 뭐 에지간하면 이런 소린 안 하는 편이지만,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어.

 

 

 

덧. 근데 우석훈씨의 얘기를 들여다 보면, 뭐 이번만이 아니긴 하지만, 교묘한 논지를 펼치고 있다. 즉, 민주당이 손을 안 내밀었으니 안 내민 민주당 잘못이다ㅡ거꾸로 말해, 진보신당이 '용단'을 내릴 판을 안 깔았던 게 민주당의 자충수이자 문제였단 식으로. 그래서, 깔았으면? 깔았으면 받았어야 하고, 안 받았음 지금처럼 욕 먹어도 먹힐 구석이 있지 않았겠냐는 얘기가 되는데.. 

 

 

하아, 이건 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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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4 02:11 2010/06/0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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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디디 2010/06/04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하하하, 정말 -_- 훈늉하구나. 한명한명 개인지도 -_-

  2. 연애편지 2010/06/04 1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석훈씨야 뭐-_-;;
    20대 지지한다면서 20대 대학생들 x가지 없다고 희망없다고 하고
    10대 지지한다면서 386식 훈계 내리듯 하고...
    그나저나 오랜만에 우석훈씨 이야기를 듣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