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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나도 모른다, 박경원, 창비시선 255

새벽이 온다

           
저 별들이
병이 깊어 힘 잃은 눈꺼풀들이
얼마 남지 않은 어둠속에
스러진다
간절한 소원을 담고 흐르는 시간을 따라
검은 천에 스미는 물기처럼
자신의 흔적을
숨긴다
부끄러우니 사라져야지
그러나 그 말 나오기도 전에
이미 사라졌다
놀라운 탄식의 마지막 입김 속에
몸을 누이는
들꽃 더미처럼
어느 사랑하는 이의 발치에
바쳐지기 위하여
바쳐진 채
시들어가기 위하여
( 그래도 세상은
   기쁨으로 붉어진 뺨을 감추지 않는군)

/*

다른 사람도 읽었으면 하는 시가 있고 가끔 옮기곤 했다. 그런데 출판사 창비에서 출간하는 책에 나오는 문장이 걸려서인지 쉽사리 손이 움직이질 않는다.

 

* 이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와 창비 양측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 책값은 뒤표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뭐 이따위 것이 있어'라는 생각과 더불어 개의치 않으리라 했지만, 자꾸 첫번째 문장이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책값은 뒤표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는 문장이 더 밉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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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그리운 지난 것 혹은 두려운 올 것로의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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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명
    아무 얘기나 써볼까라고 생각한 2004년 7월 27일이 처음이었다.
  • 소유자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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