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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없다~"진중권의 유머?심형래의 유머?

'디워'에 대한 포스팅을 한 번 더하게 되네.

100분 토론에서 진중권이 한 비유 중에 "영구 없다~"가 있다. 이게 아주 재밌는 말인데, 언론이 이상하게 보도하는 바람에 괜한 욕설로 알려지는 중이다. 여튼, 심형래 개그의 본질을 진중권이 패러디한 셈.

대부분의 언론이 "스토리가 없는 것이 ‘영구 없다’와 다를 바가 없다” 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한다. 엥? 황당한 얘기다. 신문마다 100이면 100 기사들이 다 이런데, 기자들이 멀쩡한 말을 전혀 이해할 능력이 안되거나 멍청하게 처음 쓴 남의 기사를 배껴쓴다고 밖에 볼 수없게 만드는 대목. 물론 이 말이 '디워' 영화 욕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핏대올리는 '디워'광팬들도 마찬가지고.

토론 중에 진중권이 한 말은 이렇다.(오마이뉴스의 토론 지상중계만 정확하더만.)

(관객들이) '아리랑' 나와서 눈물 흘렸다. 엔딩 크레디트 올라갈 때 '인생극장'이라 찡하다. CG 볼만하다. 이것 빼곤 없다"며, "문제는 그러면서도 애국 코드가 아니다, 민족 코드가 아니라고 하니 황당하다. 영구가 '영구 없다' 하는 것과 똑같다"

'디워' 광팬들이 민족주의, 애국주의 논리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그게 아니라고 핏대를 올리는 모습에 대한 언급이다.

심형래의 "영구 없다~"개그가 재밌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당장 눈앞에 보이는 영구가, "영구 없다~"라고 말한다. 관객들은 영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영구는 단지 "말"로 그것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 모순을 우리 모두 알지만 영구만 모른다. 그래서 눈앞에 보이는 것과 말의 불일치가 일어나고 그것을 모르는 영구를 우습게 만든다.

지금 벌어지는 일이 바로 그것인데, '디워'광팬들이 "영구 없다~"로 집단 개그를 해주고 있는 시추에이션.
그러니 그것을 보는 관객들은 웃을 수밖에 없지 않나.

심형래의 위트있는 개그를 그의 광팬들이 (충실한 팬들답게?) 따라하는 셈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 심형래가 사실은 알고 있었을 것들을 광팬들은 정말로 모른다는데 있다. 그러니 이제는 그것이 그냥 코메디가 아니라 블랙코메디가 될 수밖에. (여기선 역사가 한번은 희극으로 한번은 비극으로 반복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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