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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 대한 까질한 그러나 흥미로운 인용

촛불집회에 대해서 아래 남긴 글의 맥락에서, 촛불집회의 긍정성과 함께 다른 면, 양면성을 보아야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야 우리의 사고와 정치적 행동이 전진할 수 있지요.

그런 점에서 흥미로운 글이 떠올라서 일부를 인용해봅니다.
문화연구 시월의 신병현 교수님이 쓴 <“새로운 자본주의” 담론구성체>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자율주의자들을 비판하는 글입니다. (그러니 한편으로는 촛불에 대한 자율주의자들의 시각에 대한 비판이기도 합니다.)

(해당 논문은 문화연구 시월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http://www.siwall.net/main/openDB_1.htm   게시판의 28번 글입니다.)

특히 신자유주의로 전향한 NGO들에 대한 언급은 2기 범국민 대책회의를 "주도"하고 있는 일부 NGO들을 상기하도록 합니다. 아울러 Netwar에 대한 부분은 현재의 촛불집회를 직접 지칭하는 듯하지요.

인용을 읽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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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담론들에서 NGO들은 신자유주의 정책들에 조응하면서 ‘유능한 통치’(good governance)의 수단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Netwar에 대한 미군 협력 연구소인 Rand Arroyo 센터의 관심이 매우 흥미롭다. ‘정보화 시대’에 동조된 “네트워크적 조직형태, 신조, 전략, 기술에 의거한 범죄 및 갈등”으로서 Netwar는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통신기술을 사용한다는 점뿐 아니라, NGO와 같은 수평적 네트워크를 동원하는 것에 의해 특징지어지며, 이런 운동들에서 NGO는 “변혁운동의 낡은 위계구조를 대체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 아로요 센터의 보고서에서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운동체들의 초국적 운동들은 그렇게 위협적이지도 않을 뿐 아니라, 사회 및 정치적 개혁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결과도 갖고 있으며”, “미국은 심지어 Netwar를 조장하거나 그로부터 이득을 취할 수도 있고” NGO와의 관계 조율을 통해 Netwar의 경로와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Morris-Suzuki, 2000, 63-4)

 이 예는 “정보화 시대‘에 변화의 핵심적인 행위자들이 유연하고 네트워크화 되고 초국적인 사회운동체들이라는 이미지가 광범하게 수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또 한편으로는 NGO나 네트워크화된 사회운동체들이 더 이상 전 세계적 자본운동의 힘에 저항하는 해방적 잠재력을 가진 진보세력으로 보는데 의구심을 갖도록 한다. 그 뿐 아니라, 기금공여자들에 의한 감사 기준이나 성과 표준을 충족시킴으로서 지속적인 기금수혜자로 남기 위해 더욱 공식화되고 소수 엘리트의 역량에 의존해 가야하는 NGO 활동에 대한 실천가들의 많은 고민이 표출되고 있기도 하다.(Wallace, 2004; Hawkesworth,2002)

 이러한 담론들에서 우리는 신자유주의 시기 전 세계적 범위에서 통치 기법에 대한 탐색과 적용이 일반화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인간의 행위에 대한 원격적이고 민주주의적인 방식으로 통제를 위한 기법을 찾으려는 공명하는 담론 계열들에 관한 푸코주의적 논의를 생각하게 한다.(Barry et al,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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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war는 위키에서는 이렇게 설명하네요.

Netwar
is a term developed by RAND researchers John Arquilla and David Ronfeldt to describe an emergent form of low intensity conflict, crime, and activism waged by networked actors. Typical netwar actors might include transnational terrorists, criminal organizations, activist groups and social movements that employ decentralized, flexible network structures.

테러리즘만이 아니라 최근의 사회운동에 대해서도 이러한 방식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특히 탈중회되고 유연화 네트워크 구조라는 언급은 이번 촛불과도 닮았습니다. 문제는 본문의 지적처럼, 이것이 권력에 의해서 통제될 수도 있다는 것, 그 매개는 신자유주의적인 NGO들이라는 점입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netwar에 개입할 수도 있죠. 그리고 그것이 사회운동의 방식으로는 위협적이지 않다고 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관련해서는 <네트워크 전쟁>이라는 책이 여기서 지적하는 랜드 연구소의 보고서인 것같군요, 주문했는데 오면 읽어볼 생각)


네트워크 전쟁 - 테러범죄 사회적 갈등의 미래
존 아퀼라 (지은이), 한세희 (옮긴이)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5년 11월

여튼, 이런 점에서 현재의 촛불집회에 의미있게 결합하면서도 그 양면성을 사고할 수 있어야 우리가 과연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폭발하는 대중운동 속에서 지성에게도 모종의 역할이 있다면 그런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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