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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20
    [독서]연금술사, 불한당들의 세계사
    겨울철쭉

[독서]연금술사, 불한당들의 세계사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사실, 내가 제목에 적은 두 책은 일종의 판타지들(환상문학)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그리 큰 상관은 없어보인다. <연금술사>는 게다가 판타지라기 보다는 일종의 "처세술" 혹은 "자기계발서"로 이해되는 분위기가 있는 것같다. (덕분에 책은 아주 많이 팔린 것으로 안다.)

코엘료도 남미 문학가이니, 그리 보면 관계가 없는 것도 아닌 것같다. 어쨋든 보르헤스가 쓴 언어로 읽고 쓰는 사람이니까.


불한당들의 세계사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최근에 보르헤스 연작을 읽는 중인데, 모두 다섯권 짜리다.
첫째 권인 <불한당들의 세계사>에는 천일야화의 한 에피소드가 소개된다.
"꿈을 꾸었던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는 제목이다. 천일야화 351째 밤의 이야기. (이 대목만은 "뻥"이 심한 보르헤스에게도 "예외적으로" 진짜인데, 실제로 천일야화 351째 밤의 에피소드는 비슷한 내용이다.)

이 짧은 에피소드는 코엘료의 <연금술사>의 전체 구조와 같은 내용이다. 아마도 코엘료는 보르헤스의 글을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엘료는 어디에도 보르헤스도, 심지어는 천일야화도 언급하지 않는다.(물론 번역된 책이 아닌 다른 글에서 언급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어판에는 언급이 없다.)

그렇게 보면, 참 실망스러울 수 밖에.
적어도 소재의 출처는 밝혀주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한편, 앞서 말한 것처럼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어느 정도는 유행하는 자기계발서들의 맥락에서 소비되는 것같기 때문에 더 그렇다. 예를 들어 베스트셀러로 역시 대박을 터뜨린 <시크릿> 같은 책이 유행하는 맥락, 모든 것을 "자아"의 문제로 환원하는 식의 사고방식. (종교적으로는 80년대 이후 미국의 뉴에이지 운동, 신사상 New Thought운동 등과 관련되어 있다. 기존 종교의 위기에 대한 대응의 하나인 셈인데, 이에 반대하는 극단은 종교적 근본주의다.)

뭐, 어찌 보면 천여년 전의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재현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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