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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6
    [독서] 네트워크 전쟁(1)
    겨울철쭉

[독서] 네트워크 전쟁



네트워크 전쟁 - 테러.범죄.사회적 갈등의 미래
존 아퀼라, 데이비드 론펠트 지음 / 한울



네트워 : 우리가 마주친 저항운동의 새로운 양식

촛불집회는 예전의 사회운동의 투쟁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그 의미를 분석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남한에서나 국제적으로나) 아주 새로운 현상만은 아니며, 이미 상당한 정도의 연구도 이루어져 있는 상태다. 이를 참고하는 것은 현재의 촛불집회와 새로운 사회운동의 폭발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세계화 시대에는 최근 우리나라의 촛불집회만이 아니라  범죄-테러조직, 사회운동 등에서 새로운 조직화 방식이 나타난다. 이를 분석하고 그 대책(대응전술)을 검토하는 책.
미국의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RAND연구소에서 낸 책이니 만큼 '적들의 계산법'이랄까.

이 책은 부제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테러.범죄.사회적 갈등(사회운동)의 새로운 양상을 다룬다. 저자들은 세계화 시대에서 새로운 저항의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네트워Netwar라는 개념을 창안한다. 테러와 범죄, 사회운동이 같이 취급될 수는 없을 지 모르고, 저자들도 명시적으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하나의 개념, 네트워라는 것으로 설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교리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저자들의 연구에서는 '강도'와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갱, 훌리건, 무정부주의자들--예를 들어 "블랙블록"--은 같은 틀에서 분석된다.)

네트워를 수행하는 조직의 특성이 SPIN 이라고 하는데, 분절되고 segmented 다중심적이며 polycentric 이데올로기로 통합된 ideologically integrated 네트워크 network 조직이라는 뜻이다. 이 조직들은 과거의 마르크스주의 조직들(당?)과 같이 중앙집중적인 위계제를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폭발적인 힘을 가진다. 이들의 전략이 사회운동에서는 주로 스워밍swarming(무리지어 모이기)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같은 기기를 이용해서 미리 정해진 전술없이도 확 모이고 또 흩어지기 때문에 진압도 힘들다.

대표적으로 예를 드는 것이 사회운동에 있어서는 99년 WTO 반대 시애틀 전투와, 사파티스타. (그러니, 우리 촛불 집회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테러조직으로서는 알카에다(이 책이 911테러 이전에 나왔음을 상기해야한다), 하마스, 범죄조직으로서는 홍콩의 삼협회, 러시아 마피아 같은 조직들이다.

이들은 그래서, 네트워에 대응하기위해서는 역네트워counter-netwar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저런 전술을 언급한다. 일단 경찰이나 군대, 정보조직도 SPIN 형태를 응용해서 진화시켜야한다는 것. 그리고 정보 흐름에 개입하면서 허위 정보를 끼워넣거나, 사회운동일 경우에는 온건한 NGO를 개입시키는 방안, 네트워크의 노드를 이완시키는 방안 등등이 제시된다.

사회운동과 네트워

참세상 사진그러면서, 네트워에 적합한 사회운동 조직 형태도 소개하는데 그것도 흥미롭다. 위에서 말한 SPIN 속성을 가진 것은 물론이지만, 일종의 허브와 지도자들이 필요하다는것이다. 이들은 네트워크의 운용이 다섯가지 분석수준에서 좌우된다고 지적한다.

- 조직적 수준 : 네트워크의 조직적 구조
- 서사적 수준 : 이야기
- 교리적 수준 : 협력 전략과 방법
- 기술적 수준 : 정보 체계
- 사회적 수준 : 신뢰와 충성을 보장하는 개인적 유대

각각의 분석수준에서 보면, 사회운동에 있어서는 조직적 수준에서는 허브hub로서의 조직가, 서사적 수준에서는 "교리적 지도자"를 요구한다. 이를 통해서 오히려 "지도자 없는" 네트워크 형태의 운동이 가능해진다. 네트워에 적합한 지도자는 위계구조에서 카리스마를 갖는 사람보다는 "서사적 교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운동들과 사람들이 이어지는 것이 여러 방향으로 이어진 네트워크는 물론이지만, 운동들이 사슬처럼 연결되는(이걸 "노드"라고 하는데) 때에 그걸 연결하는 축, 허브hub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허브는 운동을 조직자이자 지도자의 역할을 해야 더 크게 조직화가 된다는 것. 이 때의 조직자-지도자는 예전처럼 카리스마적인 사람이라기 보다는,운동-운동을 연결하는 인맥-조직력을 갖고,(사회적 수준), "서사적인 교리"를 만드는 능력이 있어야한다(서사적 수준). 사람들을 이데올로기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 "승리하는 길로 가는" 이야기를 만들어주야한다. 이 지도자는 사람들이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서 운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런 역할을 잘 수행한 사람은 알카에다의 빈 라덴, 사파티스타의 마르코스 부사령관 같은 이들이 있다. 촛불집회에서는 강기갑, 우석균, 진중권과 같은 이들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성격을 가진 지도자-조직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파티스타의 경우는 책에서 한개의 챕터로 따로 분석하기도 한다. 특히 이들이 형성한 국제적인 사회운동의 네트워크는 이후에 세계사회포럼으로 발전하면서 "대안세계화운동"을 강력한 사회운동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자본주의 이후 대안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운동에서도 네트워는 단지 사회운동의 "기술적인 측면"으로만 폄하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네트워의 한 측면으로 사이버테러나 해팅과 같은 것도 언급되지만, 그러한 기술적 측면은 오히려 부차적이다.(네트워는 인터넷 네트워크에서 하는 전쟁이란 뜻은 아니다.) 인터넷과 무선통신의 발달이 네트워를 활성화하기는 하지만, 가장 낮은 수준의 기술적 도구를 이용해서도 네트워는 조직될 수 있다. 따라서 네트워는 기술적 발전에 의존하는 전술교리의 변화라기 보다는, 운동들의 조직화 방식의 진화다.

(그러한 변화의 원인을 이 책이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기술적 발전은 중요한 요인이다. 네트워크를 형항하는 데 있데 비용과 속도가 크게 절감되었다. 그러나, 적어도 자본주의의 지배조직이 위계적이라기 보다는 신자유주의-금융세계화 과정에서 자신을 유연하게 재편해가는 것이 이에 대한 저항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공장에서 노동력의 조직화 방식은 물론이고 사회의 지배방식, 주변-반주변의 지배방식에서 있어서도 그렇다. 예전과 같이 제국주의 국가 총독을 두고 위계적으로 지배하는 체제가 아닌 것이다.)

촛불집회 : 2008년 남한의 네트워

최근의 촛불집회와 관련해서 보자면, 이러한 일반적인 분석과 함께 99년의 WTO 각료회담 반대 시애틀 전투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몇가지를 이런 틀에서 언급해보자.

촛불집회는 전형적으로 인터넷으로 조직되었다. 다음 아고라라는 공간에서 제안되고 조직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허브가 없었던 것은 아니며, 2MB탄핵연대와 같은 (이미 효순미선 살해규탄, 노무현탄핵반대 운동 등으로) 경험있는 너트워크 조직들이 주도하였다. 이들은 이미 존재하는 사회운동의 연대틀과 결합하여 네티즌들을 촛불집회에 결합시킨다.

한편, 집회의 진행에서도 스워밍이 전형적이다. 참가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와, 인터넷 동영상 중계, 문자메시지, 핸드폰 등을 이용해 이동방향을 파악하고 신속하게 이동한다. 전투경찰은 항상 뒤에서 따라오게 되지만 이미 늦다. 물론, 이러한 스워밍은 조직된 운동보다는 일반 시민들의 참여에서 더욱 활성화된다. 경험적으로 볼 때, 학생회나 노조와 같은 조직대오가 많은 집회에서는 오히려 기동력이 크게 저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위계적 조직형태로 인해 신속하게 판단하고 이동하지 못한다.

(특히 조직력이 크게 이완된 노동조합보다도 조직력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학생조직들이 문제다. 이들은 대오의 이동을 오히려 고착시키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 신속하게 스워밍을 해야할 때 그냥 앉아서 총학생회장 발언을 듣고 있거나 자족적인 구호를 외치고 있을 때가 많다. 이런 식으로 조직된 대오가 특정 장소에 고착되면 다른 참가자들도 움직일 수없게 된다. 시애틀 전투에서는 경찰과 AFL-CIO의 지도부가 합작해서 조직된 조합원들의 집회로 자발적인 거리시위를 "쓸어버리려"했지만 오히려 집회 대오를 더욱 확대시키는 결과만을 가져왔다. 종로거리에서는 이런 일은 불가능하지만 조직된 대오가 전체를 "고착"시키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 [사진:참세상] 5월29일 집회

한편, 집회가 진행되면서 일부 참가자들은 휴대전화 외에 TRS(주파수공용무선통신시스템, 비교적 작은 지역에서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서로간에 의사소통을 하는데 유리하다.)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들은 대오의 이동을 파악하고 선두에서 대오의 이동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한다. 이들이 아니라도 참가자들은 서로 휴대전화로 대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움직인다.

그러나 대오의 이동, 전술을 결정하는 것은 이들, 휴대전화나 TRS로 연결된 일부라기 보다는 참가자들의 토론이다. 집회 대오의 이동 방향을 결정해야할 때와 같이 공동의 판단이 필요한 경우 일부 단체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이른바 "깃발회의"를 소집한다. 각 참가단위의 공식성을 갖는다고 판단되는 깃발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진로를 결정한다. 완전한 네트워크 방식의 결정이다.

집회만이 아니라 함께 진행된 여러 사회운동의 방식도 이미 전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예를 들어 가장 성공적인 켐페인의 하나였던 조중동 광고주 압박 운동이 있다. 직접적으로 기업을 공격해서 정치적 성과를 얻는 방식이다. 이는 이미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전개했던 사회운동들이 미국에서 시도하고 일정한 성과를 얻은 운동방식이다. 이들은 매사추세츠주를 압박해서 미얀마 군부정권과 거래하는 기업이 주정부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선택적 구매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위계제 조직인 노조, 정당, 학생회 등의 무능이 두드러진다는 점도 연관지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지침을 기다리면서 판단하는 조직인 이들은 순발력있게 스워밍을 하지도 못하고 위계구조에 대한 집중적인 탄압에 취약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지도구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노동자의 눈으로"신문] ‘지도’문제 해결 없이 운동의 전진은 없다!!,
[주간 변혁산별 17호] 총체적 부실정권 이명박 퇴진
이러한 주장들은 위계적 조직의 일사분란한 지도-집행이 강력했다는 경험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네트워에서는 그러한 위계적 조직, 지도-집행이 오히려 운동을 후퇴시킬 수도 있다는 것도 인식해야한다. 과거의 경험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경험에서 배워야한다.

정권의 역-네트워

정권의 탄압은 최근 점점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집회 참가자에 대한 가혹한 벌금, 인터넷을 통해서 의견을 개진한 시민들에 대한 감청과 구속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는 강력한 폭력을 행사하는 체포전담조가 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여대생 사망설" 진상규명을 위한 신문광고에 대해서 "청년의 눈빛"이라는 네티즌을 공금유용이니 퇴폐업소 출입이니하는 식으로 공격한다.("청년의 눈빛" 본인은 경찰의 허위 사실유포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일종의 역-네트워를 실행하고 있다. 특히 네트워의 기반이 되는 인터넷 기술과 다음 아고라에 대한 공격에 집중한다. (다음은 이미 가혹한 세무조사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메일은 거의 임의로, 경찰에 의해서 감청되고 있다.) 이들은 이데올로기적 공격을 가하고, 핵심적인 네티즌들과 카페운영진을 구속함으로써 운동의 허브를 타격하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쉽지는 않다. 이 운동은 책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네트워의 강점, 고전적인 방식으로 지도부를 타격해서는 진압되지 않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최근 "적절한" 반-네트워 전술을 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책의 저자들의 희망과는 달리 억압적 국가장치인 경찰 등은 쉽사리 네트워크 조직형태를 수용하는 것으로 변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네트워에 대응하기 위한 지배조직의 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조직에 자율성을 부과하는 데 한계적이고, 위계적 조직형태는 네트워에 대응하는 데 적절치 않다.


△ [사진:참세상] 경찰의 8월5일 시민연행장면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가능한 최고의 모든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서 촛불집회라는 2008년 남한의 네트워를 진압하려고 할 것이다. 그럴 수록 더더욱 억압적인 수단에 의존하게 될 것인데, 이는 정권의 정치적 정당성을 더욱 침식할 것이다.

네트워의 미래, 사회운동의 미래

이 책은 미군과 미국 정부의 전술교리 수립을 위한 연구인만큼, 모두 수용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운동의 수행전략(이를 군사적 용어로는 '교리"라고 하고 이 책은 이 용어를 쓴다)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들을 제공한다. 또한 촛불집회의 전술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8월5일 부시방한 반대집회는 적절한 스위밍이 실패하면서 위력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측면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운동에 대해서는 그 조직화에 있어서 고전적인 방식의 위계제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해준다. 네트워라는 강력한 운동방식을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사회운동의 내부 조직자체와 운동 조직화 방식이 달라져야한다. 저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가장 강력한 조직형태는 핵심의 일정한 위계제와 네트워크 형태를 결합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런 방식을 고려할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촛불집회를 경과하면서 가장 한계를 보여왔던 조직들은 가장 위계적으로 구성된 조직들이었다는 점을 상기해야할 것이다.

한편, 정권의 역-네트워 전술도 고려해볼 때, 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을 함께 만들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한다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저자들이 말하는 네트워크 운용의 다섯가지 분석수준을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네트워의 한계-혹은 오해에 대해서도 잊지 말아야한다. 이번 정세에서 크게 당원을 확대한 진보신당의 경우가 반면교사라 할것이다.

촛불정세를 지나면서 진중권 팬클럽 성격의 당원이 대거 입당했다. (약 3천여명 추산) 그런데 최근 <전진>이 자기들 총노선을 진보신당 게시판에 올렸다가 난리가 난 상황이다.
[관련기사 링크: 레디앙]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0596

사회주의 이념복원, 계급형성, 지역운동 등의 내용인데, 네티즌 당원들이 이게 뭐냐, 이런 반응인데다가 진중권은 <전진>을 "사회주의 찌질이"라는 식으로 비난한다. 해산하고 동아리 활동이나 하라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다. 이는 촛불 이후에 급진적 사회운동을 조직하는 과정이 참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네트워를 통해 조직된 대중들을 하나의 "정치적 주체"로 형성하는 것이 자동적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정치적인 조직형태인 "정당"의 당원마저도 정치적 주체로 형성되지 않는다면, "정치"는 어떻게 가능할까? 그렇게 되면 정치적 주체는 부재한 가운데 정부 정책과 미디어-인터넷 여론만이 존재하는 일종의 "반정치"의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좌파 운동이 이런 대중들에게도 호소력을 가질 수 있게 내용을 재구성해야하는 측면이 필요하다는 점도 인정해야겠지만, 계급성이라든가 변혁성, 그런 것들을 대중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새로운 운동주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도 더 생각할 일이다. 그것은 네트워라는 운동양식에 대한 고려와 연관되어 있기도 하지만 그것을 초과한다.

역사적으로 사회주의, 공산주의 운동이 강력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운동이 강력한 조직형태를 갖추고 활동가들의 헌신을 동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공산주의 운동가들은 무정부주의자들이나 생디칼리스트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효율적인 조직가들이었기 때문에 많은 곳에서 예전의 운동을 대체하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사회주의적인 조직들이 네트워에 적응하면서 여전히 새로운 운동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인가는 과제로 남는다. 반대로 블랙블록같은 무정부주의자들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역사는 가역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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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
글을 쓴 후에 인터넷 기사를 보니, 대책회의의 일부단체들이 815집회 이후 가두집회를 중단하고 불매운동, 인터넷 운동으로 전환하자는 입장을 관철하려 하고 있는 것같다.
관련기사 : 광복절 `마지막 거리촛불' 되나

언론플레이까지 하는 고도의 정치적 개입인데, 역-네트워의 일환으로 온건한 NGO들을 동원하는 전략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20일 집회 당시, 청와대 면담을 추진하면서 촛불집회 축소-중단을 걸었던 일부단체들의 행태를 생각해볼 때 이러한 예상에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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