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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말

예방접종하러 병원에 갔다가

2개월된 애기를 만났습니다.

 

"어머..너무 예쁘다.."

"이야..정말 조그맣네...몇 달 됐어요?"

 

애기가 정말 작았습니다.

 

6개월된 아이 100명 중 10번째로 큰 아이는

키가 72cm, 몸무게 9.6kg이랍니다.

미루입니다.

 

이런 아이와 맨날 치고받고 하는 아빠 눈에

2개월된 애기는 정말 작아보였습니다.

 

짧은 순간

회상에 잠겼습니다.

 

미루가 2개월이었을 때가 떠오릅니다.

 

그때 6~7개월 된 아이들은

정말 다 컸다 싶었습니다.

 

애들 엄마는 또 왜 이렇게 부러운지

우리는 언제 저만큼 키울지

참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마사지 강좌 갔다가

7개월 된 아이가 선생님이 뿌린

비누방울을 잡을려고 손을 뻗는 걸 보고

완전히 감동했었습니다.

그때 옆에 미루가 멀뚱멀뚱 누워있던 게 기억납니다.

 

그런데 인제 처지가 바뀌었습니다.

2개월된 아이 엄마는 우리가 부러운 모양입니다.

 

말이 6개월이지

무성한 머리카락, 짙은 눈썹은

이미 청소년의 얼굴이라

2개월 아이하고 차이가 훨씬 많이 나보였습니다.

 

아이 엄마가

몇 번 미루를 쳐다 보더니 입을 열었습니다.

 

"어휴...우리 애기는 언제 크나..."

 

우리가 했던 말입니다.

 

그럴 때 마다 주변에 엄마들은 하나 같이

"금방 커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지만 금방 가니까 조금만 참아라'라는

말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전혀 위로가 안됐습니다.

 

2달도 힘들어 죽겠구만,

6개월이 안 힘들리가 없었습니다.

 

주선생님과 저는, 나중에 갓난아이 키우는 엄마를 만나면 

우리는 진짜 위로가 될 말을 해주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근데 드디어 기회가 온 겁니다.

이 엄마에게 우주에서 가장 따뜻한 말을 해주자,

그래서 정말 위로를 받게 해주자 마음 먹었습니다.

 

이심전심인지 주선생님이 먼저 입을 뗍니다.

미루를 한번 추켜 안으면서

누구보다도 따뜻한 목소리로 이야기 해줍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금방 커요..."

 

우리도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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