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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1

신경 안 쓰려고 하지만

항상 불안해 하는 점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우리 애가 발달이 좀 늦은 것 아닌가?" 하는 걱정입니다.

 

얼마 전에 어디를 갔었는데

다른 아이가 옆에 있었습니다.

 

미루는 아직도

자기 엄지손가락을 잘 못 빨아서

손가락으로 눈도 찌르고 코도 찌릅니다.

 

그런데 미루랑 10일 밖에 차이가 안 나는

이 아이는 정말 놀랍게도

발가락을 빨고 있었습니다.

 

"으...드러워.."

이런 문제가 아닙니다.

 

발가락 빨기!

어른은 할 수 있어도 안 하겠지만

실제로 대부분은 못할 겁니다.

엄청난 운동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발달이 놀라웠습니다.

 

저는 잠시 주춤했습니다.

'정말 미루가 많이 늦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냐...쟤가 심한거야..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어떻게 발가락을 빨어.."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잡지를 뒤져보니까

미루가 하는 행동들이 모두 이 때쯤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아이들마다 발달의 정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비교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실 미루도 이전 보다 많이 발전했습니다.

 

이전에 지었던 얼굴 표정과는 다르게

지금은 '의미가 있는' 표정을 짓습니다.

곧잘 웃기도 합니다.

혀로 입술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윽 훔치기도 하고

무엇보다 팔다리를 있는 힘껏 움직입니다.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고

어깨, 등, 허리를 들썩들썩 합니다.

 

이런 것들 말고

남들보다 월등한 것도 있습니다.

 

3달 됐지만

3살된 아이보다 많은 머리 숱이 그것입니다.

 

"현숙아~너는 눈썹 안 그려?"

"네, 저는 워낙에 숱이 많아서요~"

"그래? 이야 그거 참 큰 행복이다 야~

생각을 해봐..평생 그거 그릴 크레용 값만 해도 그게 얼마냐..."

주선생님이 그저께 장인어른과 나눈 대화입니다.

 

"워낙 숱이 많아서요..좀 많이 솎아주세요~"

제가 머리 깎으러 가면 항상 하는 말입니다.

 

이러니 미루 머리 숱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들도 각자

자기 스타일이 있고,

자신만의 속도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그냥 옆에서 기다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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